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경희-씨티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연주입니다. 인턴십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출근 날이 다가오고 있네요. 윤상 선생님이 퇴임하시기 전에 인턴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블로깅하라는 지령을 내리고 가셨었는데요, 전체적인 활동 소감은 다른 인턴인 보미 씨가 써 주실 것이기 때문에 저는 수요시위 참여를 중심으로 수요시위 보고 겸 소감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상담소는 지난 2월 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 1008차 수요시위에 참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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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는 ‘바위처럼’ 노래를 힘차게 부르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정대협 김동희 사무처장님이 경과보고를 해 주시고, 상담소에서 준비한 문화공연을 시작하였습니다.
문화공연은 ‘개똥벌레’를 개사한 노래를 다 함께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일본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을 구호로 외치고, 격파 퍼포먼스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개똥벌레’를 개사한 노래에서 우리는 외면만 하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면서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구호로 우리들의 요구사항을 다시한번 큰 소리로 외친 후, 야심차게 준비한 격파 퍼포먼스가 시작됐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써져 있는 격파판을 보미 씨를 시작으로 자원해주신 참여자분들이 하나씩 격파해 주셨습니다. 다들 격파를 많이 해보셨는지 능숙한 솜씨로 시원하게 격파해 주셔서 모두들 속이 후련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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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 시간에는 상담소의 조화, 란 선생님, 서울시립대의 IVF동아리 학생들, 또 저 멀리 충북에서 온 옥천고등학교의 김수연 학생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번 시위에는 항상 시위를 함께해 주시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충북 보은에서 오랜만에 먼 길을 오신 이옥선 할머니가 참석하셔서 시위에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백미순 소장님의 낭랑한 성명서 낭독을 끝으로 제 1008차 수요시위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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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 기획은 처음으로 상담소에서 책임지고 맡아서 한 일이라 그런지 의욕적으로 즐겁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기도 했었는데요, 끝나고 나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뿌듯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직접 수요시위에 참여한 것은 지난 1월 달에 수요시위 준비를 위해 제 1004차 수요시위에 간 것이 처음이었는데, 이런 제가 직접 수요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기획하고 또 사회를 보는 기회도 갖고, 정말 상담소에 인턴으로 근무하지 않았다면 생각도 못했던 경험들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수요시위를 준비하면서 그 동안 생각만 했지 참여하지는 않았던 내 자신을 많이 반성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참여와 행동이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달았습니다.
수요시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참여한 많은 어린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그 중에서도 수줍게 나와 또랑또랑하게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던 앳된 얼굴의 김수연 학생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평화비를 지키신다는 할아버님도 기억에 남습니다. 매일 나오신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했는데, 추운 날씨 탓에 건강이 상하시지는 않을 지 걱정이 됩니다.
시위가 진행되는 미동도 하지 않았던 일본 대사관에 대한 아쉬움도 남습니다. 그들에게는 수요시위가 무시하면 되는 그날 하루의 거슬리는 의례적인 행사 쯤으로 취급받는 듯한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권고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일본정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줄까하는 막막한 마음도 들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요구한다면 할머님들의 한이 풀릴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오리라고 믿습니다. 다만, 그 날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일본정부는 모든 증인이 사라질 날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후에도 우리들이 할머님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이어나가리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할머님들의 바람이 이뤄지는 그 날을 위해
항상 할머님들을 뒤에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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