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8일 저녁, 경복궁 근처 황두진건축사사무소의 교육관 목련홀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이 주최한 "성폭력 가해자를 말한다"_『괴물이 된 사람들-아홉명의 아동 성범죄자를 만나다』(원제: Not Monsters, 패멀라 D.슐츠 저. 권인숙 외 역. 이후. 2014) 번역˙출간 기념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올해 7월에 출간된 『괴물이 된 사람들』은 아동성폭력 대응지침서『당하지 않겠어』에 이은 부설연구소 울림의 두번째 번역도서입니다. 이 책은 아동성폭력 피해자이기도 한 저자, 패멀라 D. 슐츠가 5년 동안 미국 내 교도소에 수감된 아동성폭력 가해자들을 인터뷰하고 분석한 연구결과물입니다. 울림은 성폭력을 어떻게 예방하고 대응할 지 논의하기 위한 가해자연구의 필요성을 공감하며『괴물이 된 사람들』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은 어떻게 성폭력가해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연구자의 진솔한 고백으로 시작됩니다. 다른 아홉 장에는 아홉 명 가해자의 생애사를 인터뷰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책 전체를 통틀어 저자는 반성폭력 사회문화를 위해 가해자 연구가 왜 필요한지를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왜 가해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가.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과제를 주는가.
가해자 연구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서는 이번 북토크에서 가장 뜨거운 논점이 되었습니다.
북토크의 좌담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의 소장이신 권인숙 선생님이 사회를 맡아주셨습니다. 좌담자로는 성폭력가해자 연구의 전문가이신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이임혜경 소장님과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님이 자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이수정 교수님은 『괴물이 된 사람들』의 구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저자인 패멀라 슐츠의 인터뷰가 심도 있고 배려 깊게 진행된 것이 독자에게 주는 감동이 크다고 보셨습니다. 본인도 오랜 시간 가해자를 만나고 성폭력 연구를 해 온 연구자로서 가해자의 생애에 대한 분석의 필요성에 공감하셨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미국에서보다 남아성폭력에 대한 논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남성 피해자의 경우 자신의 피해경험을 발설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에서 해소할 수 없는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가질 수 있고, 이것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재생산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정부는 이미 차세대 전자발찌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괴물이 된 사람들』이 보여주듯 자존감이 낮고, 삶의 의지가 빈약한 가해자가 자기를 성찰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좌담 후에는 북토크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이 질문지에 의견과 질문을 나눠주셨습니다.
성폭력피해상담이나 예방교육을 하시는 활동가분들과 학교 선생님께서도 참석하셔 현장의 깊은 고민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저희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와 부설연구소 연구원들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가해자연구를 이뤄갈지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생각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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