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담소는 지금

‘욕망찾기는 언제 시작하나?’ 눈치작전



by 욕망찾기 참여자 '가온'



 “이리오너라, 벗고 놀자”
니...참가신청을 하기가 두려웠다. (나 벗는 거 부끄럽삼) 그래도! 내 욕망을 몰라서야 되겠냐는 한탄은 오래 한지라 은근슬쩍 ‘욕망초는 언제 시작하나?’ 기다리던 차였다. 9번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어떤 날은 집에 가서 꺼이꺼이 울기도 했고, 어떤 날은 완전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오르락, 내리락 나의 마음과 몸의 상태가 프로그램 안에서 풀어졌다. 그리고 함께 해준 지현과 로리, 다른 참여자들이 그런 나를 정성껏 들어주고 아픔과 슬픔도, 기쁨도 나누어 준 것, 감사하다. 

그래서, 그래서,
욕망은 찾았냐고?
일단은, 일단은.
후훗
 
 나는 너무나 허그와 터치를 원하고, 필요로 한다는 것- 타인과 세상과의 접촉 말이다. 그래서 난 내 몸을 바꾸고자 했다. 그 접속과 접촉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아 아프고, 슬펐으니까. 하지만 내 몸이 변형되지 않아도 나는 접촉할 수 있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해보니 진짜 그랬다. 심지어 파트너에게 사랑을 듬뿍 받은 따뜻한 손이었다. 하지만 난 함부로 만져지는 것에 대한 강한 경멸과 거부를 느꼈다. 필요하다고 급하다고 아무렇게나 절대 할 수 없는 거다. 하물며 악수 한 번이라도, 한 번의 포옹이라도, 한 번의 어깨 다독임이라도 말이다. 나는 내가 받고 싶은 것을 상대방에게 해 주었다. 아주 세밀하게, 부드럽게, 천천히. (뭘 해주었냐고? 그건 비밀.)
 

자신의 몸을 찾아가는 시간


내가 가장 몸에서 문제라고, 저주받은 부분이라고 내심 여기고 있는 부분들- 나는 허벅지와 팔뚝-에 하트표를 잔뜩 붙여 놓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참여자도 그러했다. 미워하는 표시들을 해 놓는 것이 아니라 이쁜 깃털을 붙이고, 하트표를 다닥다닥 정성껏 붙였다. 결국 원하는 것은 사랑. 그리고 사랑받지 못하는 아픔은 그림 속의 몸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가장 주목받지 못하고, 숨기려고 하는 부분들은 실은 자꾸 자꾸 봐달라고, 사랑해 달라고 하는 거였다. 충분히 사랑해 주지 못해서 더 못나지는 부분들. 사랑이 가장 큰 변신의 힘이라면, 나는 나를 더 사랑해야지, 그래야 이뻐지지. 아니 사실은 지금도 괜찮다는 것, 아름답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가 힘든 거였다. (욕망찾기 하고 나면 다 공주됩니다)

 지현의 말처럼 모든 여성이 자위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자유다. 하지만 자유이기 위해서는 억압이 아니어야 하고,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 진정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려면 말이다. 요건 개인 숙제가 더 남았기는 하지만, 일단 내 스타일을 알았다는 것에 만족. 므흣.


내 스타일? 좋아하는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그분이 온다는 거다. 하하하하하하하~


욕망찾기 동지들 용맹정진 사랑합시다. 혼자서도 행복하게, 그래서 같이도 잘 사는 동무들이 됩세다. 보고파요. 

이상 욕망찾기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