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더 이상 자신을 탓하는 것 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자신의 진짜 생각과 느낌을 담은 성폭력 경험을 다시 쓰는 동안, 피해자는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재조명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여자는 좋아도 한번 쯤 싫다며 튕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남자가 여자보다 키가 더 커야 어울린다는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체육시간에 땀에 젖도록 축구를 하는 것은 남자 애들이나 하는 것이고, 당연히 밥상은 엄마가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에는 성폭력 피해자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을 것 이라 쉽게 말했었다.
그러나 이제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였던 것들에 대해 슬슬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나는 여기에서 부터 진짜 치유 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성폭력을 조장하는 이 사회의 잘못된 메시지를 똑바로 읽을 줄 알고 문제를 제기 할 수 있는 것.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성폭력 범죄가 단순한 안전사고와는 다른 ‘사회적 문제’ 이기에 개인적 차원의 치유의 끝은 사회적 차원의 반성폭력 운동과 맞닿아 있다.
_Leemoo
'성폭력에 대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일이 자꾸 떠오른다- 성폭력과 기억 1 (0) | 2010.08.31 |
---|---|
아버지 성폭력에 도망나왔지만, "그래도 장례는 치러야" (9) | 2010.08.27 |
생존자와 주변인: 감히 치유를 말하다. (1) | 2010.08.23 |
생존자와 지원자와의 만남 : 더 좋은 세상을 함께 만들고 있다는 믿음 (0) | 2010.04.09 |
성폭력피해자가 '무고죄'에 걸릴 수 있대요. 사실인가요? (0) | 2010.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