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는 1991년 4월 문을 연 이후로
성폭력 피해에 대한 상담, 지원활동을 해 오고 있고요,
성폭력의 원인 및 대책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인간중심적인 성문화의 정착 및 여성의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상담소는 그동안 6만여 건의 상담을 진행해 오면서
'성명서'나 '보도자료'에 다 담아내지 못하는 수많은 일들을 보고, 듣고, 겪어왔습니다.
우리는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생존자분들이 겪는 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을 들었고,
가해자에게 너무나 미온적인 판결에 고소인와 함께 분노하기도 하였고,
'(술자리에 있었던 피해자가) 꽃뱀 아니냐' '(아동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경찰,검찰,법원의 시각과 싸우기도 하였으며,
처벌법이 아예 없는 스토킹 사건에 대해 폭력,협박,경범죄로 쪼개어 대응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극악한 폭력성이 부각된 성폭력 사건이나 아동에 대한 사건에는 함께 분노하지만
데이트 성폭력이나 직장 내 성희롱과 같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일상을 돌아보아야 하는 성폭력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많은 분들께
성폭력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일상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권력 차이와 위계 속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의 일상화가
곧 모두가 공분하고 마음 아파하는 '그 사건들'의 배경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나갔다 싶으면 곧 다음 사건이 크게 불거지곤 하는 성폭력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문제를 제대로 짚는 진단과 시간을 들인 노력 없이 쏟아지는 섣부른 정책들에 실망하기도 하고,
최고형을 사형으로 올리는 것보다 가해자 재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성교육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어떻게 잘 주장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고민들과 우리의 의견을 성명서로만 발표하고,
신문에서 보도해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지금과 같은 미디어2.0 시대에 얼마나 성의 없는 노력이었는가 하는 생각에
이렇게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제에 마음 아파하시는 여러분,
그리고 수 많은, 정말로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네티즌 여러분,
앞으로 이곳에서 풀어놓는 저희의 이야기에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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