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금요일 오후2시, 2021년 성폭력 하급심 토론회가 온라인 ZOOM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의 참여를 위해서 공간적 제약이 없게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덕분에 많은 분들께서 참석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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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성폭력 하급심 판례분석-강간,준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카메라이용촬영죄를 중심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도경 상근변호사께서 발제해주셨습니다.
2018년 ‘성인지감수성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판결] 이후 해당 판결이 2021년 성폭력 하급심 판결(342건)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분석대상 판결문 중 유죄 판결을 선고한 판결의 양형인자에는 성인지 관점이 얼마나 반영되어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판결문 내용 분석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으로 발생되는 ‘성폭력 통념’에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 지 살펴보고, 분석범위와 판결문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통념등을 고려하여 ‘1.피해자답지않다,2.피해자유발론,3. 피고인이 피해자가 동의하였다고 착각하였을 것이다, 4. 고소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 5.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라고 볼수없다’로 유형화하였습니다.
강간죄,강제추행죄,준강간.준강제추행죄,카메라이용촬영죄 판결문 양형사유를 분석하였습니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사유는 ‘형사처벌 전력 없음’,’동종전과없음’이었으며 그 이외에도 ‘피해자의 그릇된 성관념’,’추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가 있었습니다.,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유로는 ‘2차피해유발’ ,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가 양형사유로 반영되었습니다.
판결분석 결과 2018년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용어를 현출한 판결문은 분석대상 판결342건중 10건밖에 되지 않았고, 하급심 판결문 분석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것으로 의심되는 판결이 다수 확인되었으므로 성폭력통념에 대해 교육하고 주기적으로 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은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양형사유에 있어서 재판부의 재량권이 넓게 보장되고 있기 때문에 재판부에 따라 선고형의 차이가 크게 날 여지가 있으므로 어떤 기준을 적용하였는지를 설시하도록 내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된다고 하였습니다.
‘형사재판에서의 성인지 감수성 법리 적용에 관한 고찰’-조윤희 변호사께서 발제해주셨습니다.
피해자의 진술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객관적으로 모순, 저촉되는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진술을 합리적인 이유없이 배척하거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사정들에 대하여 그것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전까지 발생했던 사건,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상황과 조건들에 비추어 충분히 설명될 수 있거나 피해 진술과 논리적으로 양립불가능한 것이 아님에도 이를 이유로 피해자 진술을 배척한다면 위법한 증거 판단에 해당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대법원의 성인지감수성에 관한 법리는 사건의 실체에 가 닿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므로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피해 발화에 대한 조력을 통해 이러한 변화에 일조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젠더 관점의 성폭력 판결을 위하여’-김정혜 연구원께서 발제해주셨습니다.
성폭력에 관하여 씻을 수 없고,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기는 피해로 설명되어왔습니다.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강조는 오랜 성폭력의 사소화에 문제 제기하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동시에 성폭력 피해/피해자의전형을 만들고 피해를 선택적으로 인정하는 효과를 가졌습니다. 이런 배경의 성폭력의 맥락에서 여성에게는 오로지 취약한 피해자 정체성만이 허용되며 성인지 감수성 판결 또한 그와 같은 논리에 기대기 때문에 성적 존재로서 상대방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의사에따라 자유롭게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는 성적 자율성을 가진 존재로서 경험하는 피해를 온전히 인정받기는 어려우므로 피해의 증명을 위하여 자신의 취약성과 무능력을 강조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성폭력 판결에서 젠더관점을 확대하려면, 성인지 감수성 법리도 취약성에서 더 확장, 심화되어야 합니다.
성적존재로서 성적 욕망을 갖고, ‘그릇된 성관념’이나 ‘성에 개방적 태도’를 가진 여성, 성폭력이 씻을 수 없는 피해가 아닌 여성도 피해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성폭력 피해/피해자 통념에서 벗어나는 사례들을 비롯한 근거를 더 많이 제시하고, 상호 합의에 기초하지 않은 성적 접촉을 폭력으로서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양형기준의 가중요서와 감경요소는 구분되어야 하며, 가중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감경영역이 아니라 기본 영역의 형을 선고하여야 합니다.
피해자 본인이 아무리 의사표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피해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여야 하고 법정대리인의 의사를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근거를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양형에 있어서 피해자 본인의 의사확인을 최우선으로 하고 의사를 확인 할 수 없으면 제3자의 용서를 이유로 형을 감경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각 요건들의 판단은 모두 판단자가 가진 관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사회적 존재로서 개인의 관점은 젠더에 기반한 차별의 영향속에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성폭력을 이해하고 이를 사건판단에 적용할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내용으로 발제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꽉 채운 2시간이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을 기반으로 피해자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판결이 늘어나기 위하여 양형사유의 내부적 기준마련, 성폭력 통념에 대해 교육하고 주기적으로 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 피해자다움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나서 피해자의 처지에 입각한 판단을 위해 법관개인의 관점 역시 젠더에 기반한 차별의 영향 속에 있으므로 이를 벗어나기 위한 부단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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