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vist International Solidarity Program 2018] 


#미투로 시작해서 여성주의자기방어훈련으로 마무리 

SHIELD Women's Self Defense System 자기방어 훈련 체험과 

Nelson Nio 인터뷰

 

<사진1> SHIELD Women's Self-Defense System 전경


루이지애나에서 LA로 날아와서 바로 다음 날 오전 11, LA에 위치한 SHIELD Women’s Self-Defense(이하 SHIELD)를 방문했다. SHIELD2003년에 만들어진 몸훈련기관으로 BBC를 비롯하여 각종 미디어에서도 여러 차례 홍보되기도 했다. SHIELD를 만든 Nelson Nio(이하 Nelson)는 여성과 소녀들이 자기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기술을 연마함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도 2005년부터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을 시작하여 매해 대상별 훈련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왔고, 우리도 직접 훈련에 참여했던 경험들이 있었던 터였지만, 미국의 SHIELD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여성들에게 훈련을 진행하는지 배우기 위해 사전에 1시간 개인 레슨을 신청하였다.

 

<사진2> 벽면을 채운 Nelson 과 SHIELD 의 언론활동


Nelson은 사전에 인터넷에서 보았던 것처럼 운동으로 다져진 건장한(?) 남성이었지만, 친절한 태도와 배려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어 금세 친숙해질 수 있었다. 자기방어의 기본자세와 core가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하면서 50:50으로 균형을 잡고 바로 서거나 반격 태세를 갖추는 방법, 한 손은 약간 구부려서 힘을 줄 수 있게 뻗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턱을 보호해야 하는 기본자세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등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를 설명하는 것은 우리 상담소에서 만나는 다른 자기방어 훈련 강사들과 비슷했다.

 

그리고는 바로 고강도의 훈련이 이어졌다. 공격자가 앞에서 가격할 때, 손목을 잡혔을 때, 뒤에서 안았을 때, 머리채를 잡혔을 때, 목을 졸릴 때 빠져나가거나 되받아 공격하는 기술들을 비롯하여 앞에서 칼을 들이밀거나 뒤에서 몸을 잡고 칼로 위협할 때 푸는 방법, 바닥에 누워 있는 상황에서 강간하려는 공격자를 옆으로 밀면서 빠져나와, 목을 조르고, 발로 얼굴을 가격하는 방법까지 점차 수위는 높아졌다.

 

특히 얼어붙기보다는 더 사납게! 쉬지 않고! 공격하면 상대방은 당황한다는 것, 한 두 번 공격으로는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우니 계속 발로 차고, 손으로 때리고, 물어뜯으라는 것, 상대방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엄지//사타구니 등 급소의 위치를 파악하여 공략하라고도 했다. 또 내가 상대방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상대방의 센터를 파고들어 더 세게 잡아당겨서 힘껏 공격해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을 부러뜨리고, 기절시키는 법도 배웠는데, 특히 제일 많이 한 훈련은 급소(사타구니) 공격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Hit the groin!(급소 타격)”을 외치던 Nelson. 그는 보호장구를 이중으로 해서 괜찮다고 했지만, 정말 힘껏 때리면서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 

 

 


<사진3,4> 손으로, 발로, 무릎으로... 끝나지 않는 Hit the groin! 


1시간가량의 고강도 훈련을 마친 후, Nelson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Nelson과의 인터뷰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내용이다.


Q. SHIELD2003년부터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활동들에는 무엇이 있나요?


A. 2000년대 초반부터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기방어훈련을 해오고 있습니다. 아동들이 참여하는 Kids 강습도 있는데, 미취학 아동들은 성별을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때문에 10세 미만은 여남 아동들을 함께 교육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사립학교(여자중고등학교) 등에서 정기적 수업을 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학교 교육에서 자기방어훈련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그 효과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립학교에서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고 있어요. 올해 처음으로 여름방학기간 8주 동안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Teenage Girls Camp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양한 실외 체육활동과 함께 자기방어훈련을 하면서 몸의 움직임을 익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현재 활동하는 강사들의 인원이나 팀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여성 강사들도 있나요?


A. 내가 직접 가르친 여성 강사가 저녁시간에 자기방어강습을 하고 있어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이기 때문에, 더 많은 강사들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자기방어훈련에 있어서 특히 여성과 소녀들에게 집중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자기방어훈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A.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부동산에서 근무했어요. 그 당시 동료가 주차장에서 갑작스런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동료에게 자기방어 훈련을 일대일로 가르친 것을 계기로, 알음알음 개인강습을 하게 되면서 여성들을 위한 자기방어훈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여성들이 경험하게 되는 폭력의 심각성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관련 통계를 찾아보고 관련 자료를 공부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자기방어훈련을 지금까지 15년이 넘게 해오고 있습니다.

 

Q. 미국 내 자기방어훈련 기관들과의 연대나 네트워크가 있나요?


A. NOW(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 전미여성기구) 위원회 전 멤버로서 버자이너 모놀로그 연극을 기획하고 모금하는 사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Q. 지금까지 가르친 사람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수강생은? 혹은 보람을 느낄 때가 있었나요?


A. 제 수업을 들었던 40대 여성이 실제로 성폭력 상황에 노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침착하게 나에게 배운 것들을 활용하여 위기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그때 보람을 느꼈어요.

 

Q. 한국도 미투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미투 운동 이후에 자기방어에 대한 관심이 좀 높아졌나요?


A. 미투 이후에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에 실질적으로 안전을 위협받은 경험을 하게 된 많은 여성들이 셀프디펜스 수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주민, 여성으로서 미국사회에서 경험하는 폭력은 정부의 정책과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Q. 남성의 급소를 공격하는 것을 강조하는 수업 내용이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하는 자기방어훈련은 여성으로서 한국사회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폭력과 차별의 경험이 어떤 맥락에서 삶의 경험으로 체득되어왔는지에 대해 맥락을 짚어 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Feminist Self-Defense)”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SHIELD에서는 어떤가요?


A. 우리는 여성주의 셀프디펜스라기 보다는 실전(Street Fight)에서 쓸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을 전수하는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실제로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고 공격하는 기술을 계속해서 연마해요. 실제 자신의 몸으로 직접 경험해보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Q. 자기방어훈련을 망설이는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A. 시작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수업을 들은 사람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아요. 한 번 경험을 하면 자기방어에 대한 거부감이나 어려움이 줄어드니 꼭 시도해보길 권합니다. 


<사진5> 인터뷰 마치고 다함께 한 컷


낯설고 먼 이국땅에서 자기방어훈련을 체험하겠다고 찾아온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을 내어주고, 열정적으로 가르쳐준 Nelson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인종도, 성별도, 훈련의 정도도 다르지만, 우리의 마음은 통하고 있다는 동질감을 느꼈다. 셀프디펜스는 단지 자신의 몸을 스스로 보호하기위한 것이 아니다. 여성의 몸이 약하고’, ‘수동적인 몸이 아니라 강한 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여성과 소녀들이 자기방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마음먹은 대로 몸을 움직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2016년 연구소에서 번역한 여성주의 자기방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인 미녀, 야수에 맞서다(Beauty bites beast를 다시 떠올린다.

여성들이 자기방어를 시작할 때 세상은 달라진다!

 


<이 글은 본 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감이와 

부설 연구소 울림책임연구원 파이가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Posted by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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