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끌시끌 상담소

[후기] Meka 4기 12월 세미나: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후기] Meka 4기 12월 세미나: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일시: 2018.12.05.

참석 : , 이수, 민지, ,

 

125, Meka3번째 월례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푸른지식의 <이브프로젝트>, 다른의 <만화로 보는 성의 역사>, 푸른지식의 <악어프로젝트> 등 성()과 관련된 3권의 책을 읽은 뒤 섹슈얼리티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악어 프로젝트

 

남자들만 모르는 성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

토마 마티외 글그림 푸른지식 | 2016년 06월 01일 원제 : Les crocodiles




<악어프로젝트>는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길거리 성폭력 혹은 길거리 괴롭힘의 실상을 만화로 그린 책입니다. 허구적인 상상의 내용이 아니라 실제 증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인 만큼, 책을 읽는 내내 분노했고 한편으로는 두려웠습니다. 여성폭력과 혐오를 포함하여 여성이 받는 피해는, 여성이 되어보지 않는 한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악어프로젝트>는 수많은 길거리 괴롭힘의 예시를 보여준 다음, 이러한 가해행위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해와 피해가 없는 사회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러한 사회는 있을 수 없기에 가해가 이미 시작된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방안을 차선책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피해자 대처법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반응으로 나뉘었습니다. 첫째는 대처법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길거리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예방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법규를 제정하거나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둘째는 이미 가해가 시작된 경우에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실익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처법 중 하나는 가해자에게 이건 성폭력입니다는 말을 계속해서 하는 것인데, 이 방법은 가해자가 가해행위임을 인식하게 만들 뿐 아니라 피해자도 이것을 성폭력이라고 인지하게 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나의 권리가 침해당했음을 인지하고 방어한다는 것 자체가 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길거리괴롭힘 소멸 프로젝트: (NON)진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방어훈련은 자신의 몸이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깨닫고, 반사적인 행동을 훈련함으로써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만화로 보는 성sex의 역사


필리프 브르노 저/레티시아 코랭 그림/이정은 역 다른 | 2017년 11월 03일 원서 : The Story of Sex



<만화로 보는 성의 역사>는 섹슈얼리티에 관한 역사적 행보를 그린 책입니다. 여성의 성, 섹스, 수컷의 지배와 암컷의 노예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책에 등장하는 여성의 몸이 너무나도 획일적으로 그려졌다는 것이 한계가 크다 여겨졌습니다. 단적인 예로 남성의 몸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린 반면, 여성은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길쭉한 다리 등 정형화된 모습으로만 그려져 있습니다. 기득권 쪽으로 기울어진 성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듯합니다.

 











이브 프로젝트

 

페미니스트를 위한 여성 성기의 역사

리브 스트룀키스트 저/맹슬기 역  

푸른지식 | 2018년 01월 12일 


이번 세미나에서 가장 극찬을 받은 책은 <이브프로젝트>였습니다. “여성도 몰랐던 여성 성기에 대한 최초의 책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책이었습니다. 여성의 성기가 이 아닌 보지라는 것, 여성 음핵의 해부학적 구조, 남근숭배에 대비되는 보지숭배, 여성의 오르가즘, 월경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 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수많은 남성들이 여성의 성기에 ‘too much' (지나친) 관심을 가졌던 역사를 되짚어보며, 그들이 없었다면 여성의 성기나 월경에 대한 논의가 더욱 발전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장 폴 사르트르는 여성의 성기는 구멍으로서의 성기이기 때문에 채워져야 한다. 본능적으로 남성 성기를 호출해야하는 여성은 자신을 열등하다 생각하게 된다.(p.38)”는 말을 했는데, 당시 기득권 남성들이 여성을 어떤 식으로 생각했는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또한 간성을 타고난 신생아의 성별을 결정할 때, 의사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성기라면 여성의 음순으로 만드는 것이 더 용이하기 때문에 신생아를 여성으로 만들어버린다(p.44)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한 인간의 본질이자 정체성의 기반이 되는 성별을 이분법적으로 분류하고, 간성에 대한 고민 없이 수술의 용이함을 위해 아이의 성별을 결정해버린다는 것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은 월경의 과학적인 측면을 포함하여 월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월경이 여성의 치부처럼 되어버린 사회이지만, 최근 들어 우리 사회의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생리대 광고 중에서도 깨끗함이나 뽀송함 등의 이미지가 아닌, 호르몬 변화에 의한 스트레스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월경이나 성에 대한 개방성이 조금씩이나마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여성의 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라며 세미나를 끝맺었습니다.

 

이렇게 2018, 마지막 Meka 세미나가 끝났습니다.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3달 동안 페미니즘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페미니즘과 연대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은데, Meka에서만큼은 자유로운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을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연대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글은 본 상담소 회원소모임 Meka 4기 진 님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