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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피해생존자

[생존자 편지 두 번째] “살아남은 자들을 보호하려 하지 마십시오.살아남은 자들이 권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국가가 할 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의 저자인 김영서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대학생이 되기까지, 9년간 일상의 안전이 무너진 가족 안에서 가정폭력과 친족성폭력을 겪으며 홀로 살아남았습니다. 목숨 걸고 힘겹게 살아낸 자들을 당신들은 보호할 수 없습니다. 단지 국가는 살아남은 자들이 존엄한 인간으로서 권리를 회복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홀로 죽음의 위험과 안전한 일상과는 거리가 먼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분들의 권리를 열어가기 위해 저는 폭력예방전문강사로 강의를 하고, 심리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모임 ‘공폐단단’에서 친족성폭력생존자들과 함께 우리의 권리를 위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요즘은 편안하게.. 더보기
[생존자 편지 첫 번째] 우리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입니다. 현 정부가 내놓은 여성가족부 폐지안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입니다. 현 정부가 내놓은 여성가족부 폐지안에 반대합니다.” 정부는 “여성가족부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뚜렷한 대책조차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여성가족부가 소명을 다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까. 이 세상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조용히 할 것을 요구하며 가만히 있으라고 말합니다. 혼자 내버려져 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참아왔던 아픔을 세상에 외쳤을 때, 손길을 내밀고 우리가 말할 수 있게 용기를 준 것은 성폭력상담소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상담소의 지원으로 법률지원과 정신과 진료, 그리고 심리상담을 받으며 어렵고 외로운 길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전국의 성폭력상담소들은 생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더보기
성폭력 생존자의 경험을 나누며, 치유의 길을 잇는 <춤추는 오름길> 나지막하게 이어진 오름길이 있습니다. 조심스레 발을 내딛어봅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해질 즈음,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남겨두고 간 작은 표식은 어디인지 몰라 난감한 순간마다 나타납니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의 걸음 걸음이 다져놓은 작은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신이 납니다. 숨은 조금 차지만, 나와 같은 여정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신기하기도 합니다. 흥얼거리는 콧노래와 신명나는 발걸음. 다음 사람을 위해 나도 리본을 매달고, 울퉁불퉁한 길은 발로 꼭꼭 다져둡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춤을 추며, 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 자신의 경험을.. 더보기
모두 가해자 껌을 질겅질겅 씹어 봅시다 !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피부색 · 외모 · 성격 · 생각들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도 다같이 동일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성폭력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성폭력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남녀에 대한 차이도 있고, 심지어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또한 자신들이 겪는 성폭력에 대해서도 그것이 성폭력인지 아닌지 헷갈려 하는 경우도 있다.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성폭력에 대한 방송을 접할 때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분노가 있었지만, 때로는 성폭력 생존자를 낙인을 찍거나 피해자화 시키기도 했었다. 생각해 보면, 나도 모르게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남성적인-가부장적인-이중적인 성규범에 대한 .. 더보기
거듭되는 말하기의 진화, 그 속에 반짝이는 피해생존자들의 열정과 진심 ‘성폭력 말하기’의 거듭되는 진화,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지난 11월5일(목) 상상마당에서 진행된 제6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이하 말하기대회)를 보면 ‘성폭력말하기’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가?를 되묻게 된다. 2003년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제1회 말하기대회는 “들어라 세상아! 나는 말한다!”라는 컨셉으로 비장하고 애끓는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듣기참가자들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일일이 확인하면서, 철저한 보안과 비공개로 진행된 말하기대회는, 4회 때에 이르러 “그녀들, 광장에서 별별 말하다”라는 컨셉으로 탁트인 광장 진출을 시도하게 된다. 5회 때가 되면 ‘언어’를 매개한 ‘말하기’만을 시도하던 말하기대회는, 피해생존자의 말하기와 이를 음악과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아티스트와의 만남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