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호’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IDAHO는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and Transphobia의 줄임말로, 매년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뜻합니다.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신질환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것을 기념하며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날이 되었다고 해요. 한국에서도 매년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상담소에서도 무지개 깃발을 들고 함께 하였습니다.
투쟁대회는 여는 집회와 행진, 마무리 집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여는 집회에서는 다양한 의제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소수자 당사자 활동가들의 감동적이고도 힘찬 발언들이 이어졌습니다. 상담소 활동가들은 발언을 들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혼인평등 실현을 위해, 학생인권법과 트랜스인궙법 제정을 위해, 지역인권조례 확대를 위해 우리도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구호를 외쳤습니다. 발언 이후에는 퀴어아이돌 ‘Q.IX(큐아이엑스)’의 프로페셔널한 공연도 있었어요.
해가 뜨거웠지만 하늘은 맑고 바람은 선선한 날이라 행진을 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진행 단위의 탁월한 선곡도 우리의 신남에 한몫하였어요. 1999년 발매된 Festival(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부터 2015년 발매된 시스타의 Shake It을 거쳐 2022년 발매된 (여자)아이들의 Tomboy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진의 마지막즈음에는 라디오헤드의 Creep이 울려퍼졌는데요, 동료 활동가는 눈물을 찔끔 흘릴 뻔 하였답니다.
이어진 마무리 집회까지 신나고, 힘을 얻는 투쟁대회였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면 답답함과 분노가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차별사유에 ‘성별정체성’, ‘성적 지향 등’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기나긴 시간 동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주장으로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를 요구하는 조직적인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끝내 사랑은 차별을 이길 것입니다.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명제가 왜 이렇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멈추지 않는 변화를 위해 상담소도 함께 걷겠습니다!
<이 글은 법률팀 도경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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