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이 사건, 아직도 판결이 안 나왔다고? ㅡ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대법원에서 흘러간 2년은 피해자에게도 흐른다"

지난 11월 19일,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해군성폭력 사건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대법원에서 흘러간 2년은 피해자에게도 흐른다>를 개최하였습니다.

 

해군성폭력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대법원에서 흘러간 2년은 피해자에게도 흐른다> 사진

기자회견 날로부터 정확히 2년 전인 2018년 11월 8일과 19일, 고등군사법원은 임관한 지 4개월 된 해군 부하 여군에게 수차례의 성폭력을 가해한 직속 상관 두 명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각각 징역 10년, 8년을 선고한 1심의 판결을 뒤집는 최악의 판결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2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흘러간 2년은 공정한 판결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피해자에게, 시민들에게 모두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공대위는 대법원의 신속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고자 고등군사법원이 2차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날부터 1차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날까지 8일간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 후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유호정 활동가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대법원에서 흘러간 2년은 피해자에게도 흐른다> - 일시 :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오전 11시 - 장소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 - 주최 : 해군상관에의한성소수자여군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사회 : 유호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활동가) ● 발언 1.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경과 및 공대위 활동 보고 : 오소리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2. 군대의 상명하복 문화에서 ‘저항’이란 가능한 것인가? : 박지영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3. 피해자의 성정체성 삭제하고, ‘피해자다움’ 강요한 재판부 시대착오적인 판결 바로잡아라! : 정소연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활동가) 4. 성폭력 가해자가 더 뻔뻔하고 당당할 수 있는 해군 :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5. 피고인의 방어권과 감형 전략, 법원은 대체 언제까지 수수방관할 것인가?   : 성폭력 생존자의 말하기를 조각내는 사설 진술분석센터 문제 : 노선이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활동가) 6. 1만여 명 현역 여군들의 미래가 걸린 대법원 판결! : 김은경 (젊은여군포럼 대표) 7. 피해자 글 대독 : 강현숙 (젊은여군포럼 회원, 전 양성평등상담관)

 

우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오소리 활동가가 2년간의 사건 경과와 공대위 활동을 보고해주었습니다.

 

이어서 공대위 구성단위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박지영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부하와 직속 상관 관계의 위력과 해군 함정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 및 협박’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한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이 정의로운 판결로서 화답하기를 촉구했습니다.

 

정소연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활동가는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고 가해자에게 감정 이입한 듯한 고등군사법원의 판결을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건의 중요한 요소인 피해자의 성소수자 정체성을 삭제한 고등군사법원을 규탄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결을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이어서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은 가해자들이 현재까지 군 내부에서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은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특히, 성폭력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사안임에도 해당 가해자들은 기소 휴직 신분으로 봉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발언자는 통계 자료를 통해 해당 사건뿐 아니라 군대 내에서 전반적으로 성폭력 가해자가 제대로 된 징계를 받지 않고 있는 현황을 지적했습니다.

 

구호를 외치는 공대위 활동가들

노선이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활동가는 성폭력 생존자의 말하기를 조각내는 사설 진술분석센터의 문제점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본래 진술 분석은 아동이나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피해자 진술의 타당성을 입증하는데 활용이 되었으나 해당 사건의 가해자들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거부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주고 사설 기관에 진술 분석을 의뢰해 터무니없는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발언자는 이러한 가해자의 전략이 결국 생존자의 말하기를 가로막을 수 있는 점을 짚었습니다.

 

김은경 젊은여군포럼 대표는 우리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대법원 판결이 특히 1만여 명 현역 여군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관해 발언했습니다.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 이후로도 소문, 인사상 불이익 등 갖은 2차 피해에 노출되기 때문에 여군들이 신고를 망설이는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성폭력 가해자가 정당하게 처벌되고 성폭력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위해서는 지금의 대법원 판결이 매우 중요하고 판결을 지켜보는 현역 여군들을 위해서라도 대법원은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 양성평등상담관이었던 젊은여군포럼 회원 강현숙님이 해당 사건의 피해생존자 글을 대독하며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여군이나 계급 낮은 사람들이 약한 것이 아니라 바로 가해자야말로 군 조직의 가장 약한 고리이자 악한 고리라고 발언하며 대법원이 악한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군대 내 피해 생존자들이 군을 떠나지 않고 일상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습니다.

 

공대위는 군대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해당 사건의 2심 판결을 올바르게 바로잡기 위해 사건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대법원에게 유죄 판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내려질 대법원의 선고에 모두 관심 갖고 주목해주세요!

 

시대착오적 판결 내린 고등군사법원 규탄한다!!

더 이상 지체마라, 대법원의 유죄판결 촉구한다!!

2년이나 기다렸다, 대법원은 응답하라!!

 

(기자회견의 구체적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 사후보도자료 클릭! )

 

 

<이 후기는 여성주의상담팀 유랑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