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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시끌 상담소/상담소 소모임 활동 후기

[후기] 회원소모임 "페미니스트 아무 말 대잔치" 2020년 5월 모임

이번 달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521일 목요일 한국성폭력상담소 지하 1층에서 진행됐습니다. 기존 구성원 세 명이 모여 소박하지만 알찬 수다를 약 4시간이나 나누었습니다. 막차의 압박만 없더라도 밤샘 토킹도 가능한 열띤 분위기였습니다(일정이 있거나 바쁘신 경우 언제든지 중간에 보내드리니 참석을 고민중이신 분들은 부담감 느끼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ㅎ).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좌석은 건너뛰어서 앉고, 발열 체크, 손세정제 사용, 종료 후 좌석 소독 등으로 나름의 방역을 철저히 하며 진행했습니다.

 

사전에 주제를 정하지는 않기 때문에 각자의 근황을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화두를 던지게 되었는데요, 저를 제외한 두 분은 오가는 차 안에서 혹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책을 가까이하신 일상을 공유했습니다. 저랑 대비되는 부지런한 두 분을 대하니 저 또한 수집만 해두었던 책들을 살펴봐야겠다는 의지가 충만해졌습니다.

 

출처 : YES24

 

첫 번째 추천서는 '욕망하는 식물'입니다.

저자 마이클 폴란은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집필한 환경운동가인데, 이번 책 '욕망하는 식물'에서는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동·식물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흔히 욕망은 인간에게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식물도 자신들의 진화를 통해서 생존과 번성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식물들이 인간의 감정적 상태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인간과 여러 방식으로 연결되는 지점들이 무척 흥미로울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마초, 튤립, 감자 등이 어떠한 욕망하는 바가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지네요

 

출처 : YES24

 

두 번째 추천서는 '나는 뚱뚱하게 살기로 했다'인데, 제목만으로도 저는 숨통이 트이는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날씬한 사람도 건강하지 않을 수 있고, 뚱뚱한 사람도 건강할 수 있는데 왜 사람들은 뚱뚱하면 무조건 건강하지 않다는 편견이 있을까요? 왜 뚱뚱함을 혐오하며 건강을 위해서 살 빼라는 잔소리들을 해대는지 저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건강하게 사는 방법들은 다양한데 유독 살과의 전쟁만을 선포하게 궁지로 모는 사회적 시선들이 부당하다고 느껴집니다. 건강을 위한답시고 급속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방식들은 결국 또 다른 아름다움에 대한 허상을 쫓는 것이 아닐까요?

살을 빼는 게 꼭 건강한가? 라는 의문도 생기고요. 헬스나 운동, 피부관리도 여유 시간과 일정 이상의 수입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비만율이 높다는 통계도 이를 반영하는 것이지요.

아름다움에 대한 역사적 배경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2차 세계대전 때 남성들이 참전하는 동안 그로 인해 빈 노동력을 여성들이 대신하게 됩니다. 종전 후 돌아온 남성들은 여성들의 일자리를 다시 가져가면서, 여성들을 집안에만 들여놓기 위해 '집안의 여신'이라는 아름다움을 상업적으로 전개하기도 합니다. 아름답고, 젊고, 유능하고, 집안일도 잘하는 여성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아름다움을 전략적으로 이용한 것입니다.

남성들은 여성들에게만큼 획일적인 이미지가 강요되지 않습니다.

체형, 외모가 다양할 수 있음에도 생김새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트랜스남성은 마르고 중성적인 몸매일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살찌고 둥글둥글한 몸매를 가진 트랜스남성은 스스로 정체화하거나 타인에게 정체성을 인정받는 데 더 큰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 Swimsuits for All

 

한편, 누구를 기준으로 아름다움이 정의되고, 어떤 사람에게 아름다움을 기대하는가도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 같습니다. 특히 흑인 여성들을 바라볼 때는 흑인 여성은 원래 뚱뚱하다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흑인 여성은 주로 유모’, ‘감초같은 역할로 묘사되었기 때문이죠. Fat+비키니를 뜻하는 팻키니캠페인은 뚱뚱한 여성이 비키니를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신체 긍정 캠페인인데요, 이를 새롭게 보고 긍정적으로 소개하는 언론조차 백인 여성 대다수와 아시아인 여성 극소수의 사진만을 내보냈다고 합니다.

의료 전문가들이 답합하여 건강이라는 어마어마한 산업을 형성하고, 유용한 상품으로써 건강을 존재하게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사례담도 나누었습니다.

 

사진 출처 : YES24

 

세 번째 추천서는 질 좋은 책입니다. 질과 포궁의 건강, 성인지 감수성에 초점을 둔 성교육 책입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성병에 대한 얘기도 빡침을 느끼면서 하게 되었는데요. 남성들도 맞아야 하는 HPV백신(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접종, 흔히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알려져 그동안 여성에게만 접종을 권해 왔죠)에 대해서 더 알려졌으면 합니다. HPV를 비롯해 콘돔으로 예방되지 않는 성병도 있음에도, 성병 예방에 대한 성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도 분노했습니다.

 

분량상 다 싣지는 못하지만 의제강간 연령, 심리검사 방식의 문제점 등 여러 주제의 연결고리 속에서 폭풍 수다를 떨었습니다.

우울한 사건들이 연속으로 겹쳐서 힘들었는데 함께 장시간 수다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추천도서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이 후기는 소모임 참여자 지은님이 작성했습니다>

 

다음 모임은 2020년 6월 18일(목) 오후 7시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페미니스트 아무 말 대잔치에 참여하고 싶다면?

올해 "페미니스트 아무 말 대잔치"는 월1회 여성주의 수다모임으로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진행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전 협의하여 다른 주 목요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회원 및 지지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오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셔서 신청해 주세요~

 

◆ 일정 :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상담소 사정이 있을 경우 협의 하에 일정 변경)

◆ 장소 : 한국성폭력상담소

 문의 : 한국성폭력상담소 앎 (02-338-2890, ksvrc@sisters.or.kr)

◆ 신청방법 : 한국성폭력상담소 대표메일 ksvrc@sisters.or.kr 로 다음과 같이 참여 신청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제목 : [페미말대잔치] 회원소모임 참여 신청

내용 : 이름/별칭, 연락처, 참여 동기

 

담당 활동가 앎이 연락처 및 참여의사 확인 후 오픈카톡 링크를 보내 초대해드립니다! 원하시는 경우 오픈카톡 링크 들어오시기 전에 먼저 1회 시범 참여 하실 수 있는 찬스도 드려요~ 메일 보내주시면 1주일 이내로 전화 연락 및 이메일 답장 드립니다!

 

장난 치거나 시비 걸려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오픈카톡 링크를 부득이 비공개로 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