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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후기] 젠더폭력으로서의 스토킹, 이제는 '처벌' 가능해야 한다

 

2021년 10월 21일부터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약칭 : 스토킹처벌법)이 발표되었습니다. 첫 입법안이 생겨난 이후로 22년만의 발효입니다. <스토킹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 제정법률안> 이라는 피해자 보호법도 입법예고가 되어 있어 12월 21일까지 의견 수렴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토킹, 친밀한 관계 내 젠더폭력의 현실은 법의 제정으로 인해 주춤하기 시작했을까요? 2021년 11월 19일에는 전 남성애인이 경찰에 신고했던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 성격의 살인을 저지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참담함과 분노 속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 '스토킹 처벌법 시행기념 - 스토킹 피해자 보호와 지원 강화를 위한 입법과제' 가 11월 23일 진행되었습니다. 

[웹자보 내용 텍스트 소개]

□ 행사명 : 스토킹 처벌법 시행 기념 제32차 젠더와 입법포럼
□ 주제 : 스토킹 피해자 보호와 지원 강화를 위한 입법과제 
□ 일시: 2021년 11월 23일(화), 14:00~17:00
□ 장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
□ 주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회의원 정춘숙(더불어민주당)
□ 프로그램  
개회사 : 문유경(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정춘숙(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좌장 : 박선영(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표
스토킹 처벌법은 피해자를 보호하는가: 처벌법의 의의와 개선방안
박보람(법률사무소 비움 변호사)
스토킹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입법 방안
김정혜(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토론
김구슬(이화여자대학교 젠더법학연구소 연구원)
김현아(김현아법률사무소 변호사)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채명숙(여성가족부 권익보호과장)

 

이 날의 발제는 2021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로 진행된 김정혜, 박보람, 정다은(2021), [스토킹 피해자 보호, 지원 강화를 위한 법제화 방안] 연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박보람 변호사와 김정혜 부연구위원은 현행 스토킹 처벌법이 정의가 협소하여 '피해자 컴퓨터, 스마트폰 기기를 허락없이 열어보거나 계정에 기록된 정보를 감시하는 행위', 라든지 '피해자나 피해자 주변인을 사칭하여 계정 생성하거나 프로필 올리거나 글 게시하는 등 행위' '피해자를 촬영하거나 유포하는 행위' '감시한다고 알리는, 알 수 있게 하는 행위' 등을 포괄할 수 없음을 지적합니다. 

또한 신변안전조치 규정이 없고, 잠정조치의 효력상실의 예외, 보완 규정도 없고,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도 없는 상황입니다. 가정폭력처벌법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이거나 개선된 조항의 경우 적어도 해당 수준으로는 적용했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신변안전조치는 다른 범죄피해자, 신고자 보호법 등의 조항을 경유하여 적용받을 수 있지만, 현행 경찰의 '범죄 피해자 권리 및 지원제도 안내서' 보다 좁게 스토킹 사건 특칙이 마련된 것은 의아하고 아쉬운 점으로 지적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토론자로 참석한 김혜정/오매 활동가는 토론문에서 현재 스토킹 처벌법의 전체 프레임을 보면 스토킹 행위와 스토킹 범죄를 구분하고, 스토킹 행위의 상대방과 스토킹 범죄의 피해자 등으로 구분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러운 접근을 보이고 있고, 공권력 행사의 절차와 과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으나 지나치게 분절적이고 실효성이 적은 (짧은 임시조치 기간 등) 조치로 이루어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토킹 행위 역시 '물리적인 행위' 중심으로 젠더폭력을 인식해온 한계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도달하게 하거나, 사람이 진로를 방해하거나 서 있거나 따라다니거나 하는 식의 행위 규정입니다. 그러나 많은 피해자들이 '가해자가 너무 머리가 좋아서 그를 신고도 처벌도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표현하듯이, 피해자의 일상 전반에 대한 감시와 그루밍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을 포괄해야 합니다. 

 

현장 출동과 긴급응급조치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 방향이어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신고, 고소를 결심하고 그 결심을 지속해서, 처벌이 이루어질 때까지 수사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피해를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또 보고받고 처벌 의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가명조서 제도라든지, 피해자 법률조력 지원 제도 등이 촘촘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스토킹 등 친밀한 관계에서 피해를 입고 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열림터(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쉼터)를 이용한 분 중에 2주 가까이 피신처 외에 다른 곳으로 조금도 이동할 수 없이 두려움을 느끼셨던 분들도 있습니다. 자기방어훈련 등 최소한의 피해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또 친밀한 관계 외에도 학교, 직장에서 일어나는 스토킹 피해에 대해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고 조직의 도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기관, 회사, 군대, 학교 등 내규에서 피해자 지원 조항, 징계 조항, 예방 및 재발방지 조직적 대응 등을 규정하는 것 역시 보완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사진출처 _ https://www.kwdi.re.kr/plaza/photoView.do?p=1&idx=128675
사진출처 _ 트위터 검색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32차 젠더와 입법포럼] 스토킹 피해자 보호와 지원 강화를 위한 입법과제

자료집 다운로드 링크 https://www.kwdi.re.kr/research/seminarView.do?p=1&idx=128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