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도 잊게 한,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
10월 10일, 여성가족부의 성소수자차별에 분노하는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가 대한문 앞에서 열렸습니다.
페미니스트 듀오 난세2의 ‘언니 좋아’와 ‘성차별 이데아’가 크게 흥을 돋우며 시작한 궐기대회는,우주최강댄스듀오 이십팔(28)의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 페미니스트 무용수 권이은정의 아프리칸 댄스, 생활밀착형 비혼여성코러스 아는언니들과 게이코러스 지보이스(G-Voice)의 중창 등 최고의 공연이 함께했고!
장애여성공감 배복주 대표님의 여성가족부 규탄 발언! 가짜 성평등 격파하자!
흥겨움과 분노도 가득했지만 대전 부치 라라, 북경여성대회가 열린 95년에 태어난 쥬리, 공대 나온 트랜스여성 한희, 노동운동하는 레즈비언 이경, 60대 레즈비언 윤김명우, 그리고 화영&서연 님, 여섯 발언자가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모두 추위도 잊고 뜨겁게 경청하며, 웃음, 환호, 공감의 호응을 아낌없이 보냈습니다.
(...) 아마 이처럼 법적 성별 때문에, 또는 제 신체적 특징 때문에 여성임을 의심받거나, 심지어 부정당하는 일은 계속 있을 거에요. 그런데 여성가족부는 한술 더 떠 트랜스젠더 여성은 아예 여성이 아니라고, 트랜스젠더는 성평등의 대상이 아니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지금 말하는 대로 시스젠더/이성애 여성만이 여성이라면, 네. 저는 여성이 아닙니다. 아니, 만일 그것만이 유일한 여성의 기준이라면 저는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랜스 여성으로 살아왔고, 트랜스 여성으로 살아갈 저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 삶이 성평등 조례를 개정하라는 공문 한 장으로, 면담을 취소한다는 통보 하나로 삭제되고 무시될 수 있는 것입니까. 여가부는 무슨 권리로 이 많은 트랜스 여성의, 여성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입니까.
이런 질문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지는 그 날을 바라며 마지막으로 여가부에게 묻겠습니다. 나는 여성이 아닙니까?
"여성가족부는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들으라" - 대전 부치 라라
"사랑만으로는 부족해" - 북경여성대회가 열린 95년에 태어난 쥬리
"육십 평생을 사람으로, 여자로, 동성애자로 살아왔습니다." - 60대 레즈비언 윤김명우
우리는 여성성소수자이다. 여성이자 성소수자로서 인권을 보장할 책무를 국가에 요구할 수 있다. 우리는 성소수자들을 낙인찍고 차별하고 배제하고 혐오하도록 부추기는 성차별적 의식과 제도들에 맞설 것이다. 성차별에 맞서는 모든 행동들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행동과 한 편이 될 수 없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은 성평등이라 부를 수 없다. 성소수자의 인권 없이는 성평등도 없다.
우리는 질문한다. 여성가족부가 말하는 여성은 누구인가? 성차별은 무엇인가? 성평등은 무엇인가?
나는, 우리는 여성이 아니란 말인가?
여성성소수자 궐기선언 중에서
10월 10일을 위해 애쓴 기획단과,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성성소수자 궐기대회가 행복하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몸이 떨릴 정도로 쌀쌀한 날씨에도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말씨 하나하나에 집중해주신 참여자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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