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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는 지금

[후기] 메카 5기의 <그런 남자는 없다> 세미나

지난 4월 4일과 18일 상담소 나눔터 기자단 메카 5기 활동이 있었습니다. 이번 메카 5기는 세 가지 활동을 합니다. 먼저 책 <그런 남자는 없다>를 읽고 세미나를 하고요, 상담소의 여러 활동들을 취재하고, 세미나를 진행하며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직접 캠페인을 기획할 예정입니다. 이 활동의 결과는 상담소 소식지인 나눔터에 실고요, 상담소 블로그와 홈페이지에도 소식을 올릴 예정이에요.

 

긴장되고 설레는 첫 모임, 아홉 분이 참석해주셨는데요 얼어있는 분위기를 풀고 앞으로 누구와 활동을 함께 할 지 알기 위해 ‘OO하는 누구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활동 시작 전에는 상담소의 성평등 약속문인 '이 공간의 약속'(보러가기 클릭) 을 읽었습니다.

 

 자기소개 ‘OO하는 누구 

  • 게임좋아하는 닻별

  • 수다스러운데 낯가리는 열중

  • 대학 졸업하고 일을 구하고 있는 이한

  • 6월에 몽골여행 가는 신아

  • 강아지를 좋아하는 세정

  • 하루에도 열두번씩 내적갈등을 하는 지민. 포용하고 관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느는데 남자만 해결이 안된다. 열두번씩 발끈하는데 나만의 문제인가.

  • 6시 칼퇴를 꿈꾸는데 매번 못하는 리나. 반성폭력담론 운동에 대해 공부하고 싶단 생각한다. 트렌스젠더인권운동 하고 있음. 트렌스젠더가 포함된 반성폭력운동(피가해자일때) 공부해보고 싶다. 비수술 트렌스 남성이고, 책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어떻게 한남이 될까 안될 것인가. 이것이 고민이다. 남자 뭘까....

  • 맥주를 좋아하는 윤정

  •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기훈

 

첫 번째 모임에서는 책의 <들어가는 말 | 그런 남자는 없다> 까지 읽고 토론을 했고요, 두 번째 모임에서는 <‘남성의 불안과 우울을 대리하는 여성의 죄’: 구술 서사의 연행과 젠더 주체로서 남성의 형성> (김영희) <군인, 사나이, 그리고 여자들 : 젠더화된 군사주의의 문화적 재현>(조서연)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 개인적인 소감과 총평을 붙이자면, 남성성이라는 개념어를 통해서 접근했을 때 알 수 있는 이야기, 더 촘촘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울 것이 없는 깨달음이지만, 그간 여성주의 지식을 통해 접하는 여성의 삶, , , 경험, 증언, 그에 대한 설명과 분석과 이론만으로도 무궁무진해서, 남성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던 개인적인 맥락이 있습니다. 무튼 2회에 걸친 세미나에서는 여성혐오를 비롯한 약자/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차별, 연애각본, 이성애 섹스, 사이버성폭력, 군사주의, 남성성과 여성성의 수행과 체화 과정 등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 몇 개 대목에 임의대로 제목을 붙여 가져오면 아래와 같습니다.

 

고전 설화에서 현재까지, 민폐녀라는 여성혐오 서사

 

마을마다 집안 망친 며느리 이야기 있다. 우투리 용마산 비슷한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가 계속 교육 통해서 전달되었다. 어릴때 이런 설화나 민담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어릴때 나는 엄마를 한심하고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인터넷에서 우투리 엄마를 희화하하는 만화 본 적도 있다.
영화 내러티브에서 여성이 실수하고 남성이 그것을 회복하는 경우 많이 있음. 소위 민폐녀서사.
김여사, 맘충, 지하철아줌마 서사로 계속 현실에 있다.
민폐 규정되는 집단은 약자. ‘NO아재존은 없지 않나

좌충우돌 여성되기

 

친절을 베풀어서도 안되는데/친절하기도 해야함. 부드러워야하는데 성적 뉘앙스를 풍기면 안됨. 그러나 후자는 대부분 남성이 판단하는 것. 여성이 실제 유혹했느냐 안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여성이 성적 존재라는 것.
여성됨에 대한 감각. 그것을 익혀야 할 때 같이 오는 ‘2등시민이라는 감각. 인간이 아니라 여성으로 대한다는 느낌. 그런 사람일수록 한국 서열문화에 익숙하더라. 그들이 기대하는 여성성 수행하지 않을 때 나를 성적대상화하지도 서열 아래로 보지도 않았다.
내가 대학생이 된 이후 주변으로부터 기대되었던 여성성 불편하고 어색했다. 내가 이 여성되기로부터 벗어나는 전략은 지금 생각해보면 루저되기 였던 것 같다. 여성성 혐오와도 연관되어 있었다. 페미니즘을 접하고 내 주위에 페미니스트들이 많아진 이후, 내 여성성을 조금씩 긍정해 가고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성 여성성 맞춰가는 과정에서 강제되는 것은 둘다 그렇긴한데 여성들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사회가 인정하는 여성이 되기 위해 애쓰다가 다른 방식을 가는.
여성이 더 나은 존재가 되기위해 좌충우돌하는 동안, 남성이 강한 남성으로 분열없이 자기를 정체화하는 구조. 이 구조가 모두를 억압한다고 하지만 정말 이 구조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여성이기 때문. 구조를 바꿀 만큼 절박함을 느끼는가.

남성성에서 페니스가 그렇게 중요한가?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하면 당사자가 수동으로 다 해야함. 가족관계등록부상의 성별을 정정 허용이 되면 은행/부처/네이버포털 등 모두 다 자신이 해야함. 그런데 트랜스젠더를 유일하게 인식해주는 곳이 국방부임. 트랜스남성은 예비역 판정이 나옴. 사유가 음경 1/2이상 절단. 음경 수술을 하든 안하든 말이다. 군면제가 되는 매커니즘도 구시대적임. 남자가 하나 더 생겼다, 예비군인이 하나 더 생겼다고 체크하는 국가
남성성에 음경이 얼마나 중요한 판단인가. 간성으로 태어난 사람도 음경의 크기가 충분히 여성과 섹스하기 위해 충분한가 판단해서 여성/남성 가르고 성기 수술한다는 글을 보았음. 왜이렇게 성기와 이성애섹스에 집착하는가
성기가 없는 거세된 남자는 상상하는데 페니스 있는 여성은 상상을 못함. 성기수술을 안한 트랜스여성이 성별 정정한 케이스는 1건밖에 없음. 성기수술 안한 트랜스남성이 성별정정 통과한 경우는 많음. ‘거세된 남성으로 성기 없는 남성 상상하는데 페니스 있는 여성은 상상 못한다.

페미니스트가 취미를 즐기기 어려운 이유

 

게임, 야구, 보드게임.. 취미에 발담그기 힘들게 하는 것은 남성문화 때문에.
문화전반의 뿌리깊은 여성혐오와 남성성 분석할 때 빠져있는 것은 스포츠. 프로야구를 보고있는데 나는 페미로서 우리팀을 계속 응원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팬들 안에 있는 여성혐오가 다른 커뮤니티와 똑같음. 거기에 대해서 누군가 문제제기를 제대로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오타쿠 문화라고 하는 서브컬쳐(애니, 만화,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 좋아하는데 하다보면 거의 다 1020대 남성들이 주로 소비를 많이 함. 여캐들이 성애화되어있고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구현하는 데 여성 캐릭터들이 소비되고 해석됨. 나아가서 현실의 여성에 대해서까지 2D 역할 요구. 취미의 남성중심주의. 여성들이 왜 유입하기 힘든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왜 직결되는지 고민됨.
단편 다큐영화 <여자답게 싸워라> 주인공이 주짓수를 배우는데 강해지고 잘 싸우고 싶어서 도장에 갔는대 대련붙었을떄 상대나마가 진심으로 안붙어줌. 여자라고 봐준다. 취미도 성별화되어있다. 남성다수 집단 취미활동을 하러가든 아니든 여성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여성으로 기표되니까 그 안에서 그들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거나 그 집단에서 나오거나 그 둘중 하나인것 같다.
발레 잠깐 배웠는데 강사가 이런 자세는 몸매가 어떻게 이뻐지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식의 설명들이 거슬렸다.

남성 들 들 들

 

트랜드인지 모르겠지만 10대 후반 20. 화장하거나 외모 신경쓰는, 기존의 남성성을 벗어나는 경향 있다. 젠더중립적인 것이 산업적으로 트랜드이다고 하더라. 맨박스를 벗어나는 것인가? 그렇지만 버닝썬 보면 아니구나 싶기도 하다. 이것이 병행될 수도 있겠지만 남자답고 여자다운게 어딨어 라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남성캐릭터도 무해하고 예쁜 남성들... (예. 밥잘사주는 예쁜 누나)
젠틀한 남성. 여성에게 친절하고 예의바른 남성들이 오히려 더 마초적인 것 같다. 성역할에 더 집착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과 남성에게 태도가 다르고. 여성을 별개의 존재로 취급하는 데서 오는 예의바름.
지금까지 나온 남성성에 대해 남성들이 어떻게 취득하고 배우는걸까. 나는 트랜스남성 친구들이 많은데 대화의 한 장면. “예전에는 머리만 잘라도 남성으로 패싱되었는데 메갈년들 많아서 안그런다그러자 걔 호르몬한지 얼마 안됐지라고 하고. 트랜스 남성이 남성성을 체화하는 과정에 단계가 있다. 체화하려고 하다가 남성으로 보이는 순간(인정받는)이 오면 부끄러워지고 거리를 두다가 (한남문제에 대해) 난 모르겠어/대답하지 않겠어 로 흘러감. 남자가 페미니즘 이야기 하려면, 대응하려면 어떤 태도가 맞는 것일까. 애초에 구린 한국남성성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습득하는가.
남성들은 가부장제를 떠난 남성성을 어떻게 상상하고 있을까. 그들은 남자도 피해자다’ ‘완전 침묵둘만 있는데. 남성이 생각하는 다른 남성성은 무엇인가?
모든 사람은 약자성 강자성 갖고 있음. 남성이 차별받는 경우는 차별이라고 말하면 됨. 그런데 역차별이라고 하는 이유는 내가 받는 피해를 강조하기 위해서임.

 

5월 2일에 진행될 3회차 세미나에서는 <그런남성은없다> 책의 몇 챕터를 더 읽고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캠페인 기획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체육계 내 성폭력에 이어서 버닝썬 게이트와 기자에 의한 집단 사이버성폭력 사건으로 이어진 지금 시점에서, 남성성에 대한 토론들이 문제를 적확하게 설명하고 비판할 수 있는 활동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신아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