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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연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청소년 성폭력사건 대법원 판결이 있던 날


 2017년 11월 9일, 


 연예기획사대표에 의한 청소년 성폭력 사건 상고심 대법원 판결일  



1심에서 12, 2심에서 9년형이 선고되었으나 2014년 대법원은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하여 무죄취지로 원심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2015년 원심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이에 불복한 검사가 다시 재상고를 하였고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대법원에서의 판결을 기다리며 340개 단체의 공동대책위원회와 1만의 서명운동, 57건의 의견서로 매주 가해자의 유죄를 호소했건만 대법원에선 의견서를 읽기나 했는지 검사의 상소가 기각되었다는 한마디로 끝이 났다.

 

여러 단체에서 또는 개개인들이 여기저기 한숨을 쉬며 허탈해 할 때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목사님은

그동안 고생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판결은 이렇게 나왔지만 이것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결코 수고가 헛된 것이 아니니 다른 사건에서도 힘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판결은 끝났지만 이제 피해자가 지고가야 할 주홍글씨와 성폭력 피해로 출산한 아이에 대한 문제 등이 가해자가 무죄가 되면서 해결해야 하는 또 하나의 숙제로 남아있다고 한탄의 말씀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목사님과 피해자 어머님의 뒷모습을 보며 다들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잃고 말았다.

 

성폭력특별법, 친고죄폐지 등 사회는 조금씩 발전적으로 변화해 간다지만 여전히 성폭력에 대한 법조계의 감수성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의견서와 서명으로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귀를 막고 있는 통념의 벽은 여전히 너무 두꺼웠다.

 

여중생이 27살의 나이차이가 나는 사람에게 성폭력을 당하였고 임신하게 되었다면, 그 차제가 폭력적인 상황 속에 놓여있었던 것이고, 그때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권 자체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폭력상태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작성한 강요에 의한 편지 내용을 진심에 근거한 사랑의 감정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

 

판결의 취지처럼 피해자의 편지에 좋아 하는 감정이 있었다고 치부하더라도 최초 피해 당시에는 피해자가 결코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이 자명한데 그것조차 강간이 아니라는 판단인지?

 

피해이후 사랑의 감정이 들어간 편지가 오갔다 할지라도 최초의 강간은 부정할 수 없는 강간인 것이다. 이미 폭력적인 상태에서의 중학생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부분임을 간과한 판단이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기간 끈을 놓지 않고 버티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건만 아직도 역부족임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판결이며 법조계의 성폭력에 대한 부족한 감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연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청소녀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 토론회




  

                                                        <이 글은 본 상담소 여성주의 상담팀 조은희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