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이하 '페미말대잔치')는 앎, 메릿, 고유, 두라, 지은 이렇게 다섯 명이 도란도란 ZOOM에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2022년 4월 19일(화) 저녁 7시부터 10시를 넘어서까지 항상 그래왔듯이 열혈 정예 멤버들끼리 열정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유독 여성주의 영화와 책 소개가 많은 날이기도 했는데요, 어떤 추천들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직접 참여하시면 생생한 현장을 실시간 몸소 느낄 수 있어요(모임 홍보 대사 수행중~) 후기에는 약간의 거름망을 쓰기 때문에(솔직+발칙 수다 포함) 진짜 리얼 비하인드 토크는 참여자만이 누릴 수 있다는 아쉬운 소식을 전합니다... ㅠ.ㅠ
'이 모임, 어라? 좀 끌리는데' 싶으면 어여어여 신청해주세요~~ 페미니스트만이 참가 조건도 아니고요~ 이 글을 쓰는 저도 아직 페미니스트는 아니랍니다ㅎㅎ 방구석에서 수다떨듯이 편하고 부담없는 공간입니다(라고 열과 성을 다해서 모임 극찬중~)
그럼 이날의 모임 얘기로 돌아와서 도서와 영화 공유부터 해보겠습니다.
앎님의 추천 도서 『더 파이브』는 1888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해 끝내 잡히지 않은 범인을 신비롭게 다루거나 심지어 미화하는 기존의 서사에서 벗어나서 피해자들의 삶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부제도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입니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들이 '매춘부'라고 단정짓고 제대로 수사조차도 안 했다는데, 유가족 인터뷰 등을 통해 피해자들이 사실은 길거리에서 노숙하던 빈곤 여성들이라는 것을 이 책은 밝히고 있습니다. 남성 보호자가 없는 여성들은 '문란'하고 '매춘부'일 것이라고 짐작하여 왜곡되게 알려졌다니 빅토리아 시대 영국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하네요. '문란'하든 '매춘부'이든 그것이 살해당할 동기는 전혀 되지 않는데, 마치 유영철이 성판매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았던 게 떠올랐습니다
핼리 루벤홀드 『더 파이브』 http://aladin.kr/p/pfId4
앎님은 뮤지컬 <리지>와 연극 <눈을 뜻하는 수백가지 단어들>도 추천하셨어요. <리지>는 '리지 보든 사건'이라는 미국의 미제 사건을 소재로 여성 배우 4명만 등장하는 락 뮤지컬이라고 합니다. 친족성폭력을 담은 노래 가사가 인상적이었다고 해요. <눈을 뜻하는 수백가지 단어들>은 1인극으로 여성 배우 혼자서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여성신문) 죽을 바엔 죽여주마! 스스로 구원하는 여자들의 뮤지컬 ‘리지’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1633
관련 기사(한국일보) 삶을 이루는 수백 가지 우연들, 그 경이로움을 만나는 연극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32309410004976
다음은 저의 추천 영화 <레벤느망>입니다. 196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의 선택을 감행하며 우여곡절을 겪는 원작자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스포를 함부로 발설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 보니 느낌 위주로 얘기해야 할 듯 합니다
영화에서 눈뜨고 마주하기 힘든 장면들도 있어서 저에게는 스크린을 응시하는 것조차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무책임하고 한숨 나오는 남성들도 등장하는데 현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캐릭터들입니다ㅎㅎ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보고 성찰했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임신중지가 합법화되기까지 수없이 많은 여성들의 고통과 싸움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오드리 디완 <레벤느망>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3217
아니 에르노 『사건』 http://aladin.kr/p/mMSjV
메릿님은 오디오북을 자주 구입해서 들으시고 원서로도 읽으신다고 해요. 매번 원서를 추천해주실 때마다 제목을 제가 못 알아들어서 다시 묻곤 합니다ㅎㅎ
Therese Oneill 『Unmentionable: The Victorian Lady's Guide to Sex, Marriage, and Manners』 http://aladin.kr/p/sUW8p
고유님의 추천도서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는 상담소에서 번역, 발간한 책입니다. 줄친 부분이 많을 정도로 시원하게 얘기해주는 내용이 많았다고 합니다. 저도 책꽂이에 있고 모임 멤버들도 익히 알고 있는 책이어서 더욱 반가웠답니다~
로빈 월쇼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http://aladin.kr/p/rGf8d
그 밖에도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언급 되었는데요, 나머지는 후기 하단에 목록을 정리해두겠습니다.
한참 서로 추천 작품을 소개하다가, 소개팅으로 화제 전환이 되었어요. 소개팅 어플을 통한 화났거나 황당했던 경험담들을 주저없이 나누었습니다. 패턴들이 비슷하다보니 이걸로 성희롱 사례 분석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일단 소개팅이나 데이트 어플은 남성들이 잠자리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들도 본인과 유사한 목적일 것이라고 함부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섹스 파트너를 찾는 게 비난받을 일은 당연히 아니지만 상대방도 나의 목적과 동일한지 조심스럽게 탐색해야 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성적 대화를 남발하고 섹스 제안을 멋대로 하는 건 문제이겠죠. 특히 상의 탈의 사진 등을 올려놓고 몸매를 과시하는 남성들은 여성들 누구라도 본인과 성관계를 원할 것이라는 '몸부심'이 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 보내준답시고 뜬금없이 성기 사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고 대화조차 통하지 않는 답답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대화를 원하면 어플에서 결제를 유도하기도 하고요. 성별부터 여성 또는 남성으로만 선택하게끔 되어있는 어플이 대부분이고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할수 있는 통로가 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네요. 어떤 어플은 가입시 가치관 설문조사를 하여 선택한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끼리 매칭을 시켜준다는데 과연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결혼정보회사 중에는 채식주의자, 비출산을 원하는 사람들끼리 매칭해주는 곳도 있다는데 뭔가 트렌드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이어서 문경시에서 작년 추진한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프로젝트를 성토하는 얘기도 오갔습니다. 농촌의 인구증가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라는 명분하에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만남을 추진했다가 반발때문에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정부 주도로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는걸 이날 처음 알고 황당했습니다.
이외에도 '남성은 왜 성기의 크기가 곧 여성의 만족도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성적 대화를 열띠게 하는 그야말로 아무말대잔치를 벌였으나, 소모임에서는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제이므로 자세한 건 후기로 밝히기보다 참여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마무리 지을께요ㅎㅎㅎ
일상의 에피소드부터 야한(?) 토크까지 즐겁고도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후기는 본 소모임 참여자 지은님이 작성하였습니다.>
그 밖에 4월 모임에서 언급된 작품 목록
■ 도서
장화·불가살이·김민지·정인·희망·최예원·엘브로떼·명아·푸른나비·평화·조제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http://aladin.kr/p/u4224
김하나·황선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http://aladin.kr/p/g4QEB
추혜인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http://aladin.kr/p/MyNJM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http://aladin.kr/p/GLTlO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http://aladin.kr/p/BP8D1
부너미(정현주·김은희·이소리·도이·은파도·제랄드·니나·이성경·김우림·유지은·은주)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http://aladin.kr/p/yN9YU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에브리바디플레져북』 https://link.tumblbug.com/5GvEF0MxSpb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https://link.tumblbug.com/GHsBLAzxSpb
■ 영화
박이웅 <불도저에 탄 소녀>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3127
브라이언 맥긴·로드 블랙허스트 <아만다 녹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5931
제이 로치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 선언>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6058
■ 공연
뮤지컬 <유진과 유진>
관련 기사(경인 일보) 아동 성폭력의 민낯 풀어내… 돌아온 뮤지컬 '유진과 유진'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20420010003892
2022년 정기 일정은 매월 세번째 화요일 저녁 7시-10시입니다. 다음 모임은 2022년 5월 17일(화) 오후 7시에 온라인 ZOOM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참여 안내에 따라 이메일로 참여 신청을 해주세요. 담당자가 확인하여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에 참여하고 싶다면? 올해 "페미니스트 아무말대잔치"는 월1회 여성주의 수다모임으로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진행하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전 협의하여 다른 주 목요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회원 및 지지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오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하셔서 신청해 주세요~ ◆ 일정 :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10시 *다음 모임은 2022년 5월 17일(화) ◆ 장소 : 신청자에게 별도 공지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온라인 ZOOM을 통해 진행 ◆ 문의 : 한국성폭력상담소 앎 (02-338-2890, f.culture@sisters.or.kr) ◆ 신청방법 : 다음 구글 설문지 작성 https://forms.gle/WVcNJwHW22wX2Cbw6 또는 성문화운동팀 이메일(f.culture@sisters.or.kr)로 다음과 같이 참여 신청서를 작성하여 보내주세요! 제목 : [페미말대잔치] 회원소모임 참여 신청 내용 : 이름/별칭, 연락처, 참여 동기 * 담당 활동가가 참여 신청서를 확인하면 1주일 이내로 이메일 답장을 드립니다. * 신규 참여자에게는 모임 당일에 문자로 참여 안내를 보내드립니다. * 1회 이상 모임에 함께한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경우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를 보내 페미말대잔치 단톡방에 초대해드립니다. 이후 단톡방을 통해 참여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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