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담소는 지금

진상퇴치 비법수행 갸갸갸 5주의 기록

진상퇴치 비법수행 갸갸갸 5주의 기록





여성/소수자를 향하는 일상의 폭력은 크든작든 두려움을 남깁니다. 이는 사회적.신체적 자신감과도 관련되지요.


진상퇴치 비법수행 갸갸갸는 이러한 길거리괴롭힘, 성폭력, 성희롱에 대응하고자 하는 분들 누구에게나 열린 자기방어훈련 프로그램입니다.


3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3명의 강사님과 진행된 갸갸갸 5주의 기록을 사진과 참여자 후기로 전합니다.

(운동회는 5월 28일이에요.)




3월 8일 최하란 선생님



일어나기, 달리기, 중재의 제스쳐, 손으로 막기, 안아서 붙잡으려는 공격 막기를 연습해보고

손으로 막는 동시에 타격하거나, 손과 발로 다양하게 타격하고 치는 연습을 하였어요.

가벼운 동작부터 강한 동작까지 차근차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이 가장 좋아한 것은 발차기! 스트레스도 뻥-!

크라브 마가 (Krav Maga) 를 아주 조금 맛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정건 선생님이 손과 발로 타격하는 훈련을 할 때 도움을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3월 22일 고재경 선생님


공격성의 스위치를 켜보았어요. 

진상에 대응하는 마음의 용기를 키워보기 위해 노려보기와 욕하기로 준비의 시간을 갖고

공 주고받기로 몸풀기를 한 뒤 민첩하게 일어나기, 달리기, 치기, 피하기를 무한반복

마지막은 대중교통 성추행 상황극으로 진상에게 짧은 말과 눈빛을 쏴주었죠. 

소리치고 분노를 발산하느라 이안젤라홀이 떠나갈 뻔했던 너무나 열정적 시간……





▲4월 2일과 30일은 김기태(류운) 선생님


2014년에도 함께했던 김기태 선생님은 ASAP 프로그램의 4대 동작,

즉 밀기, 당기기, 비켜돌기, 주저앉기의 4가지 동작을 중심으로

참여자 간 연습, 강사님과의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질의응답을 통해서 깔리거나, 머리채를 잡히거나, 두 사람이 양옆에서 잡았을 때의 상황도 연습해보고,

4월 30일에는 넓은 공간 (이화여대 체육관)을 이용해, ‘붙잡으려는 상대에게서 벗어나 문 밖으로 나가기’도

해보았습니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진상을 밀치거나 당기라고 외쳤지요.

열정을 다해 수업을 진행해주신 김기태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4월 9일에는 사격장에 가서 ‘진격의 사격’을 했어요.


공기총(장총)과 권총(단총)을 처음 잡아보고, 심호흡으로 몸의 떨림을 줄이면서 과녁에 집중했던 시간!

실탄사격을 해보고 싶은 참여자들은 실탄사격도 해보았어요.

온몸으로 전해지는 큰 소음와 반동이 낯설었지만 뜻밖의 사격재능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4월 30일에 참여한 두 분께서 후기를 보내주셨어요.


우리가 성폭력 대처방법을 논할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조언은 보통  그냥 당하는 수 밖에 없다. 회피할 수 있으면 회피해라. 원하는 것을 들어줘라. 늦게 귀가하지 말아라.’ 하는 것들입니다.


 가해자에게 하지말라는 소리를 하기는 커녕, 피해자를 철저한 약자의 시선으로 보고하는 이런 말들은 오히려 피해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저항도 못하도록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상황에 직면했을때나, 심지어 평범한 일상생활에서도 약자는 스스로 자신의 생활-행동반경을 통제하고, ‘나는 무력하니 조심해야한다.’라는 생각의 틀에 갇히게 됩니다.

 
이번 갸갸갸 시간에는 이런 막연한 대처보다, 누군가 나를 뒤에서 안으려할 때 처럼 실제적인 상황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배웠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저는 제 스스로가 자기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몸은 조금 고되었지만, 막연한 무력감으로 공포에 떠는 것 보다, 현실적으로 상황을 직시하고  행동하여 위급상황에서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큰 것 인지를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_근육통이 찾아왔지만 개운한 시간이었다고 말씀해주신 참여자, 
찌 님


저는 폭력을 당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컸어요. 밤길에서든, 혼자 여행을 가든.. 생각해보니 제가 폭력 상황에 처하면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고, 몸에 힘도 없는 것 같고, 스스로가 무력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나를 지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마침 '갸갸갸'를 보고 망설임 없이 신청했어요.


역시, 잘 왔네요. 구체적인 상황에 들어가서 온몸을 움직이며 그 감각을 익히다보니 어느새 쪼그라든 마음도 쫙 펼쳐져 힘차게 밀고 당기고 휙휙 날아다니는 것 같았어요. '내가 중심이 되어 주도권을 쥐고 상황을 만든다. 작은 행동으로 조금씩 바꿔간다.' 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깊이 와닿았어요. 주먹을 쥐고 되새겨봅니다. ㅋㅋ 멍든 무릎과 후들거리는 팔을 느끼며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몸의 근육을 뛰어놀게 하고 싶어요. 몸으로 주도권을 잡는 경험이 이렇게 신나는 거였다니..! 이거 더 해요! 각 동작이 몸에 익도록 연습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_뻐근한 몸으로 행복을 느끼며 후기를 보내주신, 익명의 참여자 님




여성과 소수자가 보다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일상의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자기방어훈련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수시로 찾아옵니다.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