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백래시 한국사회, 혐오가 아닌 성평등을 이끄는 정치로’ 온라인 국회 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백래시 대응 범페미 네트워크, 정의당 장혜영 의워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공동으로 개최하였습니다.
이날의 발표는 ‘남성연대부터 신남성연대까지 : 프레임 전략 변화 양상’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효린 사무국장, ‘백래시 정치에 성평등을 고한다’ 라는 제목으로 한국여성정체네트워크 안소정 사무국장, ‘페미니스트, 교차하는 연대전략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으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황연주 사무국장이 맡아주셨습니다. 토론에는 ‘미투운동에 대한 백래시’라는 제목으로 상담소 신아 활동가, 여대페미니스트네트워크 W.F.N 권예원 활동가, 기본소득당 용혜인 활동가가 참여하였습니다.
상담소는 8월, 백래시 대응 범페미 네트워크에 집행단위로 결합하였는데요. 짧은 토론이었지만, 그동안 상담소에서 선출직 정치인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지원하고 대응해가며 마주했던 공격과 반발, 정치권에서의 방관 부추김, 미투운동 이후 찾아온 백래시에 역으로 이용되며 왜곡되는 ‘성평등’ ‘성차별’ ‘피해자관점’ 등의 반성폭력운동의 언어들에 대해 짚고자 했습니다. 백래시는 “사회정치적 변화에 대한 기득권층의 반발”이라고 정의됩니다. 미투운동이 고발한 것은 가해자 한 사람이 아니며 가해자가 속해있는 기득권이기도 합니다. 가해자 주변인들의 반발, 가해자에 대한 지지와 공감은 성폭력이 법제도적으로 인정받고 가해자가 처벌받는다고 해서 성폭력 문제 해결이 끝나는 게 아님을 보여줍니다. 특히 선출직 정치인에 의한 성폭 사건에서 대항해야했던 정치권력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공고한 기득권 중 하나였습니다. 미투운동은 사회를 뒤흔들었다고 평가되기도 하지만, 한 사건이 부딪히는 반발, 공격, 장벽을 실감하는 저희는 ‘정말 그럴까?’ ‘세상은 바뀐걸까?’ ‘기득권을 지키고 옹호하는 구조’는 바뀐걸까?‘ 되묻게 되곤 합니다. 특히 가해자의 권력이 정치권력일 때 반발은 더욱 거세고 피해자에 대한 공격은 집요했습니다. 하나의 세력을 이루어서요.
다른 발표와 토론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한사성에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디지털 성폭력과 여성혐오가 백래시의 자양분이 되어 새로운 여성폭력의 형태가 되어 가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한여넷에서는 성평등은 시대적 과제이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당을 막론하고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백래시를 일삼고 있는 정치권을 비판하였습니다. 한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신남성연대로부터 받고 있는 모욕적 공격적 문자를 6천개가 넘개 왔음을 공유하며, 국회내 유리천장이 깨져야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여대페미니스트네트워크에서는 연이은 총여학생회 폐지,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 성평등 기구 등의 문제를 통해 대학가 백래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미투운동 이후 우리가 기대했던 현실과 다르게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것은 이대남의 표심을 잡기 위해 ’페미니스트‘나 ’성평등‘과는 선을 긋는 정치권의 모습, 위력 성폭력 가해자를 지지하며 ’펜스룰‘을 일컫는 엘리트 스피커들의 모습, 신남성연대에 의해 이루어지는 혐오 폭력, 트집잡기에 지나지 않는 백래시 여론을 진지하게 받아 사과하고 조치를 취하는 기업 및 공공기관의 모습입니다. 저는 백래시의 주요한 성격중 하나는 페미니스트와 페미니즘을 무력하게 하는 시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맞서는 첫 번째 전략은 무력해지지 않게 모여 이야기 나누고 줄기차게 우리가 원하는 변화에 대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겠지요. 백래시 대응 범페미 네트워크가 발족한 이유이며 상담소도 함께 하는 이유입니다. 백래시로 떠들썩한 언론과 성평등과 거리가 멀어지는 정치권 모습에 무력해지지 말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행동을 멈추지 않는 한 세상은 바뀔테니까요!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신아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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