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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사이버성폭력 OFF 토크콘서트 - 난 너의 야동이 아니야


사이버성폭력 OFF 토크콘서트 - 난 너의 야동이 아니야

 

 

 

지난 11월 11일, 사이버성폭력 OFF 토크콘서트-난 너의 야동이 아니야가 열렸습니다. 150여명이 참석해주셨는데요, 이 공간의 누구도 몰카를 찍거나 보거나 올리지 않을거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현실에 분노하고 피해에 공감하고, 웃고 농담하는 3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수 오지은님이 사회자로, 감독 이랑님, 이나영 교수님,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서랑 활동가와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오매 활동가가 패널로 함께 했습니다. 

 

 

 

 

 

 

1부_ 내가 올라왔대- 국산야동은 없다

 

이 날의 토크콘서트에서는 사이버성폭력 중에서도, '국산야동' 등으로 불리는 비동의 성적영상 유포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서랑님의 설명으로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피해영상은 주로 SNS, P2P사이트, 토렌트 등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고, '야동'으로 불리는 영상물들 중 많은 경우가 피해자가 있는 영상물입니다. 개개인이 소비하는 가운데 조직적으로 업체에 의해 유통되고 또 피해회복을 위해 업체를 통해 돈을 내고 지워야 하는 일종의 이미지착취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 고리는 남성들의 '취향'이라는 이름으로 유지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나영교수님 말처럼 취향이든 욕망이든 결코 자연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되는 것이기에, 분노스러운 현실입니다.

 

유출영상과 산업의 문제는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이 폭력의 고리를 유지하면서 이득을 보는 자들이 누구인가 따져보게 되는데요. 웹하드 업체, 영상을 지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장의사 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들의 불안, 성폭력에 대해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과 성폭력 위험을 '시장 가능성'으로 보았던 보험회사와 보험정책안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가해지는 폭력을 자원삼아 이윤을 창출하고자하는 이 상황은 부당합니다. 불안과 위험을 대비한 보험상품이든 산업이든 그것은 사이버성폭력의 유지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러한 구조 속에서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피해를 감당하고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습니다. 이랑님은 여성이 자신의 몸을 숨겨야 하는 상황, 심지어 일본에 갔더니 생리대를 검정봉지에 넣고 또 그 검정봉지를 다른 걸로 감싸서 주는 현실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젖꼭지 팔 다리 어디든 내가 먼저 자꾸 보여주면서 아무렇지 않은 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고 하셨어요. 오매활동가도 이 말에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삶의 여러 영역들을 주체적으로 살고있는 사람들인데 어느 한 지점에서, 한 순간에서 그 주체적인 일상이 파괴된다면,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먼저 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 싶은 것이지요. 하지만 이나영 교수님은 부끄러움은 개인의 감정만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감정이며 나는 괜찮아도 폭력을 가하는 집단의 존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이는 페미니스트의 딜레마이기도 하다고 덧붙이셨어요. 여성의 성적 욕망과 행동과 몸에 대해서도 다른 이야기, 다른 시선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2부_내 잘못이 아니야

 

2부에서는 피해 사연을 함께 나눴습니다. 여러 의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왜 항상 찍은 남자를 벌하지 않고 찍힌 사람에게 수치라고 하며 사회 밖으로 내보내는 것인지, 여성과 남성이 섹스를 할때 왜 여성에게 더럽다고 하는 것인지, 피해자는 피해 이후 생활이 흔들리는데 가해자는 왜 평소대로 살아가는지, 왜 남성과 여성 얼굴이 영상에 나와도 남성은 모자이크 하지 않을 수 있는지, 남성들의 공개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는지.. 

 

사연속 사이버성폭력 피해자의 주변인들은 어떤 피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매 활동가의 말처럼, "사이버공간이 계속 변하면서 어떤 사이트와 어떤 어플이 있는지 실제로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가운데, 현장에서 구명되어야 하고 피해복구되어야 하는 사람들과 현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 간에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우려와 동시에 사이버 성폭력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3부_날 도와줘

 

3부에서는 만약 주변인들로부터 야동을 공유받았을때 할 말과 피해자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을 실시간 오픈카톡 중계로 공유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위로와 피해영상을 공유하는 주변인들에 대한 단호한 말과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카톡창에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재치넘치는 말들이 많아서 유쾌한 시간이기도 했어요. 이 날 패널들의 마무리 발언을 공유하며, 글을 마칩니다!

 

 

"많은 분들이 와주실까 관심있으실까 여러 생각했는데 많은분들 오셔서 좋은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서랑)

 

"90년대 후반에도 가상 공간 현실공간 분리 이야기했는데. 두 공간이 분리되어있지만 연결되어있다는 걸 극명히 증명하는게 사이버 성폭력..... 긴 고난의 행군이겠지만 우리 선배들이 그랬듯이 우리도 같이 손잡고 걸어나가면 언젠가는 다른세상이 오겠다는 희망보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이나영)

 

" 남자들의 성욕은 가둬서는 안되고 풀어줘야 해서 어쩔 수 없다는 말 자체가 그게 가부장제에서 나오고 남자를 남자답게 몰아세우면서 그들의 성욕을 위해서라면 피해가 있을 수 없다는 훈련을 받는다.... 어릴때부터 이런 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의식을 가지려고 해도 놓치고 실수하는게 많다. 본인의 공부와 의식 확장 중요하고 채팅방에 나왔던 것처럼 이거 보는것도 가해라고 남한테 말할 수 있는 행동도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저의 역할은 질문하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이랑)

 

"완벽한 페미도 아니고 세상도 완벽하지 않지만 조금씩 연대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이 든다."(오지은)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삭제라는 지식이 사회적으로 생긴 것 같다. 관심이 모이고 기술과 업체 찾고 있는데, 우리가 그것에만 몰두되는 것이라면 정말 이것은 최소한의 일인 것 같다. 이것 말고 급기야 유포하고 업로드하는 업체가 삭제까지 하는 상황까지도 가게 하는 것은 안된다는 감시를 할 수 있는 눈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 특유의 문화를 근본적으로 짚어야 한다." (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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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성관계 영상 있다', 모든 게 끝날 것 같았다" - 오마이뉴스

[현장] '난 너의 야동이 아니야' 사이버성폭력OFF 토크콘서트

http://www.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376415


난 네 야동 속 ○○녀가 아니야, 난 살아있는 사람이야 - 디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울시의 ‘사이버성폭력OFF 토크콘서트’에서 목소리를 내다

http://deepr.kr/276/


 

 

※ 이 글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연구소 울림 연구원 신아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