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터 83호 <생존자의 목소리 ⑤>



치유의 꽃

 - 이다


<생존자의 목소리>는 연 2회(1월, 7월) 발간되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회원소식지 [나눔터]를 통해서 생존자로서의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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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중을 다쳤다 꽃이 졌다

내가 나를 이길 수 있을까

알 수 없이 손과 팔에 힘을 꽉 주고

그가 아닌,

나를,

치욕스런 나를 이기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고

왼쪽으로 휘어져도

애를 쓰며 서있었다

 

몸에는 하나의 관이 그날 이후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은 서걱서걱,

또 어떤 날은 우우 울음을 운다

 

당신은 화가 났습니까?

아니오

가슴께에서 화기가 느껴진다

당신은 울고 있습니까?

아니요

뼈에서는 눈물이 난다

 

잃어버린 나를 되묻고

울음을 이겨먹을 수 있습니까?

 

비쩍 말라버린 풀잎같이

몸에서도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척박한 모래에서

보석처럼 울음이 반짝인다

 

이제 나는 나를 용서한다.

 



Posted by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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