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전국 16개 지역의 검찰청 앞에서, '검찰내성폭력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기자회견은 지난 1월 29일 한 뉴스방송에서 현직 검사이자 성폭력 피해자의 용기있는 증언으로부터 시작된 것인데요, 그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행동이면서 조직내 성폭력을 8년 동안 묵과하고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 처분까지 주었던 검찰 조직에 문제제기하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 여러 연대단체 및 개인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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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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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가자 및 참가단체들 못지않게 많은 취재진들이 모여서, 이번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페미당당의 한 활동가는 "이 사건은 단지 한 검사, 법조계 내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메갈리아 이후 2년 이상 00계_내_성폭력 등등 수많은 말하기를 해왔다. 미투 운동은 이제야 시작된 것이 아니다"고 발언해주셨습니다. '00계_내_성폭력 말하기 운동'뿐만 아니라, 상담소에서 2003년부터 진행해 작년에 13회를 맞이했던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와 2007년부터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진행하고 있는 '작은말하기'처럼 '말하기 장'들 또한 계속 있어왔습니다.
이번의 피해고발을 MeToo운동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검사가 방송에 나와서 자신의 피해를 말하고 이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가 모이는 것은 MeToo운동이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간 한국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피해를 말해왔던 행동들이 축적되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피해를 말하고 말하기에 응답하는 맥락을 형성해온 움직임이 먼저 있었습니다.
검찰내 성폭력, 직장내성폭력, 피해자가 받는 2차 피해와 불이익문제, 가해자의 책임을 묻지 않고 비호하는 조직의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것입니다. 기자회견문과 발언문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 검찰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문 >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용기 낸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며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다!
지난 2010년 10월 경,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 간부로부터 여성검사가 강제 추행을 당했다. 그 후 당사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나 연락도 받지 못하였고, 오히려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사무감사 지적, 검찰총장 경고와 인사발령을 받는 등의 업무상 불이익을 받아왔다. 그리고 2018년 1월 29일, 서지현 검사는 검찰내 성폭력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였고, 그로 인해 검찰 내의 조직보위와 은폐, 더 나아가 피해자의 문제제기에 대한 각종 불리한 조치가 세상에 드러났다.
강제추행 피해를 겪은 후 서검사는 “성실히 근무만 하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각종 불이익을 경험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자책감과 괴로움이 더해졌고,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으면 절대 스스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성폭력 피해자에게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용기를 내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피해검사의 용기를 이 사회가 어떻게 들을 것인지 질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검찰 내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치열한 성찰과 구체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2017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성폭력 수사·재판시민감시단의 디딤돌, 걸림돌 선정에서 총 10개의 걸림돌 중 6개가 검찰이었다. 이는 그간 검찰에서 성폭력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하여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수사와 재판을 진행하였는지를 보여준다. 검찰은 검찰내 성평등 감수성을 향상하기 위한 실질적인 성평등 교육과 내부 성폭력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종합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검찰 내의 성폭력 예방 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폭력에 대한 왜곡없는 판단과 예방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둘째,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한다. 2018년 1월 29일 법무부에서는 피해검사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에 대하여 ‘8년 전 사건이라 경위 파악이 어렵다’, ‘서류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우리는 ‘8년 전 사건’에 대한 경위 파악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될 수 있는지 그만큼의 치밀하고 진정성 있는 조사를 진행했는지, 피해자의 진술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비난여론이 일자 법무부는 30일 철저한 조사로 엄정한 처리를 하겠다고 밝히고, 31일 조사팀을 꾸렸다. 그러나 우리는 검사들로만 이루어진 조사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며, 공정한 조사를 위하여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릴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립하여, 성역없는 공정한 수사절차가 마련되기를 촉구한다.
셋째, 검찰 내 성폭력 2차 피해를 방지하라. 지난 2017년 12월, 르노삼성자동차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과 이를 문제제기한 피해자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 조치에 대하여, “성희롱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막고자하는 기업의 의도를 드러내는 정황이 있다면 불리한 조치로 인정해야한다”고 대법원은 판결했다. 이것은 최근 연일 이어지고 있는 직장내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역고소, 보복조치, 불이익, 직장내 따돌림의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2차 피해에 대한 선언적인 경고이다. 법무부의 응답대로 ‘서류상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럴 수밖에 없도록 촘촘하게 만들어져온 성폭력에 대한 통념, 피해자 유발론,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사회적 편견을 비롯한 더 큰 배제의 시선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지난 30여 년 간 한국사회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하기가 끊임없이 있어왔고, 그로 인해 법과 제도, 인식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참거나, 감추거나, 떠나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가 문제제기하고도 조직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신뢰가 전제된 사회라야 진정한 성찰과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피해검사는 ‘페미니스트 대통령’,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등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기대 속에서, 말할 용기를 내었을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공론화를 시작하는 순간은 개인적/제도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최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이 문제를 누군가 함께 해줄 것이라는, 그 사회와 구성원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기반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를 대신해 용기를 내어 준 피해검사에게 온 마음을 다하여 지지를 표하며, 이제라도 우리사회의 약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를 실현하도록 검찰의 행보를 철저히 감시하고, 피해검사와 함께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요구한다. -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진상을 밝혀라! -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속하게 설치하고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성역없이 수사하라! - 검찰은 성폭력예방교육, 직장내성폭력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하라! - 검찰은 성폭력수사에 대한 직무상 역량을 강화하는 성평등 교육을 전면 실시하라! - 피해자에 대한 의심과 비난을 멈추고, 2차적 불이익 조치를 예방하라!
2018. 2. 1.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기독여민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성인지예산네트워크, 여성사회교육원, 젠더정치연구소여세연,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함께하는주부모임,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가족과성건강아동청소년상담소, 벧엘케어상담소, 서초성폭력상담소, 이레성폭력상담소, 천주교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한국여성상담센터, 휴샘가정폭력성폭력통합운영상담센터, 한국여성복지상담협회부설꿈누리여성장애인상담소, 장애여성공감부설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장애인연합부설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한사회장애인성폭력상담센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민주노총여성위원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나쁜페미니스트, 다산인권센터, 민주언론시민연합,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한국노총, 이화여자대학교민주동우회, 민변여성인권위원회, 전국여성법무사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흥사단 |
< 발언문 1 >
서지현 검사에게 성평등 정의를!
임윤옥(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한국여성노동자회 임윤옥입니다. 다들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를 보셨을 것입니다.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할 때, 아무리 말하기 힘들어도 여기서 내가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어떤 다짐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너 하나 병신 만드는 거 일도 아니다. 입 다물고 일해라’ ‘검사 생활 오래 하고 싶으면 조용히 상사 평가나 잘 받아라’ ‘비굴해야 살아남는다’라며 말리는 수많은 체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말씀해 주셔서 수많은 여성들이 분명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당한 생존자 여성의 힘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지현 검사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사실 제가 범죄의 피해를 입고 또 성폭력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일을 당하나... 굉장히 내가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 하는 자책감에 괴로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분들께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해주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제가 그것을 깨닫는데 8년이 걸렸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시 성폭력 가해자인 안태근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은 "오랜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법무부에서는 "인사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는 검찰국장으로 승진가도를 달리며 온갖 권력을 누리는 사이 피해자인 서검사는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 지옥 같은 8년을 보내야 했던 것입니다. 서검사에게 8년은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크나큰 고통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참담합니다. 세금을 내는 납세자로서, 검찰 조직이 정의롭기를 바라는 한 시민으로서, 성폭력은 폭력이라고 수십년간 외쳐온 여성활동가로서 참담합니다. 검찰이 어떤 조직입니까? ‘정의구현’이 사명인 국가 조직입니다. 성폭력사건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할 검찰조직이 이 정도라니 참담합니다. 성추행 장소가 장례식장이라는 것도, 그 옆에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는 것도 그리고 은밀한 장소가 아니라 그 자리에 많은 검사들이 그 장면을 봤는데도 성폭력 사건이 8년이나 은폐 되었다는 것에 참담합니다.
그뿐입니까? 서지현 검사는 성추행 사실을 꺼내는 것 자체가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 아닌가 망설여져서 당사자에게 사과조차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무감사, 검찰총장 경고, 전결권 박탈,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발령까지 조직내 불이익처분을 받아야했던 것입니다. 일 잘한다고 법무부 장관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는데도 원하지 않은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검찰 내에서 이 성폭행 사건을 은폐하려는 남성 고위직 간부들에 의해 이렇게 철저히 짓밟힌 것입니다.
무엇이 이렇게도 검찰조직을 썩어문드러지게 한 것입니까? 헌법,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등이 있는데도 법을 지켜야할 이들에게 무엇이 초법적 권력을 누리고 불법을 맘대로 행사할 권력을 부여한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소위 1%의 흔들리지 않는 권력 대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한번 받기도 어렵다는 장관상을 2번을 받고, 몇 달에 한번씩은 우수 사례에 선정되어 표창을 수시로 받아도 그런 실적이 여자의 인사에 반영되는 일은 별로 없었다. 여자의 실적이 훨씬 좋은데도 여자가 아닌 남자선배가 우수검사 표창을 받는다거나, 능력 부족으로 여자가 80건이나 재배당 받아 사건을 대신 처리해줘야 했던 남자후배가 꽃보직에 간다거나 하는 일이…” 서지현 검사도 얘기했듯이 인사제도, 상벌제도가 공정하고 투명해지지 않는 한 그들은 자시의 권력으로 힘 없는 사람 하나 주무르기는 매우 쉬운 일일 것입니다. 인사 평가제도 자체가 성차별적 인사 평가제도입니다. 서로서로 비호해주는 남성 권력과 그것을 뒷받침 해주는 인사, 승진 제도가 공평해지지 않고서는 이러한 문제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서지현 검사는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힘 없고 빽 없는 일개 검사의 절규 따윈 비웃으며 무시하는 그들, 그들 앞에 달리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이라는 것은 결코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선언합니다. 서지현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서지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서지현 검사의 고통에 연대하고, 검찰을 비롯한 공공기관 등에서 빽 없고 권력 없는 여성들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직장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더 용기 있게 나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 발언문 2 >
피해자 권리보장을 철저히 해야
김미순(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
우리는 2018년 1월 29일 월요일 밤 JTBC 뉴스룸을 보며 성역 없이 발생하는 성폭력과 검찰조직의 방만한 대응에 분노하였습니다. 또한 피해당사자로서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불면의 시간을 보냈을까를 생각하며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서지현 검사님! 성폭력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활동가로서 용기있게 Speak Out 해주신 검사님께 감사와 지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방송을 보았던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에게는 말하기를 준비할 수 용기를 주었습니다.
어제 본 사건의 피해자는 변호인을 통해 ‘장례식장 안에서 있었던 일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그 후 제가 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는지, 혼자만의 목소리를 내었을 때 왜 조직이 귀 기울일 수 없었는지에 주목해 달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에서 성폭력이 직업이나 지위와 상관없이 발생한다는 것, 특히 조직내 성폭력피해자가 2차 피해와 불이익으로 말하기와 고소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 조직 내에 도움을 요청해도 사건의 본질보다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었습니다.
당시 성추행을 목격한 사람이 있음에도 단 한 사람도 막지 않고 방관했습니다. 피해자가 사건 이후 직무 및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고 있을 때도 수수방관하였습니다. 그리고 왜 지금 발고하는 지 의심하는 소리들도 들립니다. 가장 정의롭고 가장 도덕적으로 법앞에 서야하는 검찰이라는 조직이며 누구보다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성폭력 사건을 대해야 하는 검찰의 민낯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습니다.
우리는 검찰에 요구합니다. 검찰은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를 향한 의심의 소리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사 진실을 밝히기 바랍니다. 가해당사자는 물론 동료이자 선배였을 목격자들에게도 방관의 죄를 반드시 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본 사건의 피해자가 검찰조직의 뒷담화로 조직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피해자 권리보장을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검찰 조직내의 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기 바랍니다. 검찰 내 종결된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없는지,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하였는지를 재조사하여, 성폭력 없는 법무. 검찰 조직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국민에게 발표하기 바랍니다. |
< 발언문 3 >
서지현 검사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스템의 구축을 촉구한다!
위은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위은진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기자회견에 와 주신 모든 기자분들과 참석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서지현 검사는 자신이 겪은 검찰 내 성폭력 사건과 그에 대한 흐지부지한 처리, 이후 이루어진 인사조치가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용기를 내어 발언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한국사회의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성폭력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용기를 내어 발언한 서지현 검사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막강한 수사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이 자신의 억울한 피해를 명명백백하게 수사하여 가해자를 엄벌해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용기를 내어 고소를 하고 떠올리기 힘든 그날의 기억들을 진술합니다. 이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수사를 받는 것은 그래도 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검찰을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면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고 처벌해 온 검찰 조직 내에서조차 피해자가 쉽게 성폭력 피해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사건을 알리더라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온 점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는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중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서 많이 보아온, 사건 발생 후 피해자들이 거듭 피해를 겪는 모습입니다. 직장 내 성폭력 문제가 발생한 경우 회사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여 피해를 구제할 의무를 부담하는데도 오히려 불리한 조치나 대우를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가 그 피해를 감내하고 문제를 덮어버리도록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성폭력을 당한 것 이상의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사건을 드러내도 흐지부지 되고, 오히려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는 의심을 드는 부분입니다.
어제 대검찰청은 검사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발족하여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뿐 아니라 검찰 성추행 의혹 사건 전반에 대한 진상 조사 등을 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검찰 고위 간부였고, 그 영향력에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볼 때,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는 반드시 외부조사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발표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 및 대책마련을 총괄하도록 하는 방안이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더 나은 방안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검찰청은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실태와 조직 문화를 재점검 하고, 검찰 내 성평등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특히 어렵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말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및 불리한 처우를 방지하기 위한 성폭력 피해자보호시스템을 구축하여 검찰 내 피해자들이 사건을 드러냈을 때 자신은 철저히 보호받고,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처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신뢰를 갖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지현 검사뿐만 아니라 검찰 조직 내에 드러나지 않은 모든 피해자들을 응원하고 함께 할 것이며, 검찰의 이번 사건 처리를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 |
< 발언문 4 >
침묵은 끝났고, 변화는 파도가 될 것입니다
최진협(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서검사 이전에 직장에서, 영화현장에서, 학교에서, 예술계에서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용기있는 여성들의 문제제기 끝에 돌아오는 것은 그 조직에서, 그 여성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못하도록 나락으로 끊임없이 끌어내리는 일이었습니다. 성희롱이 발생된 시점부터 시작되는 참혹한 무관심과 피해자에게 다시금 책임을 돌리는 잔인한 말들, 그리고 부당한 인사발령을 통해 이상 직장에서 버틸 수 없도록 만들어내면서 문제를 덮어왔습니다. 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수많은 괴롭힘을 만들어 목소리를 덮어왔습니다.
문제제기자에 대한 불이익한 조치들은 직장내 성폭력과 차별, 각종 피해들을 그 조직과 사회에서 다시금 용인하고, 지속하고, 확장하는 가장 큰 적폐입니다. 그렇기에, 직장내 성폭력에 대한 불이익조치는 그 어떤 법의 규제보다 엄중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에 근거해 불이익조치가 시정된 사례는 극히 드문 상황입니다. 우리는 마지막 보루로 호소되었던 수많은 목소리가 법의 문턱에서 묵인되고 은폐되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엄혹한 용기 있는 여성의 싸움으로 시작된 르노삼성 불이익조치 사건이 불과 한달전 4년간의 어려운 싸움 끝에, 직장내 성희롱 불이익조치를 인정받는 판례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서 아주 불씨가 생겨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죄인지 아닌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법위반을 무엇보다 철저히 다뤄야 할 검찰내부에서 이렇게 은폐될수 있다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고 믿어왔고, 실제 그럴 수 있었던 것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버릴 각오로 말하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긴 시간을 견디고 벼러 말할수 있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용기를 내어야만이 말할수 있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용기를 내지 않고도, 아무것도 잃지 않는 속에서도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담담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말해야한다가 아니라, 말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에 힘을 주어야 합니다. 직장내 성차별과 성폭력을 말하는 서감사는,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은 이 사회가, 내가 다니는 직장이 곪아터지지 않고 다시 설수 있는 가능성을 여는 자입니다. 그 가능성을 닫으려는 그 모든 자 유죄여야 합니다.
서검사의 용기는 우리의 결기로 돌아왔으며, 우리는 이 용기 있는 증언자들과 함께 검찰과 수많은 기업, 사회 시스템 전체가 성폭력과 성차별 없는 곳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입이다. 침묵은 끝났고, 변화는 파도가 될 것입니다. |
< 발언문 5 >
폭력은 피해자의 탓이 아니라 가해자의 잘못이다
고미경(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지극히 상식적인 말입니다. 그러나 유독 성폭력을 비롯한 여성에게 일어나는 폭력에 대해서는 가해자의 잘못을 따지고 처벌하기 보다는 피해자를 탓하는 사회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도 우리사회가 여성과 여성에게 일어나는 폭력문제에 대해 올바른 인식과 정의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 폭력을 용인하는 사회문화, 성폭력을 인권침해로 인식하지 못하고 처리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뚫고 변화를 위한 말하기를 이어 왔습니다.
이 말하기는 기존의 잘못된 젠더질서를 흔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법과 제도를 변화시켜왔습니다.
이번 서검사의 말하기는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폭로하고 그로 인한 성폭력 실상과 이를 대하는 사회적 시스템의 민낯을 보여준 것입니다. 고통스러웠을 시간을 보냈을 서검사를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서검사에게 응원과 지지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서검사는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우리의 말하기와 변화를 위한 행동을 이어 갑시다.
검찰은 공소시효 운운하지 마십시오. 철처히 조사해야 합니다. 제대로 조사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하여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가해자에 대한 분명한 처벌, 검찰 조직내의 성폭력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발생한 근원인 성차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성폭력사건을 다루는 기관인 검찰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사회의 여성폭력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부는 개혁과 혁신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개혁과 혁신속에 정부기관을 비롯한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차별적인 구조와 조직문화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장부가 말하는 개혁과 혁신은 개혁은 완성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고 행동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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