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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는 지금

[후기]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7회 한국여성대회 <돌봄 연대 정의 모두의 내일을 위해 오늘 페미니즘>

세계여성의날입니다. 매년 3 8일이 다가오면 한국여성대회가 열리곤 합니다. 많은 여성인권운동단체와 여성 시민들이 모이는 연대와 환대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돌봄, 연대, 정의, 모두의 내일을 위해 오늘 페미니즘> 이라는 제목으로 종로 보신각 광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드레스코드인 보라색을 맞춰 입고 보신각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성평등 걸림돌 발표가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젠더폭력에 보여주기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만을 내놓는 국방부, 이주여성들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출산도구화한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 추진한 문경시,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노동자를 탄압․보복한 남양유업과 홍원식 회장, 면접과정에서 채용성차별을 한 동아제약, 성차별⋅혐오발언 쏟아낸 챗봇 이루다와 개인정보 무단 활용한 개발사 스캐터랩,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진술녹화 증거능력 폐기처분한 헌법재판소, 업무상 위력 성폭력 피해자 부당해고하고 법원 해고무효 판결 무시한 전남대학교가 선정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women21.or.kr/policy/19262)

 

 

이어서 용기가 샘솟게 하는 래퍼 슬릭님의 공연이 끝난 후 올해의 여성운동상, 성평등 디딤돌 말하기가 이어졌습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으로는 불안정 여성노동 현실을 드러내고 방송작가 노동자성 인정 결정을 이끌어온 방송작가유니온이 선정되었습니다. 성평등 디딤돌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부조리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승리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평등 관점으로 정상가족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 서울가정법원의 엄마의 성·본 쓰기 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 디지털 성착취 범죄 근절운동의 구심점이 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성소수자 그리고 부모들의 다양한 삶의 조건과 맥락을 드러내며 한국사회 평등의 길을 만든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이 선정되었습니다. 자세한 선정 이유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http://women21.or.kr/policy/19305)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함께 했던 상담소 감이 활동가도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후 가해자가 처벌되고 소위 ‘N번방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처벌법이 개정되기까지 열심히 활동했던 활동가들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소감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청소한다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리를 무시하고 하찮은 존재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들이 틀렸습니다. 우리의 존재는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우리의 노동은 가장 보편적이며 가장 필요한 노동이고 우리는 가정을 넘어 세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특별상으로는 성별 다양성이 인정되는 성평등한 군대를 향한 길을 만든 고 변희수 하사가 수상하였습니다. 참석자들 모두 잠시 묵념하며 변희수 하사님의 투지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수 이랑님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늑대가 나타났다> 공연에 깃발 퍼포먼스로 참여하였는데요, 가사를 주의깊게 듣다보니 슬프고 웅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랑님이 언젠가 이런 집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고, <늑대가 나타났다>는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시간이 지나 기억이 좀 흐려졌습니다) 혐오와 차별과 폭력이 크고 작은 비극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서 버텨 이겨내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맞이하기도 하거든요. 이랑님 같은 예술가가 동시대를 함께 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했습니다. 

 

이어서 페미가 나타났다!” 외치며 행진했습니다. 잘 짜여진 발언들이 트럭위에서 행렬을 이끌었습니다. 상담소 활동가들은 전날 색지를 오리고 붙여 만든 피켓을 들고 걸었습니다. ‘바위처럼이라는 민중가요가 나올땐 같이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환멸과 낙망에 절망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정치를 만들자” “페미니스트 주권자가 세상을 바꾼다” “무고인지 아닌지 NO, ‘동의!” “시민의 삶에 정치적 책임을이라는 피켓이었는데, 대선국면을 지나며 상담소가 계속 이야기해온 메시지들 중에 추렸습니다.

 

 

행진이 끝나고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 온라인 서명 페이지에 시민들이 작성한 메시지들을 읽는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단단하고 힘있는 말들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1. 우리는 모두를 위한 대선 후보가 필요하다. 차별과 혐오로 갈등을 심화시키는 정치를 멈춰라!
2. 여성혐오로 지지층을 결집해서 혐오정치를 일삼는 대한민국 현주소가 개탄스럽다.
3. 변화하는 시대에 퇴보하는 정치, 여성을 철저히 배제시킨 공약들, 더 이상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4. 정치는 모두의 삶을 위한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사라져야 한다.
5. 지금 2022년, 여성이 주권자라는 당연한 말을 해야 하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6. 차별 위에 세워진 나라는 언젠가는 무너진다. 여성을 배제하고 어떻게 정치가 가능한가. 분열의 정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7. 주권자로서 명한다. 당장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중단하라.
8. 여성혐오로 표몰이 하는 대선 후보에게 절대 투표하지 않는다!
9. 혐오로 물든 낡은 정치는 필요 없다! 페미니즘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
10. 더이상 여성을 지우는 사회에 순응하지 않겠다.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같이 맞서겠다.
11. 나는 끊임없이 존재를 부정당하는 이 시대의 여성이다. 지독한 여성혐오의 세상에서도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12. 우리는 사람이고 주권자이다. 사라지지도 않고 가려지지도 않는다. 증오 선동의 정치가 멈출 때까지 계속 이곳에서 외칠 것이다.
13. 여성이 움직이기에 세상이 변화한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계속해서 외치자!
14. 차별은 공약이 될 수 없다. 미래를 향한 진보정치 원한다!
15. 모든 후보가 페미니즘을 말하는 선거를 원한다. 페미니즘으로 민주주의를 완성하길 바란다.
16.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구조적 폭력이다. 정치권은 구조적 폭력에 대한 구조적 대안을 마련하라!
17. 증오를 조장하고 소수자를 고립시키는 정치에 반대한다. 나는 동료 시민이 존중 받고, 살아갈 권리를 되찾는 정치를 보고 싶다.
18. 차별과 혐오를 넘어! 젠더 폭력이 없는 사회를 위하여! 성평등한 정치를 만들자!
19. 변화의 바람은 멈추지 않는다! 나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원한다!
20. Vote For Feminism! 페미니스트가 세상을 바꾼다!

35일도 그렇고 38일 세계여성의날도 그렇고 혐오 차별로 점철된 대통령선거 국면을 지나고 있었지만 환대와 연대와 우정과 사랑이 넘치는 날들이었습니다. 이 날들을 기억하며 힘차게 활동하고 살아가보겠습니다.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신아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