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충남 공공도서관 성평등 도서 열람제한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공동진정 제기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발언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충남에서 성평등과 성교육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을 교육적으로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10종의 도서를 공공도서관에서 열람제한하는 조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요지를 설명하고,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이 사안의 연대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기자회견은 인권운동사랑방상임활동가이자,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인 몽님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법률위원회 소속이자, 희망을 만드는 법 변호사 김두나님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요지를 발표해주셨습니다.
[인권위원회 진정요지 발표 내용 정리]
1)시민들은 헌법상 기본권으로 문화향유권을 보장받는데, 진정인인 충남도민들은 해당 도서들을 공공도서관에서 자유롭게 열람하거나 대출할 수 없게 되면서 문화향유권을 침해당했음
2) 창작자들은 헌법이 정하는 표현의 자유와 창작한 예술품을 일반 대중에게 전시·공연·보급할 수 있는 예술표현의 자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람제한 조치를 당한 도서의 저자는 자신의 창작물을 대중에게 보급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음
3) 피진정인들인 충남도지사, 충남교육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도서관법 등 관련법에 따라, 국민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지식정보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발전을 지원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하는 책무를 짐. 그러나 충남도지사는 도서 열람제한 조치를 구체적인 법령상 근거없이 차별적인 의도하에 조치함으로써 오히려 진정인들의 문화향유권, 표현의 자유, 예술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였음. 또한 충남 교육감은 성평등과 성교육에 관한 내용을 담은 도서를 폐기하라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충청남도 내 공공도서관들이 어쩔 수 없이 도서들을 서가에서 제외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도의회에서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만을 했을 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 충남도지사와 충남교육감의 이러한 태도와 행위는 여성,아동,청소년,성소수자에 대한 불합리한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민원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거나, 오히려 이에 동조한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없이 성별, 성적지향을 이유로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임.
이에 진정인들은 이번 진정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촉구했습니다.
1)충남도지사는 공공도서관에서 열람을 제한한 10종의 도서에 대해 열람제한을 즉시 해제하고,
2)충남도지사와 충남교육감은 민원을 이유로 공공도서관에서 정당한 이유없이 성평등,성교육 도서가 폐기되거나 열람제한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직원에 대한 보호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하며
3)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도서관의 장서가 부당한 이유로 폐기 되거나 열람제한되지 않고 각 도서관의 독립적인 운영이 보장되도록 도서관 정책을 기획·시행할 것
이 사안은 충남지역에서 시민들이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제보하면서 처음 공론화되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대응활동을 통해 이 사안을 알리고, 비슷한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활동을 주도적으로 해오고 계신 이진숙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및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의 활동가님이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열람제한 사태의 경과 및 현황을 정리·발표해주셨습니다. 아래 더보기를 클릭하면 전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다음세대를위한학부모연대’가 충남교육청 산하 공공도서관으로 홍보물을 보내고, 찾아가서 성교육 성평등 도서, 특히 나다움 어린이책 선정도서를 치우라고 한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다학연은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섹슈얼리티’가 삭제되었고, 성적자기결정권이 강압 등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의미로 한정되었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는 세력에 의한 성혁명-성전환, 동성애 등-이 드디어 교육에서 삭제된 것이라 주장합니다. 따라서 교육청 소속 도서관에 성전환, 동성애, 조기성애화를 부추기는 책들이 있으면 안되며, 유해한 서적인만큼 어린이청소년이 볼 수 없도록 서가에서 빼라는 것이었습니다.
제보를 받고 차제연과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 상의하여 무단으로 특정 출판사의 삽화를 사용한 홍보물을 배포한 것을 출판사에 알리는 공문을 보내면서, 충남차제연과 차제연은 시민들과 함께 삭제하라는 책들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릴레이 성평등 책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책담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왜곡된 성인식을 깨쳐나가는데 이 책들이 큰 도움이 되고, 책이 주는 위로와 공감의 힘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유네스코의 포괄적 성교육이 어린이청소년뿐만 아니라 비청소년과 양육자에게 절실하다고 공감하였습니다.
책담회가 진행되는 중에 충남 서천군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다학연과 동일한 주장을 하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고, 시민 제보를 통해 공문, 전화, 방문 등으로 ‘성평등 도서를 빼라’며 도서관 사서에 대한 지속적이며 악의적인 괴롭힘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충남지역 도서관으로 걸려오는 항의 전화는 충남 주민이 아니라 전국에서 걸려 왔으며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하는데 충남교육청은 아무런 지침을 주지도, 사서를 보호해주지도 않아 부득이 서가에서 책을 빼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일한 일들이 충북에서도 진행되었고, 우리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였습니다.
7월 25일 충남도의회 본회의에서 한 의원이 어린이 유해도서 퇴출을 주장하자, 김태흠충남도지사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이미 도서관에서 해당 도서의 열람을 제한하도록 조치했다고 답변하였고, 김지철충남교육감 역시 검토하겠다는 답변으로, 차별과 혐오에 기반한 도서검열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충남차제연은 충남도지사의 답변에 대해 도지사는 도서 열람 제한의 권한이 없으므로 위법적 조치이자, 검열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 위반이며, 성평등한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침해하는 국제인권조약 위반임을 지적하였고, 문화연대,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도서관협회 등 관련 기관과 단체들은 근거없는 금서 지정 요구를 중단할 것, 일체의 검열 반대, 국민의 알 권리와 기본권 침해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잇달아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8월 1일 성평등 도서에 대한 금서 요구가 왜 문제인지 다루는 토론회가 많은 관심과 참여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토론회 이후 충남차제연은 혐오에 기반한 금서 요구에 도지사가 무슨 권한으로 도서 열람을 제한하는지 공문으로 질의했는데, 도지사의 답변은 질의 요지와는 상관없는 엉뚱한 답변 – 도서 보존을 위한 특별한 경우 해당 도서의 열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도서관 운영규정 –이었고, 충남교육감은 계속 ‘검토 중’이라며 괴롭힘을 당하는 사서를 보호할 방안도, 시민의 독서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관망만 하고 있습니다.
이에 8월 23일, 충남차제연 외 전국 133개 인권시민단체들은 충남도내 모든 공공도서관으로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공도서관에는 일체의 제한이나 검열이 없어야 하며, 더 다양하고 폭넓게 성교육 성평등 장서에 애써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금서 요구, 유해도서 주장은 이제 서울과 경기도 등 지방의회 의원들의 입을 통해 행정에 조치를 취할 것을 압박하고 있으며, 도서관 종사자들에게 과도한 자료 요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해도서가 아닌 함께 읽으면 좋을 도서로 자발적으로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특정 도서 업체에선 해당 도서 구매를 위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서점에서 사 볼 수 있는 책을 도서관에서 없애라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공적인 영역에서 차별과 혐오가 규제되지 않아 민주주의를 위한 광장인 공공도서관이 혐오의 먹잇감이 되고, 이에 호응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성평등과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습니다. 차별과 혐오를 바탕으로 한 특정 종교인들의 유해도서라는 주장은 용납될 수 없으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도서를 검열하고, 평등하고 자유롭게 책 읽을 권리를 빼앗는 행정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인권위 공동 진정에 짧은 기간 충남도민 300여분 이 넘게 참여해주셨습니다. 인권위에 요구합니다. 오직 인권을 기준으로 신속하게 판단해 주십시오.
당일 현장에는 청소년인권운동, 여성, 문화운동단체 활동가들이 함께하여 공공도서관 성평등,성교육 열람제한 사태가 왜 문제적인지 각 단체의 입장에서 발언하고, 공공영역의 책임을 방기하는 차별행정, 차별 정치를 규탄하였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난나 활동가는 어린이·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성평등 도서를 유해도서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린이·청소년을 더 위험하게 만들 뿐 아니라 어린이·청소년을 단지 가르치는대로, 주어지는 대로 배워야만 하는 존재로 두면서 결과적으로 권리의 주체에서 이들을 배제하기에 문제적이라고 발언했습니다.발언문 일부를 공유합니다.
“어린이·청소년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보여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만 이루어지는 논의도 문제입니다. 마치 한쪽은 보수적인 성교육을, 한쪽은 진보적인 성교육을 주장하는 것처럼 다뤄지곤 하는데요. 우리는 어린이·청소년을 단지 가르치는 대로, 주어지는 대로 배워야만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에 반대합니다. 어린이·청소년은 성적 자기결정권과 알 권리, 문화를 향유할 권리, 교육권을 보장받아야 할 권리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활동가 오은선님은 현재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열람제한 조치등에 대해 증언해주시면 차별적 행정지시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고,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한 이들에게 책이 가닿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발언문 일부를 공유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을 기점으로 어린이 도서관을 포함해 공공도서관이 5개가 있습니다. 제가 여기 나와 있는 성교육·성평등 도서를 대출하려고 신청을 하니 ‘예약중’으로 뜨는데, 예약이 2025년 12월 31일까지로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대출을 할 수 있으려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책이 비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나다움어린이책’으로 선정된 도서를 신청했더니, 아무 근거 없이 해당 신청도서가 반려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정치하는 엄마들’의 다른 활동가들이 매달 모임을 하고 있는데,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서 책을 읽고 싶지만 책을 구할 길이 없습니다. 사서에게도 직접 문의를 하는데, 사서는 그저 ‘위에서’어떤 지침이 내려왔다고 답변합니다. 그’위’가 어디인지를 물었더니 그것은 답변할 수 없답니다. 도서관 사서들에게 위에서 이렇게 행정지시를 한다면 사서는 능동적으로 도서관 운영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성적자기결정권과, 재생산 권리에 대한 왜곡된 주장에 대해 지방의회 의원들이나 고위직 공무원들이 동조하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고, 성평등을 후퇴시키는 차별행정, 차별정치이며, 이러한 사태는 차별시정에 대한 관점없음에서 기인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아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동은(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심의하면서 교육부가 지운 ‘성평등’ ‘재생산권’‘성소수자’ 용어에 ‘섹슈얼리티’ 용어까지 지워 의결했습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은 개정교육과정 시안이 “청소년도 본인의 결정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동성애를 ‘정상화’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충남지역의 한 의원은 청소년 성교육 교재가 유해하다면서 “낙태를 권리로 가르치는 심각성을 지니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금지의 원칙을 훼손하는 성소수자 혐오에 기초해 있고, 성적 주체로서의 청소년의 성적권리를 보장하기는커녕 보호라는 이름으로 청소년의 역량보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습니다. 또한 임신중지권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부정하고 있음에도 2022 교육과정 의결에 반영되었습니다. 또한 현재 학생인권조례 폐지 청구와 성평등, 성인권 교육 도서 열람 제한 상황에 계속해서 근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성평등을 후퇴시키고, 공공영역의 성평등 책임을 방기하는 이러한 차별 행정, 차별 정치는 무엇보다 차별 시정에 대한 방향과 관점 없음에서 기인합니다. 성평등, 성인권 교육 도서를 도서관에서 폐기/열람제한하라면서 조직적으로 민원을 넣는 보수개신교단체들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젠더와 섹슈얼리티가 성교육안에 들어기지 말아야할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자는 여자, 남자는 남자로 태어났고, 각 성별에 정해진 역할을 충실하게 다하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정상가족을 이루어야하고, 아이를 낳기 위한 성관계만이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치영역은 성평등 도서 금서지정을 정책에 반영하면서 결국 이들의 주장도 승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학자 김신현경님은 젠더는 ‘사회적 남성과 여성의 형성’을 뜻하고, 섹슈얼리티는 ‘우리가 성이라고 부르고 상상하는 모든 것의 사회적 구성’을 뜻하며 이는 일종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내가 누구인지, 나와 타인의 관계는 어떻게 맺어야할지, 나와 타인의 관계에 개입하는 사회적 영향력은 무엇인지, 그 영향력이 스스로를 부정하게 하거나 타인과의 관계를 왜곡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듭니다. 이럴때 필요한 정치의 역할은 차별의 구조를 인식하고, 그러한 앎을 바탕으로 지금 나와 우리에 필요한 좋은 질문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공간과 자원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충남 및 성평등 도서에 대한 금서 지침을 내린 지역에서는 공공도서관 내 성평등,성인권 교육 도서에 대한 일체의 검열 조치를 당장 철회하고 시민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기를 요구합니다.
박선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님은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이 가져다 주는 문제 중에 하나로 사회적 논의와 합의 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작동원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 열람제한을 요구하는 이들이 민원제도가 가지고 있는 취약함을 이용하여 근거 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고 이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는 정치의 문제도 함께 짚어주셨습니다. 아래 발언문 일부를 인용합니다.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이 가져다 주는 문제 중에 하나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작동원리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로 이번에 열람제한을 요구한 이들이 정작 지적한 도서들이 어떠한 이유에서 문제인지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토론보다는 반복된 민원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민원 제도가 가지고 있는 취약함과 정치적 국면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며, 자기 생각만 옳다는 식의 떼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짧은 시간 충남도민 300여명이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열람 제한이 된 ‘걸스토크’의 저자 이다 작가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이다 작가님은 인권위 진정참여요지에서 어릴때 자신에게 필요했던 책을 만든것이라고 밝히면서 어린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알고, 연애와 섹스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을 돕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아이들을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민원인들이 이야기하는 ‘조기성애화’프레임으로 자신의 책을 판단하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아래는 인권위 진정 참여요지 일부를 공유합니다.
“걸스토크는 제가 어릴 때 필요했던 책을 만든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는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책이 정말 드물었고 특히 소녀들을 위한 책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늘 답답하고, 궁금했습니다. 또 많은 실수도 했습니다. 누군가 시원하고 섬세하게 알려주는 언니가 있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모든 것이 처음이라 혼란스럽고 답답한 소녀들을 위해 쓴 책입니다. (중략)특히 여성 청소년들이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자신의 욕구보다도 남자친구의 욕구 때문에 두렵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관계를 서두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성에 대해 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 피임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많은 경우 나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남자친구를 위해 관계를 맺은 것을 후회합니다. 내 몸과 성에 대해 잘 알고 미리 생각하는 것이 이런 불행한 사고를 오히려 막아준다고 생각합니다.”
성평등 도서 열람제한 사태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지적해주셨듯이 페미니즘에 대한 낙인을 선동하고, 민원제도의 취약함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관철시키고, 이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영역에서 반영하면서 충남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 청소년이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대한 정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으로서 페미니즘에 접근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저의 청소년시기를 가만 떠올려보았을 때 학교에서는 제대로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에서 관계 맺기에 대한 지식은 전혀 교육의 주제로 다루어지지 않는 것이 매우 답답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때마다 저에게 실제로 도서관은 성에 대한 지식, 성평등에 대한 관점을 누구의 개입없이 자유롭게 습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책을 좋아하는 얌전한 학생이었던 저에게만 해당되는 사례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저처럼 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비청소년과 양육자들 모두에게 페미니즘과 성인권 교육이 가닿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후기는 성문화운동팀 동은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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