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죽은 자가 돌아왔다>
2021년 11월 27일(토) 12시 세종문화회관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할 수 있었냐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어요. 사회에서 존엄함 없이 죽은 자가 되게 해왔지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 멕시코 죽은자의 날 칼라베라 카트리나 복장을 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행진하고 싶다는 기획은 친족성폭력생존자들의 지난 몇 년간의 활동의 연장선에서 피어올랐습니다.
초대의 말은 이러했습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가 여기 있다. 정상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에 깔려 죽음 같은 삶을 살았던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섰다. / 우리는 망자이지만 우리를 죽인 이 세상을 뒤엎으려고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세상 앞에 섰다. / 더 나은 미래는 죽은 자의 현현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제그만죽자 #나와같이말하자!
죽은 자와 산 자를 모두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양면성을 구현하기 위해
‘망자의 날’의 주요 인물인 칼라베라 카트리나로 세상에 우리 존재를 알리려 합니다.
친족성폭력 피해자가 당당하게 세상에 나설 수 있도록
용기와 연대의 마음으로 함께 축제를 열어주실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여신청자 현황을 보며 기획단은 하루하루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참여자 숫자가 확확 크게 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올라갔지만, 그 마음의 단단함과 연대하는 힘이 고스란히 느껴졌거든요. 낮에는 준비물을 만들고, 밤에는 발언과 구호를 가다듬으며 그동안 못 했던 이야기를 서로 쏟아내던 기간의 끝, 드디어 11월 27일, 1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의 날이 밝았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 광장이 공사중이어서 멀리서도 우리를 다 볼 수 있고 하지 못했지만, 태극기부대가 광화문 곳곳에 모두 집회신고를 내는 바람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서로 잘 들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한땀 한땀 준비한 가면들도 놓이고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책을 알리는 작은 한켠도 마련되었어요.
12:00 사회자 푸른나비 등장
안녕하세요! “사회를 맡은” 푸른 나비입니다. 저는 친족 성폭력 생존자들이 모이는 광장을 만들자고 외치고, 모부 가해자를 끊임없이 고발해서 행복한 사람! 푸른 나비입니다.
이 자리는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자조모임인 작은 말하기가 먼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앞서서 우리가 안전한 공간에서 마음을 나누고 성폭력을 고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준 분들 모두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리려 합니다.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자조 모임인 작은 말하기 안에 10명 중 8명 정도가 친족 성폭력 생존자로 이루어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가해자가 죽더라도 무덤을 파고 싶은 범죄인데도 공소시효가 있는 현재의 법은 그것은 범죄가 아니라고 합니다. 어째서 가족이란 이름이 붙으면 용서하고 또 잊어야 하는지 너무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사람인 이상, 부모 없이 태어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폭력은 강자가 약자에게 저지르는 것입니다. 어른인 가족이 약자에게 폭력을 저지릅니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이 있었기에 약자가 아닌 적이 없습니다. 약자였던 우리가 연대하여 말합니다/ 가해자 편을 드는 법을 개정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를 서기 위해 어떻게 그동안 우리가 애써왔는지 말하려 합니다.
2018년 미투가 일어났을 때 친족 성폭력은 미투의 사각지대라 했습니다. 2019년 생존자들의 의견을 모아 국민청원을 했습니다. 그해 12월에는 일상의 폭력인 가족 내 성폭력을 알리기 위해 공폐단단을 결성했습니다. 공폐단단이란 이름은 공소시효 폐지부터 시작하자는 단체로 단단하게 의지를 더 한다는 의미로 단을 하나 덧붙였습니다.
가족 안에서 은폐된 친족 성폭력이 일상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거리와 지하철, 쇼핑몰에서 플래시몹을 했습니다.
우리의 불행한 삶과 고통만 부각하여 조회 수를 늘리는 언론의 행태도 지적했습니다. 가해자를 악마와 괴물이라 하면서도 그 폭력 행위인 범죄를 사소하게 몹쓸 짓으로 표현하는 것도 이상한 일입니다.
2020년 친족 성폭력 생존자들은 함께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 그대로 써서 알린다면 우리의 삶을 통해 이 세상이 바뀔 것이라 믿었습니다. 생존자들이 힘을 모아 의기투합하여 펀딩 하는 방법으로 수기집을 만들었고, 12명의 생존자의 생생한 이야기는 성공했습니다.
올해“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판사를 통해 출판했습니다. (2021년 2월,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해 먼저 국회 앞에서 1인시위가 있었습니다.) 함께 했던 공폐단단 활동가와 연대자가 함께 모여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전면 폐지를 외쳤습니다.그렇게 한 것이 너무 좋아 올해 4월부터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 지속적인 연대 1인시위를 했습니다. 그것을 매.마.토 1인시위라 칭했습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생존자들은 시 매달 시위의 진행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매마토 1인시위를 연대하여 응원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강서양천여성의전화, 안양여성의전화, 부천여성의전화가 함께했습니다. 또한, 기자분들도 있었고 “죽고싶지만 살고 싶어서”의 수기집을 발간한 글항아리출판사도 연대했습니다. 지나가던 분이 자신도 친족 성폭력 생존자라고 거리에서 말 한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는 꽃 대신 가해자 부모를 고발하자는 기념 시위도 했습니다.
오늘은 작은말하기에서 시작하여 광장으로 향하는 행진과 축제를 펼치는 날입니다.
발언들이 이어졌습니다.
발언자 _ 지안
저는 해리성 기억 장애로 피해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 덕분에 멀쩡하게 간병을 하고 돌봄을 하며 가족신화에 충실히 복역해왔습니다. 모두가 제 자리를 찾아 떠난 지금,이제 저의 자리를 찾고자 합니다. 저는 여기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수많은 생존자들에게 솔직히 정서적 유대감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 지금의 위치가 이곳임을 알고 앞으로 압도해올 변화를 맞이하고자 발언합니다. 이런 저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나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아도 혹은 그것을 외면해도, 극복했다 지난 일이다 잊었어도 다 괜찮습니다 당신은 살기 위해 지금 그 고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순간의 당신은 다 옳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긴장과 불안 고통으로 심장이 죄어 간절하게 손을 구하는 때가 오면 그땐 제가, 우리가 달려가겠습니다. 그 손을 잡고 비로소 숨을 쉬고 내 마음과 내 정신으로 회복하는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혼자 뱉고 떠돌다 마는 목소리라도 우리가 장소가 되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나눈 숨은, 회복의 기쁨은 또 다른 당신을 구하는 손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살아남아준 당신만 해도 위대합니다. 압박감을 이기고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당신은 위대합니다. 우리는 더 나아질 필요가 없습니다. 나아져야 할 것은 이런 우리에게 짐을 지우고 외면한 사회와 국가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제 당당히 그 채무를 묻고 우리는 가벼워집시다. 당신은 정말 잘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옳습니다.
이 글은 민사소송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뒤에 썼는데
후에 공소시효때문에 소송 자체가 불가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다음 단계를 밟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그 결심이 이 자리로 이끈 것 같습니다
목소리
그때 그 비좁은 다락방 안에서 당신에게 눌려 납작하고 좁아진 자아가 이제야 숨을 토한다. 너무 숨 쉬고 싶었다고. 너무너무 숨 막혔다고.
피해자가 40년을 단지 생존하느라 버둥대는 동안
당신은 지금껏 태어나지도 않았지
당신에게 이름을 주겠다
이제부터 이것이 당신의 이름이다
가해자
이것이 이제부터 평생까지의 당신 이름이야
당신이 나의 자연을 더럽히고 어지럽혔어
그때부터 나는 자기를 주인 삼는 일에 어렵고어디에 있어도 자리를 잃고 말았다
당신이 시작이야
내 부모의 장례식에 나타나
뻔뻔해도 되는지 아닌지 눈치 보던 그 얼굴조문은 그동안 가책 없이 살아온 자신에게나 해
잘못을 알고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해 봐
반성하지도 자책하지도 말고
각성하지도 말고
용서를 구하지도 말아당신에게 내가 줄 것은 오로지 가해자. 이 세 글자뿐.
그 날 이후로 당신의 모든 것이 잘못이고
절대로 그 어떤 방법으로도 되돌려지지 않아하지만 나는 혼자 지던 기억을 당신에게 넘겨주고
가벼워질 수 있지
당신은 누구의 허락도 구할 수 없다
당신을 용서할 이는 없다
당신이 구원받을 길은 없다
내가 당신에게 이 모든 화살을 돌리고
이 터널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터널의 주인은 당신이 되겠지
영원히 갇혀
저지른 잘못을 곰곰이 새기다가 늙고 지치고 병들어
이 목소리가 명령한다죽지 말고 병들어
가해자의 이름으로 병들어
영원히 사라지지 마
발언자 _ 루나
저는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그리고 친부에 의한 친족성폭력 피해 생존자입니다.
아직도 이 사회는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가하는 명백한 폭력에 대해
가해자가 단지 가족, 친족 또는 부모라는 이유로 자꾸 면죄부를 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가해자들은 이를 교묘하고 악랄하게 이용하면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 내 최약자에게 폭력을 가합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가족이기 이전에 각기 고유한 인격을 가진 인간입니다.
가족도, 결국은 타인입니다.
오히려 부모는, 자녀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자녀에 대한 성폭력은 더욱 강력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어떤 누구도 다른 누군가에게 성폭력을 가할 권리가 없고,
이 폭력에 대해 면죄부를 받을 권리가 없습니다.
이 사회는 피해자를 대신하여 그것이 마치 죄가 아닌 것처럼
면죄부를 줄 권리가 없습니다.
친족성폭력의 본질은 성에 있는 것이 아니고, 힘의 불균형에서 오는 폭력에 있습니다.
더는 아버지라고 부르지조차 않는 저의 친부인 성폭력 가해자는
오랜시간 목사, 심리상담사, 성교육강사로 살아오면서
선하고 착한 인물로 자신을 포장해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설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협박죄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성폭력에 대해서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고,
이에 대해 기고만장해하며 저를 조롱하고 있습니다.
가족내 성폭력 가해자는 이 사회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주변에도, 아직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당신에게 말하지 못했을 뿐,
친족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을 것입니다.
성폭력은 묻어둘 일이 아닙니다. 쉬쉬할 일이 아닙니다.
명백하게 중한 범죄로 명명되어야 하고,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고,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손가락질 받고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친족성폭력 공소시효를 폐지하십시오!
이 사회에서의 주인, 법의 주인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발언자 _ 순이
안녕하세요. 우선 오늘 여기 와주신 분들 모두 살아계셔줘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어린시절 친족성폭력의 피해자로써 피해자를 비난하는 한국의 안타까운 현실에 삶을 놓고 싶은 충동과 끝없는 수치심 그리고 자기 비난으로 스스로를 끝없이 괴롭혔었습니다. 그로인해 장애도 얻고 삶이 피폐해졌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용서하고 잊고사라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때마다
그말을 하는 사람들이 미워서 또는 그렇게 못하는 내 자신이 미워 나 스스로를 집어삼킬만한 분노에 빠져 저 자신을 학대하기도 했습니다.
그로인해 자살에 대해 끝없는 고뇌도 했고요.
이런 고통의 시간에 오래 머물다 보니
오히려 깨달은게 있었어요
고통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이모든 경험이 온전히 나의 것이고 어린시절의 학대뿐만이 아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낀 것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모든 관점이 온전히 나의 것 나란 사람의 것이구나.
그 누구도 우리의 고통이나 아픔의 깊이를 알 수 없잖아요. 오직 겪은 사람만 알 수 있는거예요.
그런 고통의 시간이 있었기에 우리는 남들보다 학대의 신호를 더 빨리 알아채거나 또는 세상을 바라볼때 다른시각 또는 남다른 깊이로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요
그러기에 더더욱 우리는 우리의 고통을 잊지말고 마주보고 그 고통까지 인정하고 이게 우리의 일부라는것을 받아들이고 품고 다같이 나아갔으면 해요
삶이란 무언가를 회피하고 저항할때마다 그것은 더 큰 고통을 가져다 주더라고요
오히려 고통이나 아픔도 자연스러운 인간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나아갈때
아픔이 나란 사람의 성장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되기까지 20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네요
여기 와주신 분들은 더이상 자신의 고통이나 아픔을 회피하지 않으시고 받아들이고 마주볼 수 있는 용기있으신 분들이에요. 다시한번 와주신 분들 감사하고 저희는 혼자가 아니에요. 가족이 가족이 아니었던 우리들에게 우리 스스로가 가족이 되어 함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우리 함께 같이 나아가요.
발언자 _ 풀
저는 이십대 후반 거실에서 낮잠을 자다가 군대 휴가나온 남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그 해는 갑작스런 췌장암 선고로 엄마를 6개월만에 떠나보내는 해였습니다. 오늘은 엄마의 기일입니다.
외롭고 불안한 냄새를 귀신같이 맡고 접근하는 사람 있습니다. 남녀불문하고 성이든 돈이든 내가 가장 약할 때 빼앗아 갑니다.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 빼앗긴 성적결정권은 나의 입을 막아버렸습니다. 나의 감정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No 라는 말을 꺼내지 못해 추후 성폭력을 당해도 그걸 인지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동의 없는 일방적 추행은 범인을 잡지못하는 뺑소니사고 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해 자빠져있다가 십년이 지나 이제서야 그 윤곽을 드러내며 범인을 지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불 밖을 빠져나와 여기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언제적 거 얘기하는 거야
그거 옛날 일이잖아
누나가 이상한거야
넌 왜그렇게 예민하고 꼬였어 무슨 말을 못하겠어
피해생존자에게 가해지는 언니 동생 의 말들은 비수가 되어 꽂히지만 이제 저는 그 화살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생존자 분들의 목소리와 글에 힘입어 내 목소리를 찾고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요.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며 외쳤습니다.
"가족을 고발한다 / 국가는 대답하라 /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단단, 행복, 앎, 하윤이 1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선언문을 낭독했습니다.
1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죽은 자가 돌아왔다!> 선언문
‘이상한 정상 가족’ 필요 없다
우리는 지난 이 년 동안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외쳐왔다. 그 하나를 관철하기 위해 “공폐단단”이라는 활동 팀을 만들었고, 매월 광화문 광장으로 나와 일인시위를 이어왔다. 세상은 우리를 ‘불운한’ 가족 안에서 ‘일탈적인’ 가해자에 의해 ‘몹쓸 짓’을 당한 ‘불쌍한’ 피해자로 바라봤다. 친족성폭력을 사회구조적 문제로 다루지 않고 개인적 불행으로 소비하는 법과 언론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우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친족성폭력에 대응해온 생존자들이다. 친족성폭력 문제해결을 말하는 주체들이다.
친족성폭력 생존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가해자를 엄벌하기 위해서는 먼저 친족성폭력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한다. 이는 곧 친족에 의한 성폭력 범죄는 국가가 형벌권에 기간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언제든 생존자가 나서기만 한다면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검사가 공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대한민국 안에서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였다. 국가와 사회는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사회의 근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에는 눈을 감았다. 가부장‧혈연 중심의 권력 구조를 가진 공동체를 ‘정상 가족’이라고 칭하며, 특정 구성원에게 여성과 어린이와 가족 내 서열이 낮은 구성원을 관리하는 전권을 쥐여주었다. ‘가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가해자 구제에만 열을 올렸고, 피해자의 안전과 삶은 보장하지 않았다. 사실상 ‘가족’은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할 수많은 책무를 떠넘기는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신체적‧물리적‧정서적‧언어적 폭력은 흔히 ‘사랑’ 또는 ‘부모 노릇’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만연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하는 현실에 성차별이 더해질 때, 친족성폭력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가족’이라는 폐쇄적 집단 안에서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피해를 피해라 말할 수 없다. 때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기억을 잃기도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정상 가족’이라는 프레임 안에 개인을 쑤셔 넣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개개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함에도 ‘가족’을 보호한다는 특정 허구적 관념을 내세워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하기 일쑤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나라에서 ‘가족’만큼은 민주주의를 벗어나고 평등한 관계를 벗어나도 방관해왔다.
우리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음에도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특정 ‘가족’을 ‘정상’이라고 정의하고, 모두가 ‘정상 가족’을 구성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국가와 법과 사회에 도전한다. 우리가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단지 법적 처벌에 모든 기대를 걸겠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존엄한 권리가 더는 법에 지워지지 않도록 친족성폭력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저서 『자기만의 방』에서 일부를 인용하며 친족성폭력 생존자의 위치를 세상에 선언한다. “리얼하지 않은 것과 반목하며 사는 사람은 부러워할 만한 사람들입니다. 반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일로 뒤통수를 얻어맞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여러분에게 돈을 벌고 자기만의 방을 가지기를 권할 때, 나는 여러분이 리얼리티에 직면하여 활기 넘치는 삶을 영위하라고 조언하는 겁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가 서 있는 자리가 바로 이 세상의 리얼리티다. 우리는 한때 알지도 못하는 일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불쌍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정상 가족’이라는 허상을 알고 그 허상과 반목하며 진실한 삶을 살아가는 실제의 사람들이다.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하라!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재생산을 중지하라!
아동에 대한 부모의 권리는 아동에 대한 지배권이 아닌 국가를 향한 요구권임을 명시하라!
2021년 11월 27일
1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죽은 자가 돌아왔다!> 참가자 일동
13:00 이제 행진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행진은 광화문 정문 ▶ 국립현대미술관 ▶ 아트선재 ▶ 서울공예박물관 ▶ 종로경찰서 ▶ 제동로터리 ▶ 낙원상가 ▶ 종로2가 교차로 ▶ 종각 SC제일은행으로 이어집니다.
💀 행진 구호
그대로도 괜찮아 / 행복할 권리가 있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 평범한 폭력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 빈번한 폭력이다
아동학대 성폭력 / 일상의 폭력이다
가족을 고발한다 / ‘이상한 정상가족’ 필요없다
가족을 고발한다 / 국가는 대답하라
공소시효 폐지하라 / 공소시효 폐지하라
#이제그만죽자 / #나와같이말하자
친족성폭력 / 우리가 멈춘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 / 우리가 함께 있다
구호는 내내 경복궁 앞에서, 소격동 골목에서, 인사동 앞길에서, 낙원상가 아래에서, 종로 대로에서 울려퍼졌습니다. 앎, 행복, 하윤의 선창은 메가폰을 뚫고 행진하는 참여자들의 목소리와 만나서 증폭되었지요.
14:30 SC 제일은행 앞에서 다시 모였습니다.
발언자 _ 영서
안녕하세요, 김영서입니다.
해마다 가족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이들이 700명이 넘습니다.
신고조차 하지 못한 이들의 숫자는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죽음의 고통을 혼자 겪어내고 있을지 모르는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의 생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네, 저는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인 우리는, 우리의 생명이 시작되고, 자라나는 가정에서 성폭력으로 죽음 같은 삶을 살아내야 했습니다.
올해도 성폭력을 당하고 고층아파트에서 친구와 눈을 맞추고, 함께 뛰어내려 소녀들이 죽었습니다. 저는 지금, 그 계단을 너무도 함께 오르고 싶습니다. 그 계단을 올라가 그들의 손을 잡고, 이 자리로 함께 나아오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 우리가 있다고,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함께 모여 살아나는 이 자리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그들을 다시 살려내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그렇게 죽어간 이들을 또렷하게 기억할 것입니다. 기억하고 살려낼 것입니다.
살고 싶어서 경찰에 신고까지 했던 그녀들의 부고를 듣고 한동안 저는 넋을 놓았습니다. 그들에 대한 소식을 듣고 하루하루, 사람들과 계속 기억하기 위해, 기억해서 그녀들을 살려내기 위해 말하고, 또 말하며 기억해왔습니다. 그들은 오늘 우리와 함께 살아날 것입니다.
죽었다가 살아난 자들이 모여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의 생환을 축하하는 이날, 이 자리에 모인 친족성폭력 생존자 여러분! 오늘 마음껏 소리 내어 다같이 외칩시다.
이제 그만 죽자, 나와 같이 말하자!
이제 그만 죽자, 나와 같이 말하자!
저도 한때는 혼자 콱 죽고 싶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혼자 견디고, 혼자 괴물이 된 것 같은 삶을 가까스로 버텨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조차 제 자신이 이미 죽은 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연결되면서 함께 살아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집구석에서, 각자의 방구석에서 감옥 같고, 지옥 같던 그곳에서 탈출한 우리가 연결되어 함께 살아났습니다. 죽은 줄 알았는데, 아니 죽어있었는데 오늘 함께 한 당신의 생기로, 당신의 온기로, 당신의 생명력으로 오늘, 우리는 함께 살아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친족성폭력 생존자가 아닌 척, 죽은 사람처럼 살아왔던 친족성폭력 생존자 여러분, 지금까지 살아낸 우리들이 너무 대단하지 않습니까? 죽었다가 살아난 우리들의 생명력은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막아설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날마다 더욱 신나게, 생기있게 살아날 것입니다. 죽은 자들을 살려내고, 죽을 자들을 불러내어 살려낼 것입니다. 우리 같이 살아납시다. 혼자 견뎌왔던, 혼자 죽어지냈던 시간을 뒤로 하고,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다같이 살아납시다.
이제 그만 죽자, 나와 같이 살자!
이제 그만 죽자, 나와 같이 살자!
가족이 성폭력하고, 가족이 우리의 입을 막고, 숨 쉬지 못하고 죽어지내게 했던 곳을 박차고 일어납시다.
우리가 여기 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여기 살아있다!
우리가 여기 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여기 살아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가 살아날 수 있도록!
친족성폭력 생존자가 살아갈 수 있도록!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하라!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하라!
발언자 _ 하윤
부성을 버리고 스스로의 이름으로
추운날씨에도 소중한 걸음해주신 모든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들과 생존자와 함께 연대하고 지지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용기를 내어 목숨을 걸고 나올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반역자로서 이자리에서 섰습니다.
이 가부장제속에서 이름을 잃어버린 수많은 어머니들과 여성들을 대신해 저는 저의 친아버지를 드디어 고발합니다.
저는 저를 낳아주시고 평생을 길러주신 어머니의 성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자녀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는 부계혈통중심주의에 의해 한번도 만나본적 없는 친할아버지와 저를 학대한 아버지의 성을 물려받아 평생 김씨 가문, 누구의 딸 이라는 이름으로 충실히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 한번도 제 이름으로 살면서 행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 자신으로 살수 없는 환경에 놓여 제 이름을 만들어주신 가부장과 그 폭력에 순종하라고 세뇌한 가부장의 원가족들로 인해 어린시절동안 상처를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10대 시절부터는 매일 자기비하와 사투를 벌이며 스스로를 더럽고 가치없고 천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내면으로는 제 이름을 혐오했습니다.제 정체성 자체를 의심했기때문에 제 자신의 이름마저 지워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제가 가해자로부터 배운 자기비하와 스스로에 대한 학대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것, 인간과 내 자신에 대해 신뢰하는 것을 힘들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과거조차 없습니다. 어른이 되어 우연히 읽게된 아동학대에 관한 책에서 제가 온갖 모든 종류의 아동학대를 경험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된 후 제가 겪은 삶은 실제 인생이 아닌 제가 꿈꿔왔었던 가짜 인생이었다는것을, 상상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돌아보면 그 지옥같았던 시간들을 어떻게 참아냈는지 이해도 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고백할 수 있는 오늘이 제 인생에서 아마 가장 자유로운 날이 될 것 입니다.
가해자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저희가족을 괴롭혔고 그가 죽어서야 학대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가 살아서 가족일 때에는 그를 고발할 수 없었고 저는 폭력앞에 노출되어 고스란히 폭력을 받아내는 것만이 제가 할 수있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해자인 친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날에도 마지막까지 그의 손을 붙잡으며 임종을 지켰고 그 후 몇년동안 애도를 하며 그가 한 학대를 직면하지 않고 미화하고 합리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편이 차라리 저를 덜 아프게 하는 줄 알았습니다.
저는 가해자가 저에게 한 학대속에서도 목숨과 같았던 가족을 지키기위해 제 자신을 버렸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엄마와 동생들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학대를 당하던 그 시간에 여전히 멈춰서서 그 시절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해자!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난 뒤에야 나는 이제야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용서해보려 무던히 노력 했지만 용서를 구하지않는 그를 저는 어떻게 용서해야할 지 방법을 알수없었습니다. 저는 죽어가던 제 자신을 이제라도 살리기위해 용서를 할 수없다면 복수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가해자에게 선포합니다. 저는 이렇게 당신의 성을 지우기위해 30년 가까이를 기다렸습니다.
한글을 막 배우던 때부터 왜 나는 아버지의 성만 따라야했는지 궁금해 엄마에게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런 질문에 어느 어른도 논리적으로 답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통해 태어났으나 제 의지가 아닌 그분들의 의지로 태어났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기를 선택한 적이 없습니다. 가해자의 성을 평생 써야한다는 것은 제게 고통의 꼬리표를 평생 짊어지게 하는 꼴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생존자를 가해자와 함께 영원한 감옥에 가두지 마십시오.
저는 이제 성인이되어 제 삶에 깊은 영향을 준 어머니의 성만을 따르려 합니다.
이자리에서 이 세상에 없는, 그래서 죄를 물을 수 조차 없는 가해자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영원히 제 이름에서 당신의 자리를 지우겠습니다.
가부장의 어둠의 그림자를 지우고 제 자신의 이름으로 밝고 당당하게 살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자녀가 원하면 스스로 성을 선택할 수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아버지의 성을 따르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들의 수많은 이유를 생존자 또는 개인이 설명하게 하도록 하지 마십시오. 정상가족 신화와 가부장제는 서로 긴밀하게 얽혀있습니다.
아버지의 성을 무조건 적으로 따르지 않을 때 우리는 좀 더 다양하고 열린 가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책임과 존중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안전하지 않은 가족에게는 해체를 명합니다.
혈연중심주의, 가족중심주의의 대한민국에서 저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가족의 해체를 주장합니다. 우리 모두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부속물이 아닌 개개인으로서의 온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자격이 있습니다.
이제 세상은 본인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의 의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선택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만 하는 때가 왔습니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족과의 공존은 무의미하며 우리를 병들게 할 뿐입니다.
부성중심주의를 버리고 스스로의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아가야만 합니다.
가족이라는 견고한 성을 지키기 위해 그 작은 몸으로 버텨냈던 용사인 생존자들에게도 말씀드립니다.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침묵하고 일상의 즐거움을 포기하기에는 생존자들의 모든 순간이 알알이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이상 이 외침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답을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습니다.
가족이 지켜주지 않았던 생존자라면 이 사회와 국가가 지켜내야 합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연대를 더 강화할 수있도록 국가는 법과 지원정책을 긴급히 고민해야 합니다.
엄마성을 따를 수 없는 부성우선주의 폐지하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가족중심주의 해체하라!
생존자 중심 법과 지원정책을 강화하라!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하라!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인 푸른나비님의 자기 이야기가 이어지고,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유랑의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뜨겁고 행복하고 가득했던 1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죽은자가 돌아왔다>가 마쳤습니다.
[관련 기사 보기]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092272
https://m.hani.co.kr/arti/society/women/1020954.html?_fr=nv
https://www.khan.co.kr/.../nation.../article/202111271931001
이번 집회와 행진을 준비했던 시간과 손길들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그동안의 친족성폭력 공론화, 공소시효 폐지 활동 연혁은 사회자 푸른나비의 개회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1월 5일(금) 이번달 매마토 1인 시위를 집회/행진으로 제안
11월 7일(일) (기획팀 1차 회의-줌) 참석_푸른나비, 단단, 오매, 지안, 앎, 명아, 미쉘, 영서, 하윤, 심 (10명) : 11월 담당자 단단의 '칼라베라 카트리나 - 죽은자의 날' 컨셉트 제안 / 일정 확인
11월 11일(목) (집회/행진신고) 푸른나비, 하윤, 단단, 오매 + 준비회의 (홍보안, 역할분담, 행진 사전답사)
11월 16일(화) (기획팀 2차 회의) 푸른나비, 단단, 오매, 지안, 하윤 : 구호 및 선언문 주요 메세지 토론, 일정 확인
11월 21일(일) (기획팀 3차 회의) 푸른나비, 단단, 오매, 지안, 풀, 행복 : '너에게 가는 길' 함께 관람, 꽃 장식 만들기
11월 25일(목) (기획팀 4차 회의) 단단, 낮달, 지안, 행복, 오매 : 가면 장식 제작, 역할분담 및 동선, 최종 확인
물품준비 구매 _ 하윤, 지안
선언문, 구호 _ 영서, 단단, 앎, 오매, 지안
준비물 이동, 정리 등 _ 오매, 지안, 란, 푸른나비, 민지
참석자 확인 _ 낮달, 지희, 민지
촬영 _ 지희, 꿈마
홍보 _ 단단, 앎, 오매 + 모두
+ 기획단 행복님의 홍보 라디오 듣기 – tbs ‘우리동네 라디오 : 장남순 와보숑FM ’지금이 소중해‘ 1부 대놓고 홍보시간]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0342/episodes/24215047?ucode=K-CODWYTeB
+ 참여자 분의 소감 나눔
어제는 제 개인의 역사에도 의미있는 날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제게도 가족이란 늘 애증의 대상이었지만 그런 종류(?)의 원초적 상처를 경험하지는 않았기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참혹하고 참담했기 때문입니다.
함께 하러 나가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첫 집회장소에서 만났던 그니들과 집회 마무리에서 함께 서있는 그니들은 또 나는 무언가 달라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기어코 딛고 일어서려는 인간의 의지란 그토록 아름답고 위대하다는 표현에 전혀 꺼리낌이 없습니다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 빈번한 폭력이고 일상의 폭력이란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직면과 용기가 확산되기를 소망합니다. 언젠가는 가면을 벗고 당당하게 서울 한복판을 걸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피해자가 숨을 이유는 없으니까요. 부끄러움은 온전히 가해자의 몫이니까요. 함께 하는 샘들이 계셨기에 저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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