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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에 대해서/바뀌는 성폭력 관련 법, 이것이 궁금해요!

강화된 성폭력 피해자 권리 보장 제도를 알아보아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2013. 6. 26. 17:24

작년 한 해 잔인하게 묘사된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언론에 노출되면서 성폭력 대책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거셌습니다. 국회는 부랴부랴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작년 말 성폭력 관련법에 대한 대대적인 개정 작업을 벌였습니다. 작년 12월 18일 개정된 성폭력 관련법 대부분이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6월 19일부터 시행됩니다. 이에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변화된 법의 내용과 의미를 살피는 '바뀌는 성폭력 관련 법, 이것이 궁금해요!' 시리즈를 오마이뉴스에 기고하여 복잡한 성폭력 제도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본 기사는 "성폭력 가해자 얼굴, 이제 안 볼 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2013년 6월 19일 오마이뉴스에 실렸습니다.






궁금이 시민의 질문:


그동안 성폭력 사건을 신고해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성폭력이 일어나더라도 신고할지 망설이게 돼요. 결국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성폭력 관련법에 규정돼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가 궁금합니다.








꼼꼼이 상담활동가의 답변:


그동안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이 신고·고소를 해도 법이 보장한 권리조차 안내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주변인에게 피해 사실이 노출되고,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신상 정보가 유출되는 등 오히려 수사·재판 단계에서 큰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거나, 사건 진행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이유였습니다. 


이렇게 피해자들의 '2차 피해'와 개인 정보 유출을 막는 건 사법기관의 역할입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성폭력 관련법에서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신뢰관계인 사람의 동석을 허용하고, 영상녹화촬영물로 증언을 대신할 수 있게 하거나, 재판 비공개 요청 등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법 절차에서 배제된 피해자의 권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성폭력 피해자가 도움받을 수 있는 새로운 제도들이 작년 말에 도입됐습니다.


'피해자 국선변호사제도' 주목해야 


변화된 법 중 '피해자 국선변호사제도'를 가장 주목해야 합니다.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수사·재판 절차에서 성폭력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이 부족한 수사관·검사·재판관에게 불합리하게 피해를 의심받는 걸 막을 수 있도록 전문 변호사를 지정해주는 제도가 성폭력 범죄의 모든 피해자에게 시행됩니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의 법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일입니다. 


2012년 3월 '법률조력인제도'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된 피해자 국선변호사제도는 작년 한해 동안 아동 성폭력 피해자만을 대상으로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6월 19일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에게 확대 시행됩니다.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무료로 법률적 조언을 해주고 경찰서나 법정에 동행 할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 범죄의 죄명은 매우 다양해서 본인이 어떤 죄명의 피해자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심리·재판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증언을 해야 하는지, 중요한 쟁점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워 피해자가 본인이 겪은 일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합의를 종용하거나 협박을 해도 어떻게 할지 몰라 겁 먹고 고소를 취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문 변호사가 피해자를 조력하면 고소장 작성부터 재판이 끝나 판결이 날 때까지 피해자에게 유용한 증거를 파악하거나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피해자 진술 시 동행, 의견서 제출, 무리한 반복 진술 및 2차 피해 방지, 비공개 재판 및 피해자 증인신문 시 보호조치 요청 등 보다 전문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피해자는 법적으로 본인이 가진 권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수사·재판과정에서 신원 정보 보호 강화 


또한 19일부터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신변 보호 및 신원 정보 보호가 강화됩니다.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나 신고인 등에 대한 보호 조치로 '특정범죄신고자등보호법'에 있는 규정을 준용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나 신고자 등이 보복 당할 우려가 있으면 조서나 기타 서류에서 성명, 주소, 직업 등 신원을 알 수 있는 사항을 기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생략된 인적사항을 신원관리카드로 별도로 관리할 수 있지만, 인적사항을 공개하거나 보도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그동안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되면 피해자의 주소로 소환장이 도착해 부모나 주변인이 사건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9일부터는 증인 소환 시 검사에게 송환장을 송달하고, 재판에 나와서 증인을 신문할 때도 증인의 인적사항을 비공개할 수 있게 돼 피해자의 정보가 크게 보호됩니다. 또한 피해자나 신고자, 이들의 친족 등에 대한 신변안전조치를 요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19일부터 모든 법원은 증인지원실을 설치하고 증인지원관을 두게 됩니다. 증인지원관은 성폭력 피해자가 재판에 출석할 때 재판의 절차, 법정의 구조와 좌석의 위치, 공판 진행 사항 정보, 의견 진술 방법 및 절차를 피해자에게 알려주고 피해자가 피고인(가해자)과 마주치지 않고 법정에 입장·퇴장하도록 도와주는 법원 직원입니다. 


가해자 마주치지 않고 증언 가능 


증인지원실에는 비디오중계장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원하면 미리 신청해서 법정에 들어가지 않고 화상 증언을 할 수 있습니다. 법정 안에서 증언을 하더라도 비공개 재판을 신청하거나 가림막을 요청해 피고인이 볼 수 없는 상태로 증언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증언하기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면 증인지원관은 피해자와 함께 법정에 들어와 동석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가 조사 및 심리·재판 과정에서 인격과 명예가 손상되지 않고 사생활을 보호받는 건 당연한 권리입니다. 사법부가 그동안 소홀했던 피해자 권리 보장을 강화하는 건 마땅한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이를 시행하는 사람이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낮으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합니다. 앞으로 사법기관은 피해자 권리 보장 제도가 잘 운영되도록 노력하고, 시민들 역시 이를 잘 인지하고 활용하는 게 필요합니다.



- 글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배, 그림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맥주



출처: 성폭력 가해자 얼굴, 이제 안 볼 수 있다 [성폭력법 개정, 이것이 궁금하다②] 강화되는 피해자 보호 제도 (오마이뉴스, 20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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