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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는 지금

사이버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안내서 제작 후기

 

2017년 부설연구소 울림은 사이버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안내서 제작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결과를 공유하기에 앞서, 길었던 제작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1.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의 업무협약 체결 및 사업 기획 시작

 

어느 봄 날, 연구소 울림은 서울시로부터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지원 가이드라인 제작 사업을 제안받았습니다. 상담소는 이미 2001년에 Delete! 사이버성폭력 - 성폭력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한 적이 있지만, 17년이 지나는 동안 사이버 환경도, 매체도, 기술과 언어도, 사람들의 경험도 달라져 있었습니다. 대응에 대한 노하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단체를 알아보는 시간을 거쳐, 810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사이버성폭력을 피해자의 경험으로 이해하기

 

사이버성폭력 문제가 전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법제도적 개선 및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지난 해 9. 26일 정부가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여러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고민은 점점 깊어졌습니다. 특히 사이버성폭력을 둘러싼 몇 가지 핵심사안을 살펴보면,

 

 

- 유통산업구조 속에서 성폭력이라는 인식 없이 사이버성폭력 피해가 소비,유통,확산 되어왔다는 점

- 피해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관심은 급속하게 높아졌지만 피해자의 경험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들의 간극이 여전히 크며, 수사기관에서도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

- 삭제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사실

- 정확한 가해자 처벌을 위해 국제공조의 마련이 중요하다는 점.

- 다른 성폭력과의 중층 피해가 발생하거나 협박 등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점

- 촬영 가능성만으로도 피해자는 심한 불안을 느끼기도 하며, 그럼에도 가벼운 피해, ‘호기심으로 인식되곤 한다는 점

- 피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피해에 계속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들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사이버성폭력피해자지원을 위한 안내서를 참고해주세요)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깊어질수록, 기존의 지원체계나 법률에서 사이버성폭력 피해자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 공백을 메우며 활동하고 있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같은 사이버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의 역할이 크겠고요.

 

더불어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사성은 1111일에 사이버성폭력 OFF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채우고 직접 행동하는 연대자/주변인이 되겠다고 선언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또 하나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3. 그밖에 남은 고민들

 

지난 20171227,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주최한 사이버성폭력 범죄 현황과 대응방안정책토론회에서 경찰청은 각 광역시도별 사이버성폭력 전담 수사대를 설치하기로 하였고, 여성가족부에서는 적지 않은 예산을 사이버성폭력 삭제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심위는 불법 영상물 DNA 해시값 대조군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씀하셨고,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여러 부처 협동 하에 관련 문제를 본격화하겠다는 의견들을 나누었습니다. 법적, 제도적 지원 마련과 더불어서 이것이 성폭력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담보할 수 있는 운동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연구소는 작년 성폭력 역고소 피해자 지원과 사이버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안내서를 제작하였고, 올해는 남은 질문들을 이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각종 부처에서 진행되는 사이버성폭력 관련 논의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후속 연구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안내서를 만들면서 남는 또 하나의 고민은 서울시와 민관협력의 형태로 사업을 제안받고 진행하면서, 시민단체의 주체성이 보장될 수 있는 건강한 형태의 민관 거버넌스는 어떠한 관계 속에서 구축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고, 향후 과제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길고 길었던 사업도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습니다. 2월 초 경이면, 완성된 안내서를 발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해자들에게, 지원자와 주변인들에게,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안내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경험과 마음을 나누며 함께 성장한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여러분께, 긴 과정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Com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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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성폭력에 함께 맞서기! -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업무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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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성폭력 피해자 지원 매뉴얼 제작 : 막판 스퍼트 올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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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기] 사이버성폭력 OFF 토크콘서트 - 난 너의 야동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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