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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를 말하다

우근민씨와 제주도를 생각하며

 

전 제주도지사 우근민씨는 결국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공천부적격 결정에 대해서 3월 17일 재심신청을 했다고 하는데 안되었고, 결국 3월 19일 제주도에서 우근민씨는 민주당 탈당선언을 하고 무소속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제주도에서는 우근민이 여론조사 결과 1순위라고 언론보도가 많이 있네요. 

2002년에 있었던 우근민 전 지사의 성희롱 사건은 서울에 있었던 저에게도 꽤 시끌시끌한 뉴스였습니다. 기억하건데 그 성희롱 가해자가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이었을지도) 소속 지사였던 게 주목이 많이 되었던 듯 합니다.  여성운동가들은 (극)우파를 싫어하기 마련이어서 특정당(한나라당?)의 안티냐는 도식적인 오해도 많이 샀었는데, 제주에서 여성운동가들이 성희롱 가해자인 나름 민주, 진보쪽 정당 소속의 도지사와 싸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때의 사건일지를 지금 다시 읽어보면 얼마나 '정치적'인 공방속에 휩싸여 있었을지 안봐도 훤히 보이는 듯 합니다. 우근민 전 지사는 당시 성희롱 피해 여성직능단체 대표를 정치적 라이벌이 보낸 의도된 X맨이라고 규정하고(아마도 '정치꽃뱀' 정도로 부르고 싶었을까요) 그녀의 사진을 출력해 들고 다니면서 "이렇게 생긴 사람을 만지고 싶었겠어요?" 라는 저렴한 반박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성희롱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청한 여성운동가들 역시 정치적 라이벌을 지지하기 위해 일을 벌였다는 공격에 휩싸인 건 당연하고요.

당시에 대한민국에는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이 있어 피해자는 이 법에 의거하여 성희롱 결정, 시정권고를 내리는 여성부에 진정을 했고, 여성부의 행정처분에 대해 우지사 측은 항소, 상고하지만 2006년 대법원은 여성부의 판단이 문제 없다며 확정을 합니다. 우근민 전 지사측이 '검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성폭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그런데 그건 새롭게 폭로할 만한 그런 일은 아니고요, 직장내에서 학교에서 혹은 그 어느 공적인 장소라도, 상대가 누구라도 자신의 권위만 믿고 말이나 눈빛 대사를 다 동원해 성적인 스트레스와 위협을 주고야 마는 '성희롱' 문제가 지금 형사법상으로는 따로 규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 전 지사측이 검찰에서 받은 코멘트를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처럼 보증자료로 보여주는 것은 참 슬픈일이라 하겠습니다.

우 전지사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그 부인님께서 우시며 "우리 가족을 지켜달라"라고 하셨는데 그건 피해자도 하고 싶었던 말일 것입니다. 제주에서 자기만큼 도정을 깊이 구상한 사람이 없다고 했지만 제주의 도정, 제주의 미래, 현재 제주도지사를 할만큼 지명도 높은 인물이 없다는 문제에 대해서 고민스러웁지 않은 이 또한 없을 겁니다. 우 전 지사가 그동안 쉬면서 제주도 사랑을 깊이한만큼,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돌아보고 성찰해볼 시간은 없었던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지지난주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나랑과 제주올레길 답사를 하면서 배낭에 의견피켓과 천쪽지를 매달고 걸었습니다. 제주의 평화로운 길을 찾아간 많은 사람들, 제주에서 새로 살기로 결심하며 거주지를 옮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로부터 평화의 섬 제주에서 많은 현대사의 풍파를 겪으며 살아온 주민들이 계시지요. 그들의 마음은 어떤지, 무소속 우근민 후보는 선거운동기간을 맞이하여 "위기를 넘어 반드시 승리하겠다"를 좀 뒤로하고 많이 귀기울이며 배우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제주도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우근민씨도 부디 마음으로부터의 평화를 찾으시기를.

 

3월 14일 여성단체 민주당 공천반대 기자회견 후기 by 한국여성민우회 http://www.womenlink.or.kr/nxprg/board.php?ao=view&bbs_id=main_news&page=&doc_num=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