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했던 8주간의 인턴 후기
2016년 하계인턴 장영지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부터 같이 시작됐던 인턴활동이 벌써 끝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상담소 입구도 몰라 헤맸었는데, 8주간 드나들었던 상담소 입구와도 안녕을 고할 때가 됐네요. 첫 출근 날, 여기저기서 울리는 전화 벨소리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담소 틈에서 정신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이런 상담소의 모습에 익숙해지니, 아쉽게도 인턴활동이 끝이 나네요. 8주 동안 여러 가지 활동들을 많이 했는데, 상담소 외부에서 한 활동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먼저, 7월 14일에 제 10차 EGEP(이화 글로벌 임파워먼트 프로그램) 오픈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포럼은 14일, 1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저는 14일 13:30-15:00에 진행된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여성 NGO 활동가들이 참석했는데, 자국에서 억압받고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지적하였습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차별받고 폭력당하는 여성들 이야기를 들으니, 세계적으로 여성인권이 낮은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탈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많은 여성 활동가들을 보니, 짧게나마 상담소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제가 괜히 뿌듯해지기도 했던 하루였습니다.
7월 15일에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학교 성교육 자료 보완 및 표준안 운용실태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했습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는데, 이를 둘러싼 토론이 매우 활발하게 이어졌습니다. 이 과열된 현장에 직접 다녀온 후기를 블로그에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인턴활동을 하며 세 번의 기자회견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7월 27일에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추모참여자 인권침해 집단소송 기자회견과 여성대상범죄대책 전면재검토와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7월 28일에는 유명연예인 박OO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제대로 된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기자회견에 가기 전, 척님과 함께 다양한 피켓을 제작했던 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직접 피켓문구를 생각하는 것부터 피켓제작 완성까지 즐거운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8월 10일에는 제 1243차 수요집회가 있었습니다. 정말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2000만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이번 수요집회를 위해 모였습니다. 사실 위안부 문제에 관심은 많으면서도 직접 수요집회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라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도 훨씬 많은 학생들을 보고 이제껏 수요집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제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집회에서 작년 12월 28일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했으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께서 한, 일 정부에 대한 규탄 발언을 했습니다. 할머니의 한 맺힌 발언을 들으면서,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의 억울함이 하루빨리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다양한 단체에서 오신 분들과 학생들의 발언이 평화로에 힘차게 울려 퍼졌으며, 더운 날씨만큼 뜨거웠던 현장을 몸소 느끼고 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상담소 외부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활동들을 많이 했는데, 상담소 내부에서도 역시 많은 일을 했습니다. 먼저, 연구소 일을 도와 설문지 코딩을 했습니다. 코딩하는 법을 몰라서 처음에는 당황했었는데, 배우고 나니 금방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턴활동 하면서 코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그리고 주된 업무였던 한국성폭력상담소 개소 25주년 후원의 밤 준비를 인턴활동 처음부터 끝까지 도왔습니다. 후원의 밤 일일호프 티켓정리, 홍보전화 등 8월 27일에 있을 후원의 밤을 8주 동안 바쁘게 준비하였습니다. 후원의 밤 준비를 부지런히 했지만, 27일 전에 인턴이 종료되어 마침표를 못 찍고 인턴활동이 끝나는 느낌이 듭니다. 당일까지 인턴활동을 못해 아쉽지만, 그날 시간이 되면 꼭 찾아뵙겠습니다!
8주 동안 인턴활동을 하며 다른 곳이라면 할 수 없었을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활동적인 성격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긴장을 하며 출근을 했지만, 막상 몸으로 부딪혀보니 생각보다 더 유익하고 뜻 깊었던 활동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상담소와 집까지 거리가 멀어 조금은 고되긴 했지만, 고생한 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턴 초반에는 너무 먼 곳에 있는 기관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살짝 후회하긴 했지만, 인턴이 끝난 지금은 상담소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큽니다.
그리고 상담소에 편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뵈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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