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 책읽기소모임 <육식의성정치>
첫시간 _ 2017년 11월 13일(월) 늦은 7시반
장소 _ 한국성폭력상담소 1층 회의실
참석 _ 지연, 지은, 린, 옴, 세린, 한, 경주
참여자들의 말말말(후기)
첫 시간이었기 때문에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겠구나 생각해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각자에게 채식이나 성폭력과 같은 이슈들이 가지는 의미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르기도 해서 일상 속 에피소드들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서문에 소개된 내용은 책을 개괄하는 것이라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많았지만 앞으로 알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를 때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경청할 수 있었으면 하는 다짐을 하며 다음 책모임도 기대합니다! - 세린
혼자라면 도전하지 못했을 이 책을, 육식을 즐겨먹는 저에게 비판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나눌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서문에서 난해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해당 구절들에 대한 생각을 소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해되었어요.^^
본문 내용을 읽어볼 기대에 설레어요~ - 지은
"햄버거를. 먹으면서. 가정평화를. 이야기하는. 매맞는. 단체. 여성들의. 지지자들.채식주의를 자신들과 관련있는 분야로 인식하지 못하는 페미니스트들.죽은 동물로 만든 요리를 내놓는 평화운동가들"
"육식가들은 자신들이 생명을 먹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채식주의자들은 육식가들이 죽음을 먹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다양한 실천이 서로 연대해야 한다는 것. 나의 생각을 맘껏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 다양한 관점으로 폭력.육식.채식.동물권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지연
저자가 육식문제를 처음 생각하게 된 이야기, 누구와 공부하고 또 같이 살면서 실천하게 됐는지, 매맞는여성상담서비스 운동을 하면서도 이 책을 쓰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책모임에서는 고기와 여성 성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게 기억에 남아요. 여자가 "O고기를 먹는다"고 말하면, 그것도 처음 만난 모임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많은 사적인 욕망을 다 드러낸 사람으로 취급하거나, 여성적이지 않은 여자로 보거나, 남성문화에 동화되는 사람으로 보거나 한다는 것...
부재 지시대상 absent referent 라는 말은 며칠이 지나고 계속 남는 것 같아요. 고기와 살아있는 동물의 연결고리가 우리의 인식에서, 생활에서, 입맛 문화에서 완전히 끊어져버리는 것처럼, '성폭력'이라는 기표도 실제 살아있는 여성과 단절되어 인식되어서 평소 성폭력에 대해 분노하던 사람들도 실제 어떤 사안이 자기 주변이나 소속 공간에서 발생하면, 이해를 못하고 피해자의 말을 듣기 싫어하고 부정하고 비난하는 것 같거든요.
서문만 보자고 했지만 반도 이야기 못 나눴는데 앞으로도 기대기대 :) - 옴
첫 모임에 앞서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뒤로 하고 순대국을 한그릇 먹고 참석했습니다. 채식주의와 페미니즘과의 내적 연관성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6년전 본인을 "에코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 한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페미니스트는 많이 들어봤지만 "에코"페미니스트라니.. 당시에는 생소했지만 채식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환경과 동물 복지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이었죠.
서문을 읽는 동안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단상들, 사람들, 그리고 의문점들을 한가득 안고 참석한 모임은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가볍지만은 않은 생각들을 나누어서 좋았습니다. 일상에서의 육식문화가 우리 삶속에서 얼마나 지배적인지, 채식과 자본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채식만이 꼭 유토피아는 아니라는 점 등 본인의 삶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자는 육식에서 채식을 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합니다. 완벽한 채식주의자가 된 결정적인 것은 "윤리적으로" 정당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데요. 이 부분은 가치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추후 모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의식의 변화가 곧바로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자기성찰과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이번 모임을 통해 점점 페미니즘에 대한 깊이를 더해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경주
[잠깐, 소모임을 열기까지]
린 회원이 "읽어봤으면 좋겠어!" 하고 제안한 것을 "책읽기모임을 했으면 좋겠다!"로 알아들은 상담소 상근활동가 옴.
현재는 진행되는 회원소모임이 없었는데요, 회원참여활동이나 회원가입 등의 업무도 담당하고 있는 성문화운동팀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성폭력과 OOO.. 이런 주제는 참 많을 것 같아. 교집합과 합집합을 탐구하는 모임이 열려도 좋겠다"
"기존 회원소모임은 상담소에서 활동하고픈 회원한정 모임이었지만, 이것은 일단 주제 관심있는 분들께도 열면 어떨까?"
네 그렇게 '가부장적 권력, 고통, 억압의 구조' 에서 인간 여성에 대한 폭력과, 육식주의의 연관성을 살피는 이 책 읽기 모임이 열렸습니다. SNS와 홈페이지, 뉴스레터를 통해 알렸는데요, 첫 모임까지 신청해주신 분은 총 8분이었어요. 책이 절판된 상태이기 때문에 린 회원의 책을 스캔한 파일을 한분한분께 메일로 전달해드렸고요, 그렇게 첫모임 날이 되어 일곱 명이 참석했습니다.
[첫 모임의 진행]
합정역 김가네에서 기본김밥을 주문하고, 동물성 재료를 뺐는데요. 햄, 계란, 어묵, 맛살 무려 네개를 빼야했습니다. (김가네 김밥 만드시는 직원님과의 대화는 참 길었습니다 허허). 대신 당근과 오이, 우엉을 가득 넣었고, 참기름을 과하게 뿌려주셨습니다;;;; 상담소 활동가 리산이 깎아다 주신 사과와, 껍질째 먹은 맛있는 단감도...
7시반이 되어 서로 소개를 했어요. 왜 이 모임에 오게 되었는지, 자연스레 기대하는 것도 나누고요. 신기하게도 꽤 긴 얘기가 오가는 첫 인사였죠, 육식주의가 뭔가 주마등처럼 자신의 생각과 몸과 생활의 여정을 더듬게 하나보아요.
진행방식 소개를 했어요. 린은 발제문을 써놓은 것이 있지만, 서로 느낀 점을 편안히 이야기하기 위해 '내가 나누고픈 구절 3-5개 밑줄치기' 해온 것을 자연스레 나누기로.
텔레그램 방을 만들기로 했어요. 책 파일도, 후기도, 소식도 나누도록. 카톡은 예전 파일이 삭제되고, 나중에 들어온 멤버가 윗 대화를 볼 수 없어서 말이죵.
서문을 놓고 첫 모임을 시작했는데요, 모두 서문을 읽어왔고요. 앞부분부터 보면서 '내가 밑줄 친 구절'이 있는 사람들이 짚어가며 이야기를 꺼내면 함께 이야기나누고, 또 다음 밑줄을 찾아 넘기는 방식. 그러나 한 구절에 오래 머물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으므로 (물론!!) 서문을 다 이야기하지 못하고 반까지 했어요.
마치고 후기를 서로 써서 모아 나누기로 하자, 비와 천둥 번개가 쏟아졌습니다!!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지하철 - 버스 - 택시 - 등등을 생각해보다가, 우산이 유일하게 있던 세린이 뛰어가 편의점에서 임시 우산을 신청받아 사와 무사히 길을 모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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