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상담을 하는 상담 선생님들과 사례 논의를 하고 있었다.

A 선생님은 마사지 샵에서 "남자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를 받는 동안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는 상담 전화를 받았다고 하였다.

마사지 도중에 마사지사가 가슴을 만졌는데, 순간 기분이 이상해지면서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기분은 나빴는데 뭐라고 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끝나고 나왔는데, 이후에 더 기분이 나빠져서 문제 제기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며 해결 방법을 알려 달라는 전화였다.


A 선생님은  자신이 마사지를 여러 번 받아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며 이건 분명히 의도적인 성추행이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지인이 실제 이런 유사한 일을 겪어서 함께 따지러 마사지 가게에 갔는데 갈 때마다 그 마사지사가 없어서 허탕을 치고 왔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직접 혹은 가게의 관리자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병원이나 유사 의료 행위를 하는 곳에서 성추행인지도 모를 경험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 상황도 다양하다.

엑스레이를 찍을 때, 초음파 검사를 할 때, 한약방에서 진맥을 짚는 과정에서.
마사지 샵에서는 가슴이나 유두를 만지거나, 속옷을 입지 않고 가운만 입고 있었는데 하체 부분을 들춰서 성기 부분을 힐끗 봤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거나, 아니면 당황하고 자신의 느낌을 부인하기 쉽다.

'설마' 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기려고 하거나 기분이 나쁜 걸 우선 참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채 남겨진 기억은 자꾸 반복되기 마련이라 아까 이상했던 그 장면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점차 기분이 나빠질 수 있고, 때로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자신을 탓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르기 전에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금 제 오른쪽 가슴을 만졌나요?'와 같이 상대방이 한 행위를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것이다. 행위 자체를 부인한다면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그런 행위를 했다고 더 확신할 수 있다. 만일 행위를 한 것은 인정하되 필요했다고 대답하더라도 주춤할 필요는 없다. '내가 거북하고 기분이 나쁘다. 그러니 하지 말라'고 하면 되는 것이다.

                                                   <출처 http://blog.daum.net/syung1416/11>

                                          
누군가는 언성을 높이며 바로 불만을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어떤 여성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다.
원하지 않는 접촉에 대해서 곧바로 'No!' 라고 하기보다는 '내가 오버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망설이다가 그냥 조용히 접어두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를 상대로 언성을 높이거나, '가슴, 성기' 운운하며 마사지 샵에서 얼굴 붉히는 것은 물론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문제제기 하지 않는다면, 성적 대상으로 비하되지 않고 한 인간이나 고객으로 존중받을 권리는 박탈되며,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다보면 스스로 자신에 대한 존중을 잃어가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자존감이 낮다'는 것이 바로 이런 맥락과 관련될 수 있음을 알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다. 


물론, 마사지 샵에 가서 여자 마사지사한테 마사지를 받겠다고 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병원의 경우에는 이런 방법이 늘 가능하지는 않다는 게 문제이다.


설마 요즘 같이 여성들이 당당한 시대에 이렇게 가만히 당하는 여자가 있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상담 전화는 걸려온다. 요즘도 여전히 여성이 자신이 불편한 상황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상희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한국성폭력상담소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어진이 2011.03.02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 자체와 '성폭력일까? 아닐까? 내가 오버한걸까? 왜 그때 물어보지 않았을까? 다른 본 사람은 없었을까?' 를 고민하는 시간. 어느 시간이 더 억울한 시간일까? 난 후자 쪽인것 같다. 성폭력 가해를 작정한 가해자로부터의 피해를 내가 예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피해 이후 내가 어떻게 대처했는가?는 나의 인성, 대처능력 등 여러가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난 침묵하는 당사자에게 무조건 위로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 침묵에 대한 책임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입을 닫아놓은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은 크다. 내가 입을 열더라도 내가 안전할 수 있다는 사회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많은 여성들이 훨씬 입을 열기가 수월할 것이라 생각된다. 글을 보면서 아직도...라는 답답함이 들면서도 어쩌면착시효과에 부풀려지고 있는 사회의 인권감수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