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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는 지금

성폭력을 깨부수는 또 다른 방법! :: 젠더감수성교육



작년에 상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성폭력피해자 쉼터인 열림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열림터는 조금 더 나은 공간을 확보하여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사를 계획했던 지역의 구청으로부터
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이 '혐오시설'인 성폭력피해 쉼터가 그 지역에 들어와서는 안된다'
구청에 민원을 낸 것이었어요.
이 소식을 접한 상담소와 열림터 활동가들은 화도 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성폭력피해자 쉼터가 혐오시설인가요?
이 글을 읽고계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민들의 민원은 바로 성폭력과 성폭력 피해자에에 대한
우리사회의 태도와 생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최근 어린이 성폭력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경책들이 속속 국회를 통과하는 등,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 같지만
정작 내 이웃, 우리 동네에 성폭력 피해자가 살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불쾌하고 꺼려지는 일인 것이지요. 

성폭력피해생존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젠더감수성교육
나와 우리 아이들을 위한 공감훈련: 성폭력, 얼마나 알고계세요?

바로 이런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입니다.

상담소가 성폭력 피해자의 법적인 사건 해결을 넘어, 앞으로의 삶을 고민해보고,
더불어 시민들의 감수성변화를 통해 성폭력의 연대적 치유를 모색하려고 시작하게 되었지요.

이번 프로그램에 함께한 참여자들은 성폭력피해생존자가, 또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특히, 이번에는 아이와 함께 하는 둔 부모님들, 교사분들과 함께 했는데요.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무엇인지,
아이들과 성폭력에 대해 어떤이야기를 어떻게 나눌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지난 9월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과 열의 속에 진행되었던
젠더감수성교육 프로그램, 함께 찾아가볼까요? :)

<성폭력과 나> 라는 제목으로 열린 첫번째 강의는 前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님 이미경 선생님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 강의에서는 우리사회에서 성폭력이 문제제기 되어온 맥락, 역사, 활동 소개를 통해 성폭력이 우리사회에 그리고 개인에게 어떻게 자리잡아왔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폭력의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도 될 수도 있고, 또 방관자도 될 수 있는 ‘나’를 성찰하고 점검보았습니다. 나아가 인권감수성을 기르고, 성폭력에 맞서는 마음가짐과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을 위한 힘과 지혜를 나누었고요.

두번째 강의는 <성폭력, 이럴땐 이렇게!> 라는 주제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인권국장 이어진 활동가와 함께한 두 번째 강의에서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사례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특정한 상황을 '성폭력'으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점검해보았습니다.

내가 누군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는 성폭력 경험에 대해 알아보고, 대처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도 했고요.



세번째 강의<따로 또 같이 고민하는 성폭력>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의 前 원장님이셨던 정정희선생님의 강의로 이어졌습니다.

세번째 강의에서는 만약 나와 내 주변의 아이가 성폭력을 경험한다면 나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성폭력 감수성을 가진 가족, 친구, 이웃이 된다는 것은 어떤 노력을 필요로 하는것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네번째 강의는 영화 <버라이어티생존토크쇼>를 함께 보고 출연자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 스스로가 이야기하는 성폭력 경험과 경험 이후의 삶과 고민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통해 참가자들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가지고 있던 통념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섯번째 강의 <젠더 감수성으로 다시 보는 영화, 다시 보는 성폭력>에서는 前 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이자 중앙대학교 강사이신 손희정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대중적으로 어필하고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영화들은  진부한 젠더 이분법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지를 서로에게 질문해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인기리에 소비되고 있는 영상물들을 들여다보면서, 대중매체가 그 소비자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하고 유통하는 젠더 고정관념에 대해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여섯번째 강의는 성폭력을 깨부수는 또 다른 방법, <자기방어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액션과 리액션, 상호 의사소통하는 몸의 메시지가 만드는 역동의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즉, 가해자의 가해 의도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피해자의 무기력한 리액션이 성폭력을 발생시키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바로 이 역동을 다르게 만든다면, 그래서 성폭력 피해상황에서 가해자의 의도에서 벗어나 ‘다른 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김민혜정 선생님과 함께 수동적인 피해자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움직임의 주체가 되는 것,

그래서 성폭력 각본을 깨는 ‘자기방어’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일곱번째 강의는 정수연 선생님과 함께 <일상에서 공감을 실천하는 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감하고 싶지만 한계에 부딪혀 고통스러울 때,
내 안에서, 우리 사이에서 공감을 가로막는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지막 강의에선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님과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인 만큼, 성폭력을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갈등을 넘어 공동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로 보아야 할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 날에는  특별한 분이 오셨는데요. 서울 동작구에서 활동하시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의 박신연숙 사무국장님께서 오셔서, 여성폭력없는 마을만들기 운동을 펴쳤던 사례를 나누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 강의를 통해  실제로 지역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젠더감수성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참가자들의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은 얼마나 자랐을까요? :)

이번 프로그램에서 함께 나누었던 고민과 이야기들이
보다 살만한 마을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와 내 이웃을 돌아보고, 성폭력과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꿔내며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젠더감수성교육은! 앞으로도 쭉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