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4월 15일(목) 오후 7시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회원소모임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이하 '페미말대잔치')" 4월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모임은 앎, 다운, 푸른나비, 명아, 지은지난 2021년 4월 15일(목) 오후 7시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회원소모임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이하 '페미말대잔치')" 4월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모임은 앎, 다운, 푸른나비, 명아, 지은, 보라 총 6명이 참여했습니다. 소모임 참여자 다운님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1월부터 페미말대잔치에 참여하고 있는 다운입니다.
4월 모임도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이번 후기에서는 제가 페미말대잔치를 신청한 계기와 매달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제가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게 된 때는 2017년 즈음이었는데, 여성이 당하는 억압과 차별에 관해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저의 일상에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독립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는데, 제가 가정 내 가부장제의 희생자임은 알았지만 앞으로 가족·친척들과 가깝게 지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가 당한 억압이라고는 밤길을 조심해야 하는 것과 가정 내 가부장제 두 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페미니즘이 말하는 더 다양한 억압에 관해 와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남성의 권력에 종속하는 여성이 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페미니즘을 깊이 있게 배우고 싶다고 느낀 이유 중 하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중·여고를 다녔는데 선생님들께서 시집만 잘 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공부를 잘해서 직업을 잘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인지, 성별 임금 격차가 난다는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성별 임금 격차가 난다"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런 건 없다"고 말해서 도대체 뭐가 맞는 건지 궁금한 마음에 ‘여성과 노동’이라는 대학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 수업을 계기로 페미니즘과 사회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저의 관점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여성 억압과 차별에 관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하고 더 공부하고 싶은데 어디서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던 찰나, 페미말대잔치 홍보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페미니즘 모임에 참여하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졌었는데, 페미말대잔치는 페미니즘을 잘 몰라도 알아가고 싶다면 참여할 수 있다고 하여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페미말대잔치에 처음 참석했던 1월이 떠오릅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성범죄자 남성들이 유죄가 나온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은 안 걸렸는데, 나는 걸려서 억울하다’라는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2월에는 ‘오빠’라는 단어에 관해서, 3월에는 성매매에 관해서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눴는데, 우리의 일상과 사회 속에서 다뤄야 하는 내용을 함께 토론할 수 있어 의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성기 삽입을 제외한 성매매는 가능하다는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된 것도 뇌리에 깊게 남습니다.
이번 4월에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 선거와 20대 남성들의 왜곡된 성인식, 그리고 ‘허버허버’, ‘오조오억’이라는 단어 등을 다뤘습니다. 『20대 남자』라는 책을 소개받았는데, 설문조사에 응답한 20대 남자들 중 다수가 성별에 따라 사회에서 가져가는 몫이 다른 것은 여자가 무능하고 남자가 능력이 많기 때문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허버허버’와 ‘오조오억’을 남성혐오 단어로 규정하고, ‘트페미(트위터+페미니즘)’라는 단어를 통해 트위터 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행위가 일종의 ‘문화’와 ‘유행’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페미니즘을 혐오하는 것에 동참하는 게 놀이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이 모임에 참여하기 전에는 페미니즘을 인터넷으로만 찾아보는 것이 외롭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어 매달 이 모임이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페미말대잔치가 이 불편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잘못된 세상에 잘못되었다고 함께 말하고 나눌 수 있는 우리의 공간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ZOOM이기는 하지만 페미말대잔치에서 만나는 분들과 친구가 된 것 같고, 거리는 멀어도 분노와 슬픔, 기쁜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뜻깊습니다. 다음 달에도 우리가 사회와 일상에서 겪는 문제들과 과거의 아픔들에 관해 말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에 4월 모임 참여자들이 추천한 도서와 만화를 공유합니다.
[도서]
1) 『20대 남자』
208개 질문으로 읽는 ‘20대 남자 현상’, ‘맥락이 제거된 공정’에 집착하는 90년대생의 등장에 관해 분석한 책.
2) 『불평등 트라우마』
사회 불안, 증가하는 정신질환과 스트레스, 지위 서열, 소득 불평등, 평등에 관한 책.
m.hani.co.kr/arti/culture/book/887887.html#cb
3)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왜 우리는 영혼의 반쪽을 찾아야 온전해진다고 믿게 된 걸까, 왜 일대일 이성애 연애만이 ‘정상’이라고 이름 붙여질까, ‘정상’ 규범은 어떤 얼굴을 비정상으로 만들어 지워왔을까. 폴리아모리, 비독점적 다자 사랑에 관한 책.
woman.donga.com/3/all/12/2144212/1
4) 『부장님, 그건 성희롱입니다』
왜 남성은 성희롱을 하고 있다는 사실, 상대가 성희롱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까? 남성들의 착각을 바로 잡아주는 성희롱 예방 필독서.
www.ajunews.com/view/20180523174622269
5) 『나는 아동 학대에서 아이를 구하는 케이스워커입니다』
작가가 본인의 경험으로 설계하고 실제 아동 학대 사례로 쌓고 채워서 완성한 에세이.
www.natv.go.kr/natv/program/programVodDetail.do?programId=1027&infoId=502402&pageIndex=1
[만화]
1) 네이버 웹툰 『도롱이』
유일무이 이무기 백정 집에서 태어난 권삼복! 처음으로 자연산 이무기와 마주하게 된다.
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37839
2) 네이버 웹툰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
숨쉬기 운동만 해본 직장인의 인생 최초 헬스 PT 도전기
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759457
3) 네이버 웹툰 『독신으로 살겠다』
말로만 듣던 35세 독신으로 살아지는가? 살아가는가? 애들은 가라~ 언니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폴리아모리를 다룬 만화.
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30312
4) 인터넷 웹툰 『요정이야기』
20살, 대학 1학년 소녀가 아이를 가지고 결혼하게 된 사연.
dillyhub.com/home/yojeong100/yojeong100
다음 모임은 5월 20일(목) 오후 7시 온라인 화상회의(ZOOM)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래 참여 안내에 따라 이메일로 참여 신청을 해주시면 담당자가 확인하여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페미니스트 아무 말 대잔치에 참여하고 싶다면? 올해 "페미니스트 아무 말 대잔치"는 월1회 여성주의 수다모임으로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진행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전 협의하여 다른 주 목요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회원 및 지지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오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셔서 신청해 주세요~
◆ 일정 :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상담소 사정이 있을 경우 협의 하에 일정 변경) ◆ 장소 : 신청자에게 별도 공지(*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온라인 ZOOM을 통해 진행) ◆ 문의 : 한국성폭력상담소 앎 (02-338-2890, f.culture@sisters.or.kr) ◆ 신청방법 : 성문화운동팀 이메일(f.culture@sisters.or.kr)로 다음과 같이 참여 신청서를 작성하여 보내주세요!
제목 : [페미말대잔치] 회원소모임 참여 신청 내용 : 이름/별칭, 연락처, 참여 동기
|
'시끌시끌 상담소 > 상담소 소모임 활동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기] 회원소모임 '내가반한언니' 4월 모임 : 우리는 팽크허스트보다 도덕적으로 나은 페미니스트! (0) | 2021.04.29 |
---|---|
[후기] 자원활동가들의 좌충우돌 유튜브 콘텐츠 제작기! (0) | 2021.04.27 |
[후기] 회원소모임 <페미니즘 신간 읽기 모임: 나는 싸우기 위해 읽는다> 2021년 3월 모임 (1) | 2021.03.31 |
[후기] 회원소모임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 3월 모임 (0) | 2021.03.29 |
[후기] 회원소모임 '내가반한언니' 3월 모임 : 2021년의 첫 문장들 (0) | 2021.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