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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는 지금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지하철 액션 <이번 역은 평등역 출구는 차별금지법> 1, 2회 후기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해 안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될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전국적으로 제정을 향한 움직임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먼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11월 11일을 평등절로, 이 날부터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까지를 '평등 한달'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이 기간 동안 하고 있는 활동들은 뉴스레터로 갈무리 되어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평등한달 뉴스레터 1주차

평등한달 뉴스레터 2주차

평등한달 뉴스레터 3주차

 

상담소가 함께한 액션은 지하철 액션 <이번 역은 평등역, 출구는 차별금지법>.

지난 1119일부터 11월 26, 123, 1210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들과 참여신청을한 시민들이 하고 있는 액션입니다. ‘평등해야 안전하다라고 적힌 마스크를 쓰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라고 적혀있는 조끼를 입고, <이번 역은 평등역, 출구는 차별금지법>이 적힌 손깃발을 들고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역을 종점으로 국회의사당 정문 앞까지 가는 행동입니다. <이평출차> 액션 팀이 지하철에 탐으로써 매일 수많은 시민들이 보내는 평범한 일상적 공간인 지하철에 차별금지법이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스며드는 것이지요.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수도권 지하철을 타고 국회의사당역으로 향합니다. 평등을 바라는 평범한 걸음으로, 강남역, 구의역, 안산역, 신촌역 등 차별 혐오와 불평등을 세상에 알렸던 상징적인 장소를 거쳐 국회로 갑니다!
"21대 국회는 평등으로 환승할 준비 하십시오."

 

11월 19일 첫 번째 날엔 강남역에서 출발해 구의역, 시청역, 신촌역을 거쳐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했습니다. 2016년 5월 17일 여성혐오살인사건이 있었던 강남역에서 출발하여 2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숨졌던 구의역, 성소수자 관련 광고판이 훼손되었던 신촌역 등 차별과 혐오 이슈가 있었던 역에서는 잠시 내려 묵념을 하거나 잠시 머물기도 했습니다. 여러 단체들에서 각 역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작성해주어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했습니다. 지하철에서 액션단을 본 시민들은 나도 지지한다’ ‘고맙다응원의 인사를 건네주었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손가락질 하는 분도 보았지만, 액션단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지지의 온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남역 이야기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인근의 공중화장실에서 한 20대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해자는 범행장소에 들어온 여러 사람들 중 ‘여성’을 선별하여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범행 동기를 묻자 마이크에 대고 ‘여성들이 평소에 나를 무시했다’고 말합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이 ‘묻지마 살인 범죄’라고 말했지만 그게 아니라 여성에 대한 혐오에 기반한 ‘여성살해’라는 것은 명백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강력범죄의 대상이 되거나, 될 수 있다는 불안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증거인데 여성혐오범죄가 아니라고 한 것이지요. 공분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추모하고 슬퍼하고 분노했습니다. 추모의 힘은 연대와 변화에 대한 결의로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 2020년입니다.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와 폭력은 만연해 있고 여전히 이에 대해 싸워가고 있습니다.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한국사회의 민낯을 드러냈고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등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여성혐오의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계속해서 목소리낸 결과 올해 5월 불법촬영물을 시청, 소지, 구입, 저장하기만 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 처벌법이 개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형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하였습니다.

차별을 해소하고 평등을 앞당기기 위하여 지하철을 타고 가는 오늘의 액션을 강남역에서 시작합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로 이어질 것이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와 폭력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함께 외치는 가운데 성평등한 세상이 조금은 가깝게 느껴집니다. 이 걸음들이 모여 2020년엔 반드시 성평등 앞당기는 차별금지법을 국회가 발의하고 제정하기를 바랍니다.

- 작성: 한국성폭력상담소

구의역 이야기

금지해야 할 것들이 금지되지 않고, 허용되고 보장되어야 할 것들이 보장되지 않는 지금의 현실입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어디까지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린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그만 죽이라고!

비정규직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모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평범한 아침을 맞이했지만 평범하지 않은 저녁을 겪어야 하는 2,400여명 노동자의 가족들이 매년 생기고 있습니다. 똑같이 일하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일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더 위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권리의 차별이 죽음에도 차별을 만들고 있습니다.

안전을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며 차별적인 조건을 바꾸지는 사회입니다. 기울어진 시소위에 서있는데 어떻게 혼자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차별을 반대하고 평등을 원합니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여성이라고 이주노동자라고 장애인이라고 차별하고, 현장실습생이라고 차별합니다. 이런 차별속에 장시간노동과 저임금으로 버티는 삶에는 노동자의 권리가 없습니다.

두 명이 함께 있으면 죽음을 막을 수 있지만 비용을 우선 생각하는 회사는 노동자들의 목숨을 자신들의 목숨과 차별합니다. 사회의 이런 차별은 모든 것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기위해 평등을 원합니다.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발전소의 김용균도 존중받아야 할 노동자이고 권리가 있는 시민입니다. 차별금지법으로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권리를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 작성: 김용균재단

시청역 이야기

코로나
19로 세계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생명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 되었고,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은 이례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감염병의 확산이 접촉과 밀집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집회는 손쉽게 금지되었습니다. 지자체는 집회금지 고시를 발표하고 경찰은 지자체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집시법 적용을 하면서 엄정대응을 선포합니다. 언론은 이 시국에 집회라니라며 집회가 시민들을 위협하는 듯 보도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이기 때문에 집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로나19는 공중보건 문제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있고, 돌봄 체계가 중단되면서 아동, 장애인,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가장 먼저 해고되면서 동시에 돌봄을 전담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감염자를 둘러싼 사회적 낙인과 혐오는 반복됐고 이는 소수자 집단으로 쉽게 옮겨갔습니다. 이주민들은 재난지원금, 마스크 지원 등에서 배제된 존재임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이 모든 문제들은 누군가 기자회견, 집회·시위, 온라인 등을 통해 말하고 모이고 행동했기 때문에 알려졌습니다.

 

집회가 금지되는 장소가 늘어나면서 사라지는 장소만큼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방역이 선이고 집회는 악인 것처럼, 방역을 위해서 집회는 금지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집회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방역에 해가 되는 사람들로 지목됩니다. 결국 집회가 필요한 사람들은 기본권을 요구하기도 어렵고, 삶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집회를 금지당한 사람들이 서울시청 앞에 모였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집회를 금지했던 서울시 앞에서 방역과 집회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어야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책무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집회·시위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조력하는 것임을 요구했습니다. 지자체와 경찰은 집회가 가능한 방법을 찾기보다는 금지조치만을 했습니다. 서울의 주요 광장과 도로에서는 여전히 집회의 규모, 방역조치의 여부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금지하고 있습니다. 생명 안전의 권리와 집회의 권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권리가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 집회금지가 최후의 수단이 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집회가 가능하고 집회 역시 안전할 수 있도록 주최 측과 논의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집회는 개인적 표현이자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권리로 권력 없는 사람들이 사회를 향해 외치고 연대를 구축하며 인간의 존엄한 삶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과 만나 우리 삶이 존엄할 수 있도록 행동을 요청합니다. 그런 행동들이 코로나19를 겪은 현재와 그 이후 모든 사람의 삶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길 위에 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그들의 공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변화를 만드는 시작입니다.

 

작성: 공권력감시대응팀

신촌역 이야기

매년 5월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아이다호, IDAHOBIT)로서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에 경종을 울리고 성소수자 인권 증진의 필요성을 알리며 전세계적으로 기념하고 있는 날입니다. 한국에서도 2012년부터 아이다호를 기념하며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과 액션을 벌였습니다. 올해 2020년 아이다호 때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 내에 광고를 게시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지하철 광고는 성소수자와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이들, 517명의 얼굴 사진을 모아 포토 모자이크 형식으로 제작한 이미지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광고를 통해 성소수자는 드러나지 않을 뿐,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당신의 일상 속에서, 대중 사회에서 이미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성소수자의 존엄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광고는 시작 단계부터 서울교통공사 측의 성소수자 차별로 인해 막혔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광고를 거부했습니다. 거부 사유와 광고 심의 위원 명단을 묻는 정보공개청구에도 비공개로 일관했습니다.

항의 행동을 통해 지하철 광고는 게재할 수 있었지만 성소수자 혐오는 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광고 게시 이틀 만에 “성소수자가 싫어서 그랬다”는 원색적인 혐오에 의한 성소수자 증오 범죄로 광고가 무참히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훼손 후 복구 된 광고는 이후에도 무려 다섯 차례에 걸린 추가적인 훼손이 발생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한국 사회에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모든 차별이 사라지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없애나가야 할 차별을 짚어줄 수는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의 정당한 사유 없는 광고 불허를 차별이라 선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차별인지 짚으며 그것을 하나씩 줄여나가며 평등을 향해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 작성: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11월 26일 두 번째 날엔 이태원역의 한 클럽에서 출발해 종로3가, 신촌역을 거쳐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해당 클럽은 성소수자 클럽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 대응에 있어서 인권침해 문제를 이슈화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종로3가와 신촌역 일대 역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문화와 이야기들이 오랜시간에 거쳐 쌓여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스토리가 있는 역에 잠시 내렸을때에는 역 일대에 얽힌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문화, 역사를 활동가가 이야기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운동의 현장에 있으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었을 때의 세상은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은 장면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두 번째 날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도시 공간 곳곳에서 형성되어 온 소수자들의 문화와 저항의 이야기들을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며 나누는 장면이 그런 것이지요. 두 번째 날에는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가 대응을 2단계로 격상하였기 때문에 '이평출차'팀도 참가 인원을 소규모로 조정하고 거리두기에 더 신경썼습니다

 

이태원역 이야기

키가 큰 여성이 있어도, 화려한 옷을 입은 남성이 있어도 남자둘이 붙어 있어도, 한글 보다 외국어가 쉽게 들려도 다양한 피부색이 있어도

“이태원은 그래, 그런 사람들이 많더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수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이 “퀴어를 본적이 있다”며 지명하는 곳, 대놓고 퀴어들이 갈 수 있는 가게의 간판이 무지개와 함께 걸려있는 곳, 나의 “다름”이 괜찮은 곳, 여기선 남들처럼 즐거움에 웃을 수 있고 부당함에 싸울 수 있는 곳.

그래서 나같은 사람들이 실제로 살기 선택하는 이태원은 성소수자인 저도 비 성소수자들과 같은 시민으로써 평등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동네입니다.

제2의 이태원이, 다양한 성소수자 더 나아가 사회적 소수자 모두가 평등하다 느낄 수 있는 지역들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이번역은 평등역 출구는 차별금지법” 차별금지법은 우리들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작성: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종로3가역 이야기 

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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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으로는 종묘공원. 서쪽으로는 탑골공원. 북쪽으로는 돈화문 앞길. 남쪽으로는 종로3가역과 종로3가 대로까지. 한국의 게이 커뮤니티 일원들은 지난 40여년간 이 일대를 낙원동, 종로, 종삼 등 여러 이름으로 변주하여 호명하며 섹슈얼리티의 경계를 넘나들고, 고정된 성별 역할을 가로지르며 이 공간을 애정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티 일원들은 사회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공고화된 동성애란 섹슈얼리티, HIV/AIDS라는 감염병, 여성성이라는 젠더표현 등에 대한 낙인과 혐오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을 경험하며 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이 일대에는 70년 후반부터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P극장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바, 가라오케 등이 80년대로 이어져 존재했다. 대중문화 중흥기였던 90년대, 그리고 PC 통신, 인터넷, 온라인 동호회, 스마트폰의 데이팅 어플리케이션, SNS 90년대후반부터 지금 2020년까지 수많은 온라인 공간이 이어져 왔지만, 게이 커뮤니티 일원들은 가라오케, 게이 바, 단란주점, 휴게텔, 식당 등을 운영하면서 사용하고 있고 포장마차와 일반 음식점, 모텔과 호텔 등 숙박 업소 등 일반 업소 등의 공간 등을 교차하며 종로 3가 일대를 경유하고 있다. 90년대에는 게이인권단체가 이 곳에서 사무실로 자리잡아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고, HIV/AIDS 예방을 위한 동성애자 사업부서가 2004년부터 공간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게이 커뮤니티 일원 등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가며 공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공간에서 여전히 게이 커뮤니티 일원으로 드러내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90년대에 탑골공원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어도, HIV/AIDS 예방과 감염인 인권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종로 3가역 주변과 낙원동 일대에서 성소수자 관련 서명 캠페인,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와 단체 20주년 기념 퍼레이드 행진, 아이다호 행진, 현수막 걸기 행동 등 끊임없이 존재를 말하고, 권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공간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가 발생하고, 커뮤니티 일원 등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에는 수많은 어려움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당사자들의 드러내기 행동에서만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종로3가 일대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지역 주체들, 더 나아가 지자체 공공기관들의 공간에 대한 이해와 정책과 제도 등의 집행이 필요하다. 차별금지법은 국가와 지차체가 이러한 계획을 세우고 책임과 의무를 다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들의 일상을 바꾸고 모두가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끈다. 종로3가에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국회는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제정하라!

 

작성: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신촌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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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역>에서 90년대 세기말에서 이천년 초 신세기의 신촌(新村)은 성소수자들에게 해방구였다. 대학 곳곳에서 성소수자 모임이 생겨났고 동아리와 카페에서는 극장에 걸리지 못하는 LGBT 영화를 상영한다고 PC통신에 광고를 하면, 열악한 화질과 관람 환경에도 스크린 앞에 옹기종기 많이도 모였다.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된 '해피투게더''바운드' 같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렜다. 신촌기차역에서 '현백'으로 가는 길에 있던 골목길 반지하의 '쇼너'에는 맛있는 안주나 술은 없었지만 좋은 음악과 무크지가 많았다. 그곳은 비록 퀴퀴했고 화장실도 자주 막혔지만 LGBT가 구분 없이 모여 '놀았다'. 그 즈음 2호선 신촌역을 중심으로 레즈비언 바와 술집들이 생겼는데, ‘레스보스가 있었고, 홍대 방향에 라브리스가 생겨 그리로 몰려다녔다. 경의선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클럽에서 일하던 이가 사장이 되어 원래 간판을 안 뗀 채 있던 상호를 그대로 쓴 '해커 '도 있었다. 언니들이 피워대던 담배연기 자욱했던 이대 앞 페미니스트 카페 '고마'에서 라면과 김치볶음밥을 먹고, 커피를 리필 받아먹으며 '빡세게' '성과 해방'에 대한 세미나를 했던 기억은 여전히 꽤 선명하다. 신촌의 곳곳에서 누군가는 잡지를 만들고, 누군가는 영화를 만든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지금에 비하면 세련되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우리 모두는 우리끼리 모일 공간이 필요했을지 모르겠다. 그게 어디든, 어떤 이름이든 말이다. 나 역시 여전히 어린 나이였는데도 더 어린 친구들이 '술집'에 가지 못해 '그냥 카페', '그냥 공원'이었던 산타페신공에 우글우글 모여들어 그곳을 '점령'했다. 신촌을 지나다 보면 누군가들은 우리를 보며 눈흘기거나 관음증처럼 보도를 해댔지만, 우리끼리는 많이 신났다. 거기서만큼은 감추지 않아도 됐고, 이상해 보여도 괜찮았다. 얼마 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IDAHO)'을 맞아 그곳 <신촌역> 지하 통로에 게시한 광고가 손상된 적이 있다. 광고를 구성한 많은 성소수자의 얼굴은 혐오의 칼날로 찢겨 나가고 손상되었다. 그런데 그 치가 모르는 것이 있다. 그곳을 지나다닌 수많은 성소수자는 언제나, 그곳 어디쯤에 있어왔고 그곳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는 사실이다. 혐오가 바꿀 수 없는 그 역사가 더 나은 모습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 지금,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그 역사가 꼭 필요하다.

작성: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세 번째와 네 번째 날엔 광화문, 안산역 등에 갑니다! 이평출차팀은 무사히 마지막 회차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감염병 예방을 목적으로 우리의 정치적 공간이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게 되는 2020 11월입니다. 거리의 정치가 축소되는 동안 국회 안에서는 어떤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나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고 평등법을 발의하지 않는 국회는 모든 시민이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있을까요? 이평출차팀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치지 못해서 몸으로 보여주고 있고, 광장에 나갈 수 없어서 가장 평범한 공간 한 가운데로 들어왔습니다. 지하철로 전달되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메시지를 막을 명분이 없습니다.

 

참여 신청은 bit.ly/이평출차 입니다. 참여가 어려우신 분들은 123일과 102-4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페이스북 계정 facebook.com/equalact2017 을 통해 함께해주세요. 지하철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 나눠요!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신아가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