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혹은 내가 경험한 것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성폭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성폭력이란
내가 원치 않았는데, 남성의 성기가 여성에게 삽입되는 강간피해와
신체적 접촉이 있는 성추행, 성적인 희롱 등이 모두 포함 됩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입은 피해라면 범인을 몰라서,
아빠와 오빠 혹은 동료와 같은 가까운 사람에게 입은 피해라면 너무 친밀해서,
술을 마신 상태이거나 잠에 취한 상태였다면 기억이 또렷하지 않아서
지구대에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인지, 가까운 친구에게 먼저 알려야 하는 것인지,
정신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떠도는 기억에
성폭력피해자를 지원하는 원스탑지원센터라는 곳이 있다던데 거기를 먼저 가야 하는 것인지,
증거를 위해서 속옷도 보관하고 샤워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하지만 이런 생각조차도 쉬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할까요?
그렇습니다. 전화가 있습니다.
전화 하세요.
전국 각 지역에 성폭력상담소들이 있는데 대부분 오후5시 이후로는 상담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성폭력이 발생한 시간이 오후 5시 이후라면 1366을 눌러 상담을 하세요.
그리고 오후 5시 전이라면 지역에서 가까운 상담소에 전화를 하면 됩니다.
인터넷으로 집에서 가까운 상담소를 찾아도 좋고,
찾기 어렵다면 1366에 전화해서
(집이 마포라면) “마포에서 가까운 성폭력상담소가 어딘가요?”라고 물어보면 됩니다.
그러면, 당장 지구대에 신고를 하는 것이 좋은지,
원스탑지원센터를 바로 가는 것이 좋은지,
상담을 통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좋은지 등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가 많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이 ‘상담소에 전화를 너무 늦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데 잘 안되서,
이미 가해자와 합의를 했는데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어차피 술을 마셔 기억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서,
경찰이 가해자 편인 것 같아서 싸우기만 했는데 상황이 더 안 좋아 진 것 같아서와 같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상황에서 상담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은 경찰도 예전과 다르다고 하고,
정의는 피해자의 편이니 뭔가를 하더라도 사람들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도와주고 지지해 주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는 반반입니다.
현실인 것이죠.
그러니 막상 혼자서 뛰어들다 보면 발생하는 문제가 더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선 전화로 성폭력전문상담소와 상담을 하세요.
친구 혹은 데이트 상대와 상담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마음처럼 현실적으로 피해자를 도와주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히 마음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성폭력피해를 경험한 뒤 이를 처신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들을 풍월로 피해자를 지지하거나 비난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는 부정확한 정보들이 활개를 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성폭력피해가 발생했거나
혹은 내가 경험한 일이 성폭력피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을 때
성폭력피해를 경험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경험이 있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폭력피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만들고 노력해본 경험이 있는 상담자들과 우선 상담하기를 권합니다.
상담자들이 만능이고, 상담만 한다고 사건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의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최선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지? 에 대한 고민은 그 다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상담전화 : 02-338-5801~2 / 오전 10시~오후 5시)
전국 여성긴급전화 1366 (오후 5시 이후 혹은 집에서 가까운 상담소를 알고 싶다면 전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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