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성폭력 가해자 (교육) 연구 회원 소모임 ‘decoding' 후기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에서는 올해 4월부터 상담소 활동가 + 회원들과 가해자 연구 소모임 ‘decoding'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decoding'은 ‘해독, 판독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열림터 활동가 백목련님의 제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성폭력 가해자를 격리, 낙인, 처벌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의 회복과 가해자, 공동체의 인식 변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문화・교육 운동의 일환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가해자 교육을 진행해왔습니다. 특히 법원으로부터 수강명령을 받은 가해자들보다는 대학, 공동체, 직장 내 사건처리의 후속조치로 교육을 의뢰하는 가해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이것은 피해자를 포함하여 이들이/이들로/이들과 함께 유지되어야 하는 공동체의 문화에 대한 고민과 물음이기도 했습니다.
<세미나 자료: 빌코스비 성폭력사건 관련 자료>
그런데 문득, 교육을 진행할수록 가해자는 누구인가, 가해자와 가해자아님의 경계는 어떠한가, 가해자 교육의 효과와 의미는 피해자와 공동체에게 어떻게 환류되는가, 우리가 (꼭) 해야 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떤 고민과 내용들 속에 진행되어야 하는가, 지금 우리에게 어떤 고민이 삭제되어 있는가 등등의 질문들과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은 ‘남성중심적’ 성문화 각본과 성폭력에 대한 각종 신화들이 피해자-가해자들의 삶과 반성폭력운동에서 어떻게 의미화되는지, 해독하고, 판독해보자!는 기세로 이어졌고, 연구소, 상담소 활동가들과 몇몇 관심있는 회원들이 함께 가해자 연구 소모임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9월 세미나: 회복적정의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흔적들>
<8월 어느 깊은 밤까지 이어졌던 decoding>
지난 4월부터 기획 논의를 시작하여 5월부터 첫모임을 시작하였으며 매달 1번씩 모여 책도 읽고, 현재의 법적 부가처분의 내용이나 인식을 살펴보기도 하고, 해외와 국내의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한 달이 지날수록 흥미진진하게 내용들이 확장되고 있는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코넬의 『남성성/들』에서부터 탁현민의 저서들, 여성가족부에서 발간한 가해자 교육 매뉴얼들과 수강명령의 실태, 그리고 가해자 교육이 담는 메시지와 연결되는 회복적 정의에 대한 발제까지 질문들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연구소에서는 지금의 고민들을 어떻게 후속사업으로 이어갈지에 대한 물음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decoding은 올해 12월로 ‘일단’ 마무리되지만, 상담소와 연구소의 성폭력 가해자/가해자교육/남성성/남성중심문화에 대한 고민과 활동은 쭉 이어집니다!~ :D
<이 글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책임연구원 김보화(파이)가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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