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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성폭력가해자상담원을 위한 역량강화 워크숍 두번째 날!


성폭력가해자상담원을 위한 역량강화 워크숍 '성폭력 가해자, 어떻게 만날까?'가
10월 13일 목요일에 두 번째날을 맞이했습니다.

3강은 다큐멘터리 감독 아오리님의 영화 <놈에게 복수하는 법> 상영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영화 <놈에게 복수하는 법>은 아오리 감독님이 본인의 경험을 다룬 다큐멘터리인데요,
'놈'과의 대면을 고민하는 많은 여성들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영화입니다.
유쾌함과 코끝 찡한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영화 상영을 마친 후, 아오리 감독님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분은 성폭력의 경험을 떠올린 후의 마음에 대해 궁금해 하신 분도 있었고, 제목처럼 시원하게 복수하기를 바라던 기대가 충족되지 않은 아쉬움을 표현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아오리님 역시 영화를 구상할 때는 영화 <킬빌>처럼 멋진 복수를 생각했다는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답니다.

성폭력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상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성폭력에 대한 생존자의 입장을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일상적인 성폭력에 대해 대응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아오리님의 고민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최근 영화 <도가니>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성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함께 높아졌습니다. 잘 만든 문화예술작품 하나가 얼마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요즘입니다.

아오리 감독님이 준비 중인 다음 작품은 친족성폭력에 대한 다큐멘터리 <스픽 아웃>입니다. 많은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세요.



4강은 심리상담전문가 김미랑 선생님께서 <성폭력가해자 상담의 실제와 상담기법>
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해주셨습니다. 김미랑 선생님은 작년 강의 후 접한 더욱 풍부한 사례를 토대로
생생하고 열정적인 강의를 들려주셨습니다.

김미랑 선생님은 가해자 상담에서의 상담관계 형성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차근차근 충분히 설명해주셨습니다.
피해자 상담을 하는 상담자들이 가해자 상담을 하면서 만날 수 있는 상황을 콕 짚어서 말씀해주신 것이지요.
여성 상담자라면 성과 관련한 불쾌한 경험을 갖고 있게 마련이고,
성폭력 가해자를 상담하면서 가해자의 인지 왜곡이 불편할 수 있다는 말씀에 모두가 공감하였습니다.
가해자 상담에서 변화와 치유를 이끌어내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절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김미랑 선생님은 강의 내내 가해자의 인지, 정서, 행동의 측면을 모두 살피면서 변화를 이끌어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관계형성에 투자해야함을 거듭 강조해주셨습니다.

내담자가 얼마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지지적으로 접근할 지
통찰적으로 접근할 지를 생각해야하는데, 이는 피해자 상담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행동을 직면할 때 감당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상담자는 내담자의 존재에 대해서는 따뜻하게,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야한다는 점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과연 잘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용솟음치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가해자가 비자발적으로 상담을 받는다 할지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점은
다른 내담자와 마찬가지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우리 모두 갈 길이 멀지만, 교육이 진행될수록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공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납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또 어떤 고민과 깨달음이 이어질지 기대되는 교육 둘째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