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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는 지금

[후기] 평등텐트촌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4월 28일 오전 10시부터 29일 오전 11시까지, 상담소는 국회 앞 평등텐트촌과 국회 안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무려 25시간 동안의 상담소 활동기, 시간순으로 공유해보겠습니다.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 회의 및 시국선언 기자회견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사회 원로 및 인권시민사회, 여성계, 노동계, 학술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등 각계 단체 대표자들이 비상시국회의와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상담소 소장 오매와 부설 쉼터 열림터 원장 은희조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였고, 다른 활동가들도 자리에 함께 하였습니다. 시국회의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공유하고 5월 2일(월)부터 매일 오후 1시~3시까지 동조단식 '평등의 봄을 쟁취하자'를 진행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미류, 종걸 두 활동가가 단식으로 싸우고 있는 지금, 동료 활동가/시민인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데 힘을 보탤까 많은 이들이 방안을 찾고 있겠지요.  

 

이어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각계인사 7인과 단식자 2인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엄중한 시기에 열린 만큼 한 분 한 분의 발언이 호소력 있었습니다. 상담소 활동가들은 무대를 마주 보고 앉아 피켓을 들고 같이 구호를 외쳤습니다. (사실 발언에 너무 집중하여 듣느라 성문화운동팀 활동가로서의 본분을 잊고 SNS에 아무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사태는 29일 아침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유튜브로도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시국선언 기자회견 유튜브 다시 보기: https://youtu.be/HEL3L-O1zIA

"시민여러분,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비시민이 아닙니다. 천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장애인을 차별하
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국회는 구체적으로 하위법령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법 제도를 개선해야 될 막중한
책임을 지속적으로 방기하고 있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구조적으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대한민국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이 어찌 장애인뿐이겠습니까?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신음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가 그 고통과 신음을 진지하게 해결해야 될 과제와 책무를 마땅히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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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1.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슬로건은 '차별에 저항하라'입니다. 전장연은 대
한민국에서 차별을 하는 것, 사람이 사람에게 차별하는 것은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시대적 모순이며 갈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장연은 장애인이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할 기회를 가지고 장애인 거
주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탈시설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시민의 권리를 21년 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28차례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있습니다. 출근길에
지하철 타는 것이 비장애인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데 장애인들이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는 것은 신성한
일자리 컨베이어벨트가 끊기듯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와 그를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은 혐오와 비난과 온갖 욕
설로 장애인들을 지하철에서 추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인은 비시민이 아닙니다. 천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장애인을 차별하
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국회는 구체적으로 하위법령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법 제도를 개선해야 될 막중한
책임을 지속적으로 방기하고 있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구조적으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대한민국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이 어찌 장애인뿐이겠습니까?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의 고통과 신음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가 그 고통과 신음을 진지하게 해결해야 될 과제와 책무를 마땅히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사람의 관계를 바꾸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를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존엄성을 쟁취하는 응당한 시작은 바로 차별금지법 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15년
을 외치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지금 당장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비겁한 사람을 차별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시
대적 병폐와 모순을 백배 사죄하는 마음으로 5월에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무지개행동은 매일매일 성소수자 편지행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이 편지행동이지, 사실은 커밍아웃 행동입니
다.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그리고 각
지역의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진심을 담아, 꼭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매일매일 우리가 누
구인지 드러냅니다. 얼굴과 이름, 사는 동네와 정체성을 모조리 다 드러내면서 실질적으로 우리가 이 사회의 구
성원이자 이웃이라는 것을, 존재를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와 정치는, 더불어민주당은 아셔야 합니다. 이 행동은 우리에게 아주 힘든 결정입니다. TV의 예능프
로그램 같은 곳에서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이 어떤 것을 밝히며 서로에게 너 커밍아웃하는거냐고 들먹이는, 그
런 것들과 차원이 아주 다른 무게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들에게는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는
것부터 가로막히는 세상인데, 드러내는 순간 온갖 욕설은 기본, 폭력과 차별에 시달려야 하는 세상인데, 그 세상
의 장벽을 꾸역꾸역 밀어내고 끝끝내 나는 누구다, 게이다, 동성애자다, 바이섹슈얼이다, 트랜스젠더다, 레즈비언
이다, 감염인이다, 말하는 것, 그 어렵게 토해내는 외침의 무게를 아십니까. 읽어보셨습니까. 아직도 읽어보지 않
았다면, 아니 읽어보셨더라도 또 한 번, 계속,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우리의 용기를 생각하며 읽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용기를 내십시오."(소성욱,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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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2. 소성욱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안녕하세요?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행동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 이름은 소성욱이라고 합니다. 비상시
국 선언 기자회견의 발언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있고요. 오늘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이 자리를
빌려서 온갖 욕설과 혐오와 차별의 책임 있는 정치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온 것을 위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남편이 있는 남편으로서 남성 동성애자로서 이 비상시국선언이 , ,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난
15년간 매일매일 ‘내가 성소수자다’라는 선언을 어쩔 수 없이 삼키거나 때로는 또 어쩔 수 없이 내뱉으면서, 비
상인 시국에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무지개행동은 매일매일 성소수자 편지행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이 편지행동이지, 사실은 커밍아웃 행동입니
다.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그리고 각
지역의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진심을 담아, 꼭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매일매일 우리가 누
구인지 드러냅니다. 얼굴과 이름, 사는 동네와 정체성을 모조리 다 드러내면서 실질적으로 우리가 이 사회의 구
성원이자 이웃이라는 것을, 존재를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와 정치는, 더불어민주당은 아셔야 합니다. 이 행동은 우리에게 아주 힘든 결정입니다. TV의 예능프
로그램 같은 곳에서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이 어떤 것을 밝히며 서로에게 너 커밍아웃하는거냐고 들먹이는, 그
런 것들과 차원이 아주 다른 무게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들에게는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는
것부터 가로막히는 세상인데, 드러내는 순간 온갖 욕설은 기본, 폭력과 차별에 시달려야 하는 세상인데, 그 세상
의 장벽을 꾸역꾸역 밀어내고 끝끝내 나는 누구다, 게이다, 동성애자다, 바이섹슈얼이다, 트랜스젠더다, 레즈비언
이다, 감염인이다, 말하는 것, 그 어렵게 토해내는 외침의 무게를 아십니까. 읽어보셨습니까. 아직도 읽어보지 않
았다면, 아니 읽어보셨더라도 또 한 번, 계속,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우리의 용기를 생각하며 읽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용기를 내십시오.
밥을 먹는 숟가락을 들기위한 에너지 조차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쓰겠다는 종걸과 미류, 인권활동가들이 다시
숟가락을 잡아 들도록, 더불어민주당은, 차별금지/평등법안을 움켜잡아 빠르게 추진하십시오.
차가운 바닥에서, 높은 빌딩들의 야속한 불빛 아래, 지나는 사람들의 발소리, 자동차소리를 들으며 어렵게 잠을
청하는 인권활동가들이,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길바닥이 아니라 집에서 잘 수 있도록, 국회는 차별금지/평등법 제
정 논의에 속도를 내십시오.
시민들이 나서서 평등의 밥상을 다 차려놨습니다. 시민들이 먼저 용기를 냈습니다. 이 평등과 용기, 본받으셔야지
않겠습니까. 아니, 거저 드릴테니 가져가십시오. 평등과 용기 다 드리겠습니다. 의원님들,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
실질적 행동에 필요한 거, 또 무엇이 있습니까? 지금 뭐가 모자랍니까?
할아버지가 되는게 꿈이라고, 잘 늙는게 꿈이라고, 고작 잘 살자고, 살 수 있다고, 끝까지 살아남겠다고 쓴 성소
수자 편지행동의 첫번째 편지를 제가 작성해서 보내드렸는데요, 마지막에 조금만 더 기다려보겠다고 썼었습니다.
그 표현요, 맘놓고 기다리겠다는게 아니에요. 조금만 더 두고보겠다는 표현이었습니다. 지켜보겠습니다. 온 세상
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평등법, 지금 당장 제정하십시오.

"외국 사람들 특히 외국 스타들, 그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우리나라를 칭찬하는데 왜 유독 우리나라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들게 살고 있을까, 차별을 당하고 있을까. 그거에 대해서 왜 바꿔주려고 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렇게 힘들다고 외치는데 왜 하지 않을까. 겉으로 보이는 것만 너무 중요시 하게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겉으로 보이는 게 좋아졌고 화려해 보일 수 있고 바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리수,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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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3. 하리수 (연예인)
안녕하세요? 여러분, 하리수입니다. 여러분이 많이 글을 써오시고 굉장히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써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차별이라는 거는 솔직하게, 제가 방송에서도 많이 이야기를 하고 제가 겪어온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저는 반대로 지금 굉장히 좋은 그런 기사들 그리고 또 이야기들을 미디어를 통해서 봤어요.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놀러온 유명 스타들과 그리고 또 흑인인데 우리나라가 차별이 없이 굉장히 좋은 나라다, 24시간 어디를 가든 간
에 굉장히 안전한 나라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 자신도 굉장히 그걸 보
고 뿌듯했고 너무 즐겁고 정말 대한민국이 저도 외국에서 많이 활동해봤지만 저녁에 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치안
이 안 좋은 나라가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외국 사람들 특히 외국 스타들, 그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우리나라를
칭찬하는데 왜 유독 우리나라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들게 살고 있을까, 차별을 당하고 있을까. 그거에 대
해서 왜 바꿔주려고 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렇게 힘들다고 외치는데 왜 하지 않을까. 겉으로 보이는 것만 너무
중요시 하게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겉으로 보이는 게 좋아졌고 화려해 보일 수
있고 바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도 90년도 중반 때 다리를 다쳐서 장애인 아닌 장애인으로 6개월 정도 제가 휠체어를 타고 그리고 목
발을 짚고 생활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진짜 택시를 타려고 하면 택시가 제 앞에 서려다가 그냥 지나가고 버스를
타기에도 그렇고 그래서 버스정거장 다섯 정거장을 매일 목발을 짚고 걸어다니고 그리고 택시를 타려 그러면 첫
번째 택시를 타는 손님이 여자이면 그날 하루 운이 나쁘다고 궁시렁궁시렁대면서 안 태워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
다. 그런 거 많이 겪으셨죠? 여자여서 겪는 사회적인 차별 그리고 제가 장애인으로서 6, 7개월을 살면서 겪었던
차별. 성소수자로 겪었던 거는 지금 이야기하지 않아도 너무너무 많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많이 이야기하실 거고.
그래서 제가 살면서 겪었던 차별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또 연예인으로서 제가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예인이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방송에서 당했던 차별들은 이
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앞에서는 굉장히 당당했고 여러분이 보시기에 너무 유쾌한 삶을 살았지만 뒤에서는
눈물 흘리는 날도 많았고 가슴을 찢으며 혼자서 내가 행동했기 때문에, 내가 앞으로 나섰기 때문에, 나로 인해서
내 가족들이 상처를 받고 나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다 비수로 돼서 돌아왔을 때 저는 활동 이외에
집에 가면 입을 열지 않았어요. 그게 너무너무 좀, 지금까지도 굉장히 버릇이 돼서 방송에서 미디어에 비춰지는
저와 평소의 제가 굉장히 많이 달라졌거든요. 저를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하리수 씨, 방송하고 틀리게 너무 조용
하시네요'라고 할 정도로 말을 안 하고 살아요. 그게 바로 차별에 제가 대처하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에 차별금지법을 제안하셨던 노회찬 의원님하고 함께 뜻이 맞아서 그분을 또 지지하고, 그분이
성전환자들, 성소수자들 그리고 많은 소수자분들을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하셨잖아요. 그분도 많이 그러고 있고 여
러분이 어떤 게 불편하신지 제가 여자로 살면서, 장애인으로 살면서, 성소수자로 살면서, 연예계에서도 소수자로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어오면서 느꼈던 거는 내가 강해지고 내가 잘하고 그러면서 모든 거를 바꿔나가야겠다는
그런 뜻이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런 거에 대해서 제가 이렇게 앞장 설 수 있는 거는 또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는 앞으로도 여러분에게 좀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리고 사회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그런 연예인이
되겠다는 것. 그게 바로 여러분을 도와드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저는 정치적인 건 잘 모르겠어요. 정치인들이 무엇을 위해서 이 법을 제정을 안 해주고 그러는지는 사실
그들 속내만 알겠죠. 저하고 개인적으로 친한 분이 어느 당에서 지금 뭐 국회의원을 하고 있고 이쪽 당에서도 국
회의원을 하고 있는데, 그분들이 예전에 저랑 만나고 알고 지내면서 얘기했던 거랑 지금 당에서 하는 거는 너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만나서 또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그분들이 왜 그렇게 성향이 달라졌는
지. 정치하면 그렇게 사람이 달라지는지. 연예인 하면 유명해지면 사람이 달라진다, 그런 게 있잖아요. 똥을 싸기
전과 싸고 난 다음이 달라진다고, 유명해지면 그렇냐고. 그렇듯이 정치도 똑같은 게 아닌가 싶은데요.
여러분, 힘내십시오. 여러분이 무너지면 여러분이 지금까지 해왔던 게 함께 무너집니다. 여러분이 지키고 싶었던
거, 소중한 거 같이 지켜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뭐 제가 말주변이 많이 없어서 좋은 말
을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만 그래도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한 다수는 없습니다. 정규직인 여성은 다수입니까, 소수입니까? 어느 공간에서는 자신이 다수일 수 있지만 어느 공간에서는 모두가 소수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차별금지/평등법을 제정하
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수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이 열심히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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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4.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반갑습니다. 소개받은 민주노총 위원장 양경수입니다. 노동의 현장은 우리 사회에 있는 모든 차별이 집약되어 있
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별에 따른 차별, 연령에 따른 차별, 외모에 따른 차별, 국적에 따른 차별, 모든 것이
노동현장에서는 차별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금 민주노총에서 주요한 의제로 잡고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 대해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
고 하는 것, 사업장 규모에 따라서 적용되는 법이 다릅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비용이 들어서 법 적
용을 제외한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돈이 들지 않는 직장갑질금지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해고하기 위해서는 한
달 전에 통보해야 하는 것도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어야 하는 박탈감은 굉장
합니다. 단순히 임금이나 복지의 차별뿐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을 잘하지 않습니
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기 회사 이름이 박힌 작업복을 입고 편하게 출퇴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넌 어디
다니니?"라고 하면 어느 회사에 다닌다고 즉답을 하기 어려워합니다. 눈에 보이는 실물적인 또 비용과 관련돼 있
는 문제뿐만 아니라 연령이 낮은 정규직 관리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반말하는 것은 일상입니다. 남성들이 많
은 공장에 여성 화장실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은 지금의 현실입니다. 정규직 휴게실에는 에어컨도, TV도, 안
마의자도 들어가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계단 밑이나 화장실 한편을 휴게실로 쓰고 있고 그나마도 없는 곳이
다반사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차별금지법, 평등법 제정하는 것은 굉장히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구
도 완벽한 다수는 없습니다. 정규직인 여성은 다수입니까, 소수입니까? 어느 공간에서는 자신이 다수일 수 있지
만 어느 공간에서는 모두가 소수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차별금지/평등법을 제정하
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수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이 열심히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에 묻습니다. 저와 같은 인권활동가들은 각자도생의 반대말을 정치라 여깁니다. 정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한 삶의 양식과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이자 토대가 되는 기본법조차 만들지 못하는 정치는 시민들에게 정치의 죽음을 고하고 있습니다. 시민사이에 위계를 나누고 인권의 가치와 명분마저 걷어치우는 이익추구와 당파적 경합은 정치의 죽음으로 가는 길일 뿐입니다. 정치의 죽음으로 가는 길에서 제각기 노잣돈을 아무리 챙긴다 한들, 그 노잣돈 어디에 쓰겠습니까? 정치의 소생을 위한 길로 노정을 바꾸십시오. 그 이정표가 되는 인권의 가치는 아무리 나눠 써도 채워지고 넘쳐나는 정치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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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5.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인권활동가입니다. 인권활동가들은 보통 후면에 있는데 인권활동가들이 이렇게 전면에 나서서 단식하고 어쩌고
할 때는 세상이 그만큼 위태롭다는 것을 말해주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엄중함 때문에 여기 모이셨다고 생각하고
제가 준비한 발언문 읽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19의 복판에서 막대한 희생과 고통을 겪으신 분들, 또 지금도 겪고 있는 분들, 산불과 가습기살균제 등 각
종 재난과 참사를 겪었으나 제도의 잘못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분들, 노동재해 및 각종 불평등과 차별의 고
통을 겪고 있는 모든 분들을 기억합니다. 모든 분들의 몸이 여기에 있지는 않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한 사
람 한 사람의 삶의 무게가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취약한 인간입니다.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괴롭히는 것은 헤아릴 수 없습니
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취약한 서로를 지켜내기 위해 인권이란 걸 만들어냈습니다. 우리가 어떤 상태에 있는 사
람이든지, 서로를 동등한 가치를 지닌 사람으로서, 사회 속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약속이 인권입니
다. 이 약속을 잘 지키는 사회는 상호인정과 상호의존을 바탕에 깔고 움직입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회는 서로
에게서 탐탁치 않은 요소만 콕 집어서 면박주고 무시하고 내쫓으려 합니다. 서로 인정도 존중도 하지 않는 사회
에서 불안과 괴로움은 커질 뿐이고, 인권은 이름뿐일 것입니다. 잔인함과 폭력이 법과 질서의 탈을 쓰고 설쳐댑니다.

그런 사회의 구성원일수록 . 더더욱 취약해지고 위험해질 뿐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고 싶은 것일까요?
차별금지법은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를 표현하는 말에 운을 떼는 것입니다. 토대가 있어야 저마다 창
의적으로 더 나은 사회 만들기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은 인권으로써 서로를
의지하고 지원하고자 합니다. 상호인정과 상호의존과 연대의 가치를 토대로 인권은 새로운 변화와 위기에 걸맞게
법과 제도를 만들고 위기를 헤쳐나갈 것을 추구합니다.
차별금지법을 조롱하고 저주를 퍼붓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용기를 한 번 내 보십시오. 어떤 용기냐 하면,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볼 용기입니다. 자기 삶의 방식과 타인에 대한 태도를 바꾸려는 용기를
발휘해 보십시오. 서로 기대고 돌볼 수 있는 관계의 경험, 시민적 덕성을 체험하는 경험을 만들어 보십시오. 차별
금지법과 함께 하려는 시민들의 합주에 당신이라는 악기로 참여해주시기를 초대합니다.
누군가 작디작은 조약돌을 모아 애써 쌓은 탑을 무너뜨리거나 시린 손으로 애써 만든 눈사람을 걷어차 버리는 그
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작 자기를 인정해주지도 존중해주지도 않는 권력자들을 향해서는, 자기의 삶을 위태롭게
만드는 나쁜 제도를 향해서는, 눈 한번 흘기지도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면서, 우연히 자기 옆을 지나가는 만만해
보이는 약자를 골라 괴롭히고 고통을 주는 일이 즐겁고 행복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의 존엄과 동등
한 가치를 존중하는 관계의 기쁨에 초대합니다.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에 묻습니다.
저와 같은 인권활동가들은 각자도생의 반대말을 정치라 여깁니다. 정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한 삶
의 양식과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 출발점이자 토대가 되는 기본법조차 만들지 못하는 정치는 시민들에
게 정치의 죽음을 고하고 있습니다. 시민사이에 위계를 나누고 인권의 가치와 명분마저 걷어치우는 이익추구와
당파적 경합은 정치의 죽음으로 가는 길일 뿐입니다. 정치의 죽음으로 가는 길에서 제각기 노잣돈을 아무리 챙긴
다 한들, 그 노잣돈 어디에 쓰겠습니까? 정치의 소생을 위한 길로 노정을 바꾸십시오. 그 이정표가 되는 인권의
가치는 아무리 나눠 써도 채워지고 넘쳐나는 정치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뭡니까? 인권, 사회정의, 평화, 연대, 협력을 가르치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취약해서 상호 의존돼 있고 상호 연결돼 있고 서로 돕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겁니다. 공통의 문제가 클수록 공통의 연대와 협력이 커져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하는 거 아닐까요? 연대와 협력의 교육이야말로 새로운 사회개혁의 중심 테마가 될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역행할 것 같아요. 사실 저한테 차별금지법은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 모두를 위한 존엄과 평등의 가장 좋은 교육적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사자들이 이제 우리 사회에 정말 차별이 없어지고 있다는 게 체감 가능한 차별금지가 바로 와야 합니다."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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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6.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여기저기 꽃도 피고 이런 걸 보면 정말 봄은 왔는데 우리 사회에 평등의 봄이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전장연의
장애인권투쟁 그리고 18일째 이어진 평등법 제정 단식 투쟁이 이 사실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눈 떠보니 선진국이
라고 하는데 정작 선진국의 중요한 법적 토대, 차별금지법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정치권과 국회가 온갖 핑계로
지난 15년간 미뤄왔습니다. 입법을 방해했습니다. 그 결과로 갈라치기 정치, 혐오 문화가 점점 만연해가고 있습니
다. 결과적으로 누구도 차별과 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나중에 하자고, 선거 끝나
고 하자고 입만 열면 말합니다.
정말 묻고 싶습니다. 그 나중이 언제입니까? 그 날이 언제입니까? 사실 지금 당장입니다. 차별금지법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많은 분이 이야기합니다. 차별을 경험하고 소외를 경험한 분들, 혐오를 경험한 모든 우리가 외칩니다.
평등이 생존이고 평등이 밥입니다. 한마디로 평등이 민생의 기초입니다. 그래서 차별금지법은 모두를 위한 최우선
민생 입법입니다. 국회가 말합니다. 이제는 민생 입법 차례라고. 민주당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바로 차별금지법
제정이 최우선 민생 과제이자 민생 입법 과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국가가 더 이상 차
별과 혐오를 조장하거나 방치하지 않고 존엄과 평등의 편에 서겠다는 또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 서겠다는 결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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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하는 것입니다 이 결단과 선언은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 . 모두의 존엄, 모두의 평등, 모두의 자유를 위
한 것입니다. 이것은 헌법의 실질화이자 헌법의 구체화입니다. 헌법의 발전이고 글로벌 스탠더드로의 도약입니다.
제가 소개를 받기를, ‘서울시 교육감’ 그러셨으니까 교육적 이야기를 한마디만 붙이자면 사실 걱정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능력주의 담론과 능력주의 공정관이 극성을 부릴 것입니다. 학생인권조례도 뒷걸음질칠 겁
니다. 이미 한국의 보수 교육감 후보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손보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UN아동권리협약이
라는 상식과 공정의 보편적 기준을 반격하고 나선 겁니다. 거기에 반대하겠다는 겁니다. 저는 여기에 어떤 교육
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뭡니까? 인권, 사회정의, 평화, 연대, 협력을 가르치는 겁
니다. 우리 모두가 취약해서 상호 의존돼 있고 상호 연결돼 있고 서로 돕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
는 겁니다. 공통의 문제가 클수록 공통의 연대와 협력이 커져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하는 거 아닐까요? 연대와 협력의 교육이야말로 새로운 사회개혁의 중심 테마가 될 겁니다. 그런데 여기
에 역행할 것 같아요. 사실 저한테 차별금지법은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 모두를 위한 존엄과 평등의 가장 좋은
교육적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사자들이 이제 우리 사회에 정말 차별이 없어지고 있다는 게 체감 가능한
차별금지가 바로 와야 합니다.
오늘 와서 자료를 보니까 지난 15년 동안,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인권운동활동가들이 굉장히 노력을 해서 아주
좋은 걸 많이 만들었어요, 보니까. 지금 당장 평등법, 지금 당장 인권법,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차별금지법에 합
류하라, 평등에 합류하라. 여러 가지가 있더라고요. 저는 묻지 마, 이런 거 워낙 싫어합니다, 아주 비이성적인 언
어라. 그런데 만약 묻지 마가 허용된다면 딱 하나, 묻지 마, 인간 존엄일 겁니다. 그리고 닥치고가 지금 적용된다
면 닥치고 차별금지법 제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예전에 성폭력특별법을 만들 때, 호주제폐지를 원할 때 국회가, 정치인들이 했던 이야기가 무엇인가 하면 이 법이 만들어지면 사회는 굉장히 혼란에 빠질 거다, 시급하다, 무르익어야 한다 그리고 개인들이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법이 만능이냐. 이것이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사회적 논의, 합의 수준이 이르지 않았다, 조급하다. 저는 너무나 부끄럽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를 쳐다보면서, 시대가 달라지고 있거든요." (최영애, 제8대 국가인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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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7. 최영애 (제8대 국가인권위원장)
8대 인권위원장을 지낸 최영애입니다. 저는 왜 이 시점에 차별금지법이 꼭 제정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왜
우리 사회에 차별금지법이 필요한가는 앞부분에서 그리고 시국선언에서 우리가 너무나 다 같이 공유한 것인데 왜
이 시기여야 하는가. 저는 3년간 국가인권위원회에 있으면서 들어오는 차별 사건, 침해 사건 이 양상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너무나 급속도로 혐오와 차별과 질시와 분열과 우리의 삶을 곳곳, 일상의 삶 속에서 제도적으로 얼
마나 지금 심각하게 파괴되고 훼손되고 어쩌면 이것을 다시 회복하기에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그 길로 지금 막 내닿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이 되면서 가장 공들였던 법안이 차별금지법/평등법이었습니다. 그것은 현장에서 우리의
삶이 얼마나 이 문제로 한 개인의 삶, 한 국가, 전 세계, 다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예전에 성폭력특별법을 만들 때, 호주제폐지를 원할 때 국회가, 정치인들이 했
던 이야기가 무엇인가 하면 이 법이 만들어지면 사회는 굉장히 혼란에 빠질 거다, 시급하다, 무르익어야 한다 그
리고 개인들이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법이 만능이냐. 이것이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있었던 거였습니
다. 그런데 여전히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사회적 논의, 합의 수준이 이르지 않았다, 조급하다. 저는 너무나 부끄럽
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를 쳐다보면서, 시대가 달라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UN인권조약기구들에서 한
국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사회가 선진 사회냐, 민주화 사회냐의
잣대로 삼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그리고 저는 또 우리의 형식과 우리 힘의 관계 속에서 정치인들에게 우리 이
야기를 들어주세요, 마음을 열어주세요 이런 간청의 형식이 참 저는 사실 못마땅합니다. 우리는 권리로 요구해야
하고 주장해야 하고 이것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의 국민의 권리로 사실은 쓴소리를 해야 하고 이름도 말해야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애쓰고 미류 종걸 두 활동가도 사실 말이 , 18일이지 생명을 갉아먹는 것 그리고 굉장히 많은
노력을 우리가 지금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 저는 이 자리는 이제 한국사회가 차별금지법을 이번에 만들어내
지 못하면 저는 향후 또 15년이 갈지 모른다는, 정말 절망적인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에
꼭 제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이 전국적 이벤트를 만드는 것, 굉장히 어렵죠. 그러나 어찌하였
든 간에 이 국회에서 정말 5월에 하지 않으면, 늦춰주는 거죠, 이틀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가야 한다고 정
말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았습니다.그리고 너무 비장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 정말 차별금지법이 제정이 되어서 꽃피우는 그런 나라를 보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용
기 내면 다 우리가 만들어내왔던 그 역사적 경험들을 우리가 다시 한번 서로를 격려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우
리가 최대의 우리의 힘을 다 끌어내는 자리로 그렇게 전환시키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너무 수고 많으십니다.

"저는 기독교 목사입니다. 따라서 성경과 나의 신앙에 따라 오늘 차별금지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별
에 대한 의식 강조와 금지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 문제와 관련된 것입니다. 특별히 기독교는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고 그 생명 안에는 하나님의 생기가 생동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따라서 인간
은 어떤 상황에서도 존엄한 존재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고백하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은 차별금지법은 바로 이 같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초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정신과 동일하다
는 사실입니다." (홍인식, NCCK인권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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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8. 홍인식 (NCCK인권센터 이사장)
저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이사장 홍인식입니다. 그러니까 목사입니다. 사실 저는 라틴아메리카에서,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칠레에서 어릴 때부터 40년 동안 이민자로 살아왔던 사람입니다.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다양한 것을 피부로 경험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수백
만 명의 이민자들이 다양한 모욕과 차별을 경험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런데 이건 결코 이론의 문제가 아닙니다. 당사자에게는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삶의 절실한 문제이고 어떨 때는 생
과 사를 가름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저는 장애인도 아니고 성소수자도 아니고 여러 가지 어
떻게 보면 그냥 일반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외국에서 눈이 작고 찢어졌다고, 코가 납작하다고, 제 이름
이 그 사람들이 발언하기 어렵다고 얼마나 놀려대고 차별했는지, 어떤 경우에는 제가 죽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그 놀리는 사람을 죽이고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차별의 문제는 당사자에게는 그만큼 생사의 문제라
고 하는 것들을 우리가 기억을 해야 합니다.
저는 기독교 목사입니다. 따라서 성경과 나의 신앙에 따라 오늘 차별금지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별
에 대한 의식 강조와 금지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 문제와 관련된 것입니다. 특별히 기독교는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고 그 생명 안에는 하나님의 생기가 생동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따라서 인간
은 어떤 상황에서도 존엄한 존재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고백하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은 차별금지법은 바로 이 같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초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정신과 동일하다
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차별금지법 제정이 그리스도인을 자임하며 혐오를 앞세운 이들로 인해 오늘까지 유예되고
있다는 말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목소리가 사랑이, 아니 차별이 될 수는 결코 없습니다. 그러기
에 저는 목사로서, 기독교인으로서 정치권을 향하여 빨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합니다. 그것이 우리 신앙
인들에게는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왜 오늘 국회와 정치권은 차별금지법을 입법하지 못하고, 제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있습
니까? 저는 이런 정치권을 향하여 강하게 질문합니다. "여러분은 왜 정치인이 되셨습니까? 무슨 목적으로 정치를
하고 계십니까? 국회의원이 되는 것, 대통령이 되는 것, 권력과 힘을 소유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여러
분은 정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서 정치인이 되었습니까? 정치가 무엇입니까?" 단순하게 말하자면 정치는 국민을
평화롭고 평등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도구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를 평화롭고 평등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정치를 하시면 됩니다 차별금지법은 우리를 . 행복하고 평등하게 살아가게 만드는 기본법입니
다. 이 사회를 그리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인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아직 국민적 합
의가 이루어지지 않다고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국민의 대다수가 이
법에 찬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
합니다. 그러면서 특별히 기독교의 반발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종교계의 목소리로 지역 목사님들의 거센
반대로 차별금지법 만들기에 주저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표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저
는 여기에 대해서 두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과대표되어 있다는 사실을 저는 목사로서, 그리고 평생 기독교인으로서, 교회
의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 정치인들에게 정말 확실하게 말합니다. 현장에서 목회를 하는 사람으로서 교인 대
다수는, 저는 60% 이상이라고 봅니다, 이 법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 사람들이 과대표
되고 있다는 사실만을 우리가 지적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요. 여러분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으면 저와 같은 목사들, 저와 같은 교인들 표를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특히 다수당을 이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저는 말합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 안 한다고 해서 기독
교 표가 여러분에게 갈 것이라고, 보수적인 기독교 표가 여러분에게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절대 안 갑니다.
오히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시면 저 같은 사람들이 망설이지 않고 표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사실이 드러날 것입니다. 만약에 이번 5월 국회, 임시국회에서 금지법이 제대로 제정이 안 되면 저와 저를 따르
는 많은 저의 그룹이 어떻게 할지 여러분, 생각해보시기를 정말 강력하게 여러분한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정치권의 종교 탓을 그만 멈출 때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점심시간에 국회 앞을 지나보신 분이 계십니까?
들어오실 때 국회 앞이 어떻습니까? 소위 반대의견을 들고 계신 그분들의 자그마한 목소리 때문에 차별을 금지
하자는 이 당연한 법을 만들기 위해 여기 계신 두 사람이 18일 이상을 곡기를 끊고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습
니다. 이 상황이 납득이 되십니까? 차별금지법을 못 만드는 나라에서 이런 행패는 날이 갈수록 과감해질 것입니
다. 우리는 이 차별과 혐오의 야만에 더는 시민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선언합니다.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5
월 임시국회에서 제정하십시오. 차별에 밀려 차별금지법이 유예된 15년,폭력 속에 시민들을 방치해온 시간을 이
제 국회가 끝내야 합니다. 그 길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믿는 대다수의 기독교인이 법을 제정하는 의원들과 함께하
겠습니다. 사랑과 평화, 생명 존중, 평등의 세계를 꿈꾸는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함께하겠습니다. 차별금지법 당
장 제정하시기를 강력히 목사로서, 기독교인으로서 촉구합니다.

"18일째 곡기를 끊고 있지만 사실 그런데 곡기만으로 삶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평등을 위해 지금 미류 활동가와 같이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뜻깊고 사실 법을 만드는 투쟁에서
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 땅에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인간의 삶을 존중하라는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나 자랑
스럽고 당당합니다." (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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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자 발언 1. 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18일째 곡기를 끊고 있지만 사실 그런데 곡기만으로 삶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평등을 위해 지금 미류 활동가와 같이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뜻깊고 사실 법을 만드는 투쟁에서
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 땅에 수많은 사람들과 같이 인간의 삶을 존중하라는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나 자랑
스럽고 당당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국회에 요구합니다. 국회는 이제 평등으로 결단하십시오. 지금의 시대정신은 존엄과 평등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하나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존재하는 누구도 존재를 부정당하고 무시를 당할 수 없습니다. 그
당연한 이야기를 약속하는 데 걸린 이 15년 시간에 그 사이에 너무나 많은 혐오와 차별이 공기처럼 번지고 있습
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현실을 미룰 수 없습니다. 평등으로 결단하고 차별금지 평등법 내놓으십시오 지금 당장입니다. 그리고 평등의 역사를 함께 써내려가고 있는 동료 시민들께도 요청드립니다. 평등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우리가 시민의 힘으로 완수하면 좋겠습니다. 곳곳의 현장에서 평등을 위해 좀 더 힘을 내면 좋겠습니다. 제정의 봄을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냅시다. 거리에서 제가 오늘 동조단식도 제안했는데 이 수많은, 더 많은 행동을 더 모여서 외칩시다. 국회를 평등으로 물들입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우리가 앞당깁시다. 감사합니다.

"함께 단식 18일 차인 미류입니다. 5년 전을 떠올려봅니다. 당시에 차별금지법은 나중에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5
년의 끄트머리에 단식투쟁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많은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평가는 다 다를 수 있겠습니다. 더 나아진 게 있기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에게 더 나아질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겪는 문제를 우리 스스로 정의하고 그것을 고발하고 그것을 함께 바꾸기 위한 방향을,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사회에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얼굴을 가지고 등장할 수
없는 채로 5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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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자 발언 2.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함께 단식 18일 차인 미류입니다. 5년 전을 떠올려봅니다. 당시에 차별금지법은 나중에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 5
년의 끄트머리에 단식투쟁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많은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평가는 다 다를 수 있겠습니다. 더 나아진 게 있기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에게 더 나아질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겪는 문제를 우리 스스로 정의하고 그것을 고발하고 그것을 함께 바꾸기 위한 방향을,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사회에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얼굴을 가지고 등장할 수
없는 채로 5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차별을 당했다고 말할 자리가 없어서 구조적 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대통령이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가 들어서면 우리의 상황은 더 위태로워질 겁니다. 왜냐하면 윤석열 정부는 더 나은 정책을 실현할 가능성도 별
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권리가 없는 채 이 봄을 보낼 수 없는, 우리가 이 봄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민주주의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동의청원제도는 아시겠지만 촛불 이후에 민
주주의를 강화하겠다고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차별금지법안을 국회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법안을 자기들 마음대로 심사도 안 하겠다면서 회기 말까지 심사기한을 미뤘습니다. 이런 거만한 무책임으로 이
런 제도를 망가뜨리는 거를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차별금지법이 계속해서 뒤로 밀리는
이유는 선거입니다, 아시겠지만. 그런데 그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가 우리의 존엄과 평등을 부정
하고 우리의 권리를 유예하는 이유가 된다면 그 선거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직도 선거 핑계를 대면서 기
본적 권리를 유예하는 이런 잘못된 악습은 이번에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이게 우리가 이번 봄에 차별금지법을
쟁취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우리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5년 전에 기대를 만약에 정치에 걸었다면
우리는 배신밖에 당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기대를 우리 스스로에게 걸었다면 우리는 5년 동안 정말
많이 나아왔습니다. 미투 운동이 있었고 디지털 성범죄를 고발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아무렇지도 않은
취급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바꿔야 할 문제로 만들어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평등에 대한 감각이 쌓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평등이 밥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이제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에서 다음 싸움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가
달리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단식투쟁이라는 걸 하게 돼서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사실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리고 오늘 논의하면서 동조단식을 함께 논의해주시는 걸 보면서 또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
실인데요.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해서 평등이 밥이라는 걸 아는 정말 수많은 시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거 우리가 이번 봄에 꼭 확인했으면 , 좋겠습니다. 그래서 꼭 평등의 봄 쟁취합
시다, 고맙습니다.

시국회의와 기자회견이 끝나고 상담소 활동가들은 국회를 향해 피켓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새시대 대한민국 이었던가, 그런 문구의 거대한 현수막이 국회 건물 벽에 걸려있었고 단상이 세워지는 중이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얼마전 거대양당의 정쟁에 밀려 임시국회가 종료되었지요. 

 

시국회의와 기자회견이 끝나고 상담소 활동가들은 국회를 향해 피켓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새시대 대한민국 이었던가, 그런 문구의 거대한 현수막이 국회 건물 벽에 걸려있었고 단상이 세워지는 중이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차별금지법이야 말로 차별과 혐오는 안된다고 선언하며 새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인데 말입니다.

 

ksvrc 학교

피켓시위를 끝내고 평등텐트촌에 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상담소에서는 활동가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매년 진행하는데, 올해는 각 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상호 수강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보기로 하였거든요. 여러 일정을 조정하다 교육프로그램을 평등텐트촌에서 열기로 하였습니다. 함께 읽은 책은 남성특권 여성혐오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케이트 만 지음, 하인혜 옮김, 오월의봄, 2021)이었는데요, 미투운동 이후 미국에서 출간된 책이고, 작년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 책입니다. 남성특권과 여성혐오와 관련되어 동시대 한국의 상황 또한 이 책으로 이야기 나눠볼 수 있고, 현상을 새로운 언어들로 명명하고 있어 더욱 재미있습니다. 힘패시(himpathy)가 그것인데요, 상담소 활동가들은 지난 선출직 지자체장에 의한 성폭력 사안을 대응하면서 마주했던 적대적 환경과 반응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세미나를 마친 후에는 다시 피켓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저녁 문화제

저녁 7시부터는 문화제가 진행되었습니다. 발언자들은 하나같이 급하게 요청받아 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하여 좌중 웃음이 터지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발언이 어쩜 그리 좋은지요. 유튜브를 통해 다시 보실 수 있으니 각자의 일상과 경험과 싸움을 나누며 용감해지고 따스해졌던 순간을 다른 분들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제의 순서는 다음과 같았고 몇몇 발언문은 더보기로 공유해봅니다. 4/28 평등텐트촌 저녁문화제 다시 보기 https://youtu.be/Yrm1krLe7N4

 

<순서>

발언1.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발언2. 박시현 (공무원노조 부위원장)

발언3. 난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공연. One Billion Rising (한국성폭력상담소)

발언4. 동은 (한국성폭력상담소)

발언5. 앎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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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앎 활동가입니다. 지금 oo일째 단식투쟁 중인 종걸 활동가와는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군성넷')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군성넷은 이름 그대로 군대 내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인권침해 또는 차별 사안을 상담하고 지원하기 위해 구성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성 군인 간 상호 합의한 성관계를 처벌하는 법,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를 오랫동안 촉구해왔습니다. 군형법 제92조의6는 이른바 '추행'죄라고 불리는데, 성폭력을 처벌하는 '강제추행'죄와 달리 '추한 행위'로 해석되어왔습니다. 즉, 군형법 92조의6은 동성 간 성관계는 합의 여부와 상관 없이 '추한 행위'라는 차별적 인식으로 사실상 동성애를 처벌하는 법이었습니다.

심지어 2017년에는 이 법을 악용한 육군 성소수자 색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육군본부에서 군형법 제92조의6을 수사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별다른 문제 없이 복무하고 있던 성소수자 군인들을 색출하고, 근무 외 시간에 사적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 성관계 등 성소수자 군인의 사생활을 부당하게 파헤쳐 범죄로 기소했습니다. 명백한 군대 내 성소수자 차별이자 심각한 인권침해었습니다.

지난 4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위와 같은 색출 수사로 상고심까지 오른 군형법 제92조의6 사건에 관하여 원심 유죄 부분을 파기 환송하는 무죄 취지의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박수와 함성) 제가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종걸 활동가가 뒷목 잡고 쓰러지지 않고 가뭄에 단비처럼 힘 받을 수 있는 판결이 나서 다행이다' 였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소식을 나눌 수 있어서 저도 정말 기뻤습니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위헌법률심판에도 제청되어 헌법재판소에 5년 가까이 계류 중인데, 대법관 대다수가 이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한 만큼 헌법재판소도 조속히 위헌 결정을 선고하기를 바랍니다.

대법원은 "어떤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이나 동성 간의 성행위에 대한 규범적 평가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 왔고, 동성 간의 성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습니다. 차별과 혐오는 더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반대하는 세력은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적극적으로 선동해왔는데요, 이제 그만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시기 바랍니다. 국회는 '사회적 합의' 핑계 그만 대시고, 국민 88.5%(2020년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기준)가 한국 사회에서 차별 대응 및 평등 보장을 위한 방안으로 찬성하는 차별금지법/평등법 지금 당장 제정하시기 바랍니다.

함께 구호 외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국회는 2022년 4월에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더는 미루지 마라! 지금 당장 평등을 보장하라!

발언6. 왹비 (주홍빛연대 차차)

발언7. 희원 (오늘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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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동료인 디자인 스튜디오 오늘의 풍경에서 일하는 백희원이라고 합니다. 저는 기획과 편집을 담당하고 있고, 대표이기도 한 신인아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오는 길에 평등이 뭘까? 생각했습니다. 그게 참 알기 힘든 것 같아요. 헌법에 있는 평등인데도 우리 삶의 곁으로 가져오기가 이렇게 힘들다는 게 정말 이상하고 어이없는 일 같습니다. 매일 매일 차별이 베어있는 세상에서, 무엇이 더 아름다운지, 무엇이 더 훌륭한지, 무엇이 더 올바른지 나도 모르게 차별적인 질서에 따라서 먹고 자고 일하고 생활하다보면 내가 좋고 아름답고 훌륭하다 생각하는 것이 정말 그래서인지 아니면 더 권력에 가까워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때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내가 나를 의심할 때 위계에 의한 착취나 폭력이 발생하기 쉽더라고요.

저는 지난 해부터 오늘의 풍경에서 일하고 있는데, 신인아 디자이너는 저의 친구이기도 하고, 저를 고용하고 있기도 해요. 우리가 함께 일하게 된 건 아마 서로의 인생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둘 다 결혼 안했고 서울에 살고 비싼 생활비에 불만이 많고 내가 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경험을 좀처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동등한 친구지만 함께 일하면서는 위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안에서도 평등한 동료관계를 고민하면서 시소처럼 왔다갔다 해보며 일하고 있어요.

팀 안에서 뿐 아니라 팀 밖에서도 평등을 알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디자인 스튜디오는 소위 갑을관계의 위험에 처해있기 때문에 다른 평등한 협업구조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올해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 하고 있는 “가장 확실한 성적 동의, 적극적 합의” 프로젝트도 그런 시도의 일환입니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존중 받으면서도, 일방적으로 주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구조를 만들어보려고 먼저 상담소에 연락을 드려서 협업 방식부터 만들어보고 있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클라이언트사-용역수행사의 갑을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클라이언트사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시간을 뺏는 건 아닐까? 그 안의 위계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의 권리를 우리가 침해하는 건 아닐까? 기울어진 시장, 차별이 존재하는 시장 안에서는 이 처럼 평등-하기가 참 어렵고 복잡한 일인 것 같습니다.

평등을 이렇게 함께 어둠 속에 더듬어 나가는 과정이 싫은 것만은 아니지만, 차별이 금지된 게 디폴트인 세상,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있는 세상, 아닌 건 모두에게 확실히 아닌 세상에선 우리가 좀 더 쉽게,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고 뚜벅뚜벅 평등을 향해, 평등하게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빨리 도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헌법에도 있고 사회적으로도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오직 정치, 국회 안의 정치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미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치만 이렇게 서로 다른 차별을 경험하고 그것에 대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 것은 기쁘고 우리 모두 너무 용감한 것 같습니다. 오늘 초대해주신 한국성폭력상담소에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도 마지막으로 구호 짧게 외치고 들어가겠습니다. 당장 5월부터 평등한 사회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국회는 4월 안에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투쟁!

발언8. 단식자 미류, 종걸 활동가

 

이번 문화제에서는 일기 같은 발언이 많았습니다. 발언자 개인의 일상 이야기가 차별금지법으로 무리없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차별금지법은 법적, 규범적 언어가 아니라 일기장에 쓰일 수 있는 일상의 언어가 되었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발언에서 종걸활동가와 미류활동가는 일반인에게 장벽이 높은 국회 앞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말할 수 있는 장이 열렸고 특정한 현장이 없는 차별금지법 운동은 역설적으로 모든 곳이 현장이라는걸 증명하듯이 온갖 의제로 활동하는 이들이 텐트촌을 방문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은 얼마나 커다란 운동인 걸까요. 차별금지법은 어떤 세상의 문을 열까요? 

 

사실 아침부터 저녁 발언까지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아서 슬퍼서가 아니라, 약한 사람이 싸우며 강해지는 모습이나 더 나은 세상으로 가겠다는 의지, 곁에 있는 이 덕분에 내는 용기, 아름답고 존엄한 삶을 소망하고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들을 만나면 눈물이 나기도 하니까요. 저는 이러한 순간에 동료시민 이라는 존재, 더 나은 세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그렇기에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평등의 봄 쟁취. 지금 두 인권활동가가 단식을 하고 여러 시민과 활동가들이 평등텐트촌을 지키는 이유입니다. 차별금지법 있는 봄을 쟁취하기 위해 여러분을 평등텐트촌에 초대합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더 초대해주세요. 두 사람의 단식으로도 움직이지 않는 국회를 같이 움직입시다. 52()부터 매일 오후 1~3시까지 동조단식 '평등의 봄을 쟁취하자'에 많은 참여를 요청합니다.

 

평등야밤&평등캠핑

 

늦은 밤까지 성문화운동팀 앎 활동가의 영엄한 타로가 이어졌습니다. 비오는 밤 국회 앞 텐트에서 잠을 청한 활동가는 차소리가 너무 시끄럽네 라고 생각했지만 피곤한 나머지 골아떨어졌다고 하였습니다. 아침 1인 시위를 전하는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출근 선전전 진행 중입니다. 농성장에는 비가 살짝 들어왔지만 평등으로 방수합니다.” 방수까지 하는 평등. 이렇게 만능인데 차별금지법/평등법 왜 제정안하는 걸까요?

 

 

<이 글을 성문화운동팀 신아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