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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성폭력 생존자의 경험을 나누며, 치유의 길을 잇는 <춤추는 오름길> 나지막하게 이어진 오름길이 있습니다. 조심스레 발을 내딛어봅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해질 즈음,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남겨두고 간 작은 표식은 어디인지 몰라 난감한 순간마다 나타납니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의 걸음 걸음이 다져놓은 작은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신이 납니다. 숨은 조금 차지만, 나와 같은 여정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신기하기도 합니다. 흥얼거리는 콧노래와 신명나는 발걸음. 다음 사람을 위해 나도 리본을 매달고, 울퉁불퉁한 길은 발로 꼭꼭 다져둡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춤을 추며, 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 자신의 경험을.. 더보기
성폭력 가해자를 남편으로 둔 '아내'의 이야기 상담소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사람이 성폭력피해 당사자인 피해자이고 다음이 피해자의 가족 및 도움을 주고자 하는 주변인이다. 그리고 끝으로 가끔, 정말 가끔씩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손님이 있는데, 이들은 바로 ‘가해자의 아내’이다. 얼마 전 작은 목소리로 ‘이어진 선생님’을 찾는 한 여성이 상담소 문을 들어섰다. 면담 약속이 없던 날이었기에 조심스레 다가서니 상담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리고 천천히 본인을 소개했다. 본인은 내가 사건지원하고 있는 A사건 가해자의 아내로 상담자인 내가 자초지종을 잘 모르고 피해자를 지원 하는 것 같아 진실을 알려주고 싶어서 어렵게 상담소를 방문했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도 상담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으로, 상담자가 한 쪽의 말.. 더보기
성폭력을 깨부수는 또 다른 방법! :: 젠더감수성교육 작년에 상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성폭력피해자 쉼터인 열림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열림터는 조금 더 나은 공간을 확보하여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사를 계획했던 지역의 구청으로부터 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이 '혐오시설'인 성폭력피해 쉼터가 그 지역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구청에 민원을 낸 것이었어요. 이 소식을 접한 상담소와 열림터 활동가들은 화도 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성폭력피해자 쉼터가 혐오시설인가요? 이 글을 읽고계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민들의 민원은 바로 성폭력과 성폭력 피해자에에 대한 우리사회의 태도와 생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최근 어린이 성폭력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경책들이 속속 국회를 통과.. 더보기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일이 자꾸 떠오른다- 성폭력과 기억 1 고통스러운 장면을 떠올리는 것은 고통스러운 감각을 다시 경험하게 한다. 실수로 종이에 손을 베었던 순간을 떠올리는 순간, 그 기분 나쁜 통증이 다시 손 끝에서 느껴지는 것 처럼. 그러므로 누구나 힘들었던 기억은 깊이 묻어두려고 한다. 그. 러. 나. 덮어두려고 해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억들은 어찌할 수 없다. 그 기억들은 너무나 파편화되어있다. - 가해자의 손, 입 가해자가 한 말, 짤막하게 끊어지는 가해의 장면들. 종종 감각적인 부분만이 기억나기도 한다. -몸에서 느꼈던 끔찍했던 느낌, 경직, 땀 냄새, 뭔지 알 수 없는 장면. 때로는 가해장면이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었던 그 주변 환경만 기억날 수도 있다. - 째깍거리는 시계의 초침소리, 창 밖으로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 오렌지색 가로등 불빛..... 더보기
[性깔있는 성교육] 우리 아이의 성! - ⑨ 성교육, 누가하는게 좋을까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문학동네가 함께하는 은 아이들에게 성(性)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 할 것인가를 묻고 답하며 고민을 나누는 자리입니다.예상치 못한 아이들의 질문과 행동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많은 분들의 생생한 고민과 속 시원한 답변을 나누고 싶으시다면 문학동네 어린이 네이버 카페를 방문해 주세요! 오늘날 자녀 교육에서 어머니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는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대부분의 육아 지침서에서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부모들의 말과 행동-특히 어머니-에 대해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내가 한 말이나 태도 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면 어쩌지요?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걸 생각하면 죄책감마저 생길 지경입니다. 여기서 잠시 우리의 어린 시절을 돌아볼까요? 우리는 당시 부모님에게 잘된 성교육을 받아.. 더보기
성폭력이 시끌시끌 불안한 세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성폭력피해생존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젠더 감수성교육 성폭력, 얼마나 알고계세요? 성폭력 예방교육? 젠더 감수성 교육?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해결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텔레비전을 보고 라디오를 들으며 순간순간 슬퍼지는 어떤 사건사고도,이 말을 피해갈 순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예방 한다는 건 해결보다 쉽지 않습니다. 단지 대중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조심’한다고 해서 예방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나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제도로서의 예방책들은 판단과 형벌의 잣대로서의 법보다 참 무력한 것 같습니다. 피부로도 잘 와 닿지 않고, 그 효력도 미미하기만 한 듯 보입니다. 성폭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실시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반성폭력 교육, .. 더보기
미술로 말걸다. 「불나방」이야기 미술로 말걸다. 「불나방」이야기 -불나방들이 오늘 파티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놀았나 이야기해 줄께요! 1. 채리와 함께, 그림을 그렸어요. 1) 생태계 속의 나 -마음에 드는 잡지 속의 그림이나, 인상적인 사진들을 가지고, 생태계 속의 나를 표현해 봤어요. 나와, 타인과, 세상과... 내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어떤 인연들이 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2) 먹물이 만들어주는 이야기 -물기를 머금은 도화지에 먹물을 뿌려서 먹물의 번짐과 퍼짐을 살펴봤어요. 먹물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더라구요. 3) 찰흙이 만드는 욕구 -찰흙을 가지고 놀다가, 떠오르는 것을 만들어봤어요. 내가 이 세상 속에서 어떤 욕구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우리에게는 사랑과, 인정과, 존중과, 안전한 휴식이 필.. 더보기
[미술로말걸다] 바람은 치마치마 불은 나방나방 party가 7월 18일 일요일 오후4시부터 열립니다. [미술로말걸다]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미술을 통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되어 끈끈하고도 진솔했던 위크샾이 끝나고 이대로 우리들만 좋은 것을 간직하는 것으로 끝나긴 싫다 라는 생각에 팀원들이 여성들을 위한 화끈한 party를 열기로 했습니다. 행복한 시간이 되고 소중한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거에요. 바람은 치마치마 불은 나방나방 + 즐기는 때: 7월 18일 일요일 오후4시부터 9시 30분까지 + 즐기는 곳: 합정역 근처 ‘리무’한테 연락주세요. ^- ^ + 즐기는 것: 16:00 열기 17:00 짜잔! (오픈식) 17:00 깔아 논 방석 18:00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19:00 작품으로 전하는 이야기 20:00 내 몸에게 하고픈 이야기 + 필요한 것: 멋진 작가들의 그림을 읽는 따뜻한 눈과.. 더보기
화학적 거세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한다고? 오늘 사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이미경 이사가 뉴스 인터뷰에서 화학적 거세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신 것에 대해서 항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실효성 논란이 많은 화학적 거세보다는 가해자 교정교육을 통해 재범을 예방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요지에 대해 항의하는 분은 "그 사람들이 교정이 되는거냐? 도대체 그 쪽 단체에서 생각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셨습니다. 가해자는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 상담소는 을 통해 재판부가 피해자를 의심하고 가해자에게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잘못된 판결문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지는 글을 써서 법조인들에게 보내는 일을 하였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어이없는 판결에 분노한 날이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지난 2006년 성폭.. 더보기
[性깔있는 성교육] 우리 아이의 성! - ⑧ 아이에게는 性이 없다!? Q.1 남편이 목욕을 하고 나면 옷도 안 챙겨 입을 뿐만 아니라 수건으로도 가리지 않고 알몸인 채로 욕실 밖으로 나옵니다. 우리 집엔 세 살짜리 딸이 있는데요. 딸 보기 민망하니까 옷 좀 입고 나오라고 그렇게 말해도 남편은 아직 애가 어린데 뭐가 어떠냐고만 하며 막무가내예요. 아직 어리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신과 성이 다른 부모의 나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교육상 괜찮을지가 걱정되네요. Q.2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섯 살짜리 딸이 있습니다. 동네에서도 그렇고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그렇고 주변 어른들이 귀엽다고 자꾸만 "이쁜~ 짓!" 이런 말을 하면서 우리 딸에게 곧잘 자신들의 볼이나 입술에 뽀뽀하게 합니다. 저는 그게 보기에 영 불편합니다. 나이 든 남자 어른들이 그럴 땐 더욱 그런 마음이 들어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