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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를 말하다

강용석, ‘헌정 사상 최초’로 성폭력으로 의원직 박탈한 국회의원 되나?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최근 가장 언론에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국회의원이다. 강용석 의원은 여러 분야에서 ‘헌정사상 최초’에 등극하거나, 등극이 예상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아나운서를 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할 수 있겠냐’는 유명한 성희롱 발언으로 헌정사상 최초로 ‘아나운서’라는 특정 직업군에 대한 집단모욕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게다가 국회 본회의에 올라간 제명처리안에 가결되면, 헌정사상 최초로 윤리문제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국회의원이 된다. 정치인의 성폭력史는 하나의 계보를 형성할 만큼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그동안 1명의 국회의원도 성폭력문제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적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지경이다.

  한나라당은 강용석 의원에 대한 비난여론이 뜨거워지자, 지난 9월 일찌감치 강용석 의원을 한나라당에서 제명했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도 성희롱 의원을 두둔한다는 비난은 듣기 싫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용석 의원을 재빨리 한나라당 제명한 것에 반해, 국회의원 제명에 대해서는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강용석 의원은 더 이상 한나라당 소속이 아니니까 그것만으로도 자신들의 할 바를 다했다는 투다. 한나라당은 그래도 옛 정은 남아서 강용석 의원의 국회의원직만은 유지해주고 싶었는지, 어렵사리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제명안에 대해서 본회의 연기를 요청했다. 지난 5월말 강용석 의원의 국회의원 제명안을 6월 내에 처리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한나라당 정갑윤 위원장의 약속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


강용석 의원 제명안 부결 부담스러워 본회의 연기한 국회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강용석 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회의원 제명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만 통과되기 때문에 297명의 재적의원 중 198명이 찬성해야 되는데, 당일 본회의에 출석 가능한 의원이 200명 안팎에 불과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중 일부 의원은 제명안 반대를 분명하게 하고 있어서 찬성 198명을 채우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강용석 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되어서 여론의 뭇매를 맞느니 그냥 연기해서 시간을 버는 쪽으로 정치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달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차일피일 시간을 미루다가 본회의 마지막날에서야 제명안을 상정한 것은 제명안을 처리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이제 남은 국회 회기는 10개월밖에 없고 이 시간을 적당히 끌다가 제명을 처리하지 않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과거의 수많은 정치인 성희롱 사건을 처리한 전례와 마찬가지로, 정치권은 여론의 관심이 식기를 기다리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끝내 처리하지 않을 전략이라는 것이다.


국회는 ‘국민의 뜻’ 운운하기 전에 집안 단속이나 잘 해라

  최근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을 두고 벌이는 불꽃튀는 파워게임에서, 국회는 ‘입법권 분리’와 ‘국민의 뜻’을 운운하며 검찰을 꾸짖은 바 있다. 경찰과 검찰의 합의사항을 엎고, 국회가 수사권의 범위를 법무부령이 아니라 대통령령으로 규정한다고 변경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집단반발에 대해서 국회는 ‘입법권’을 모욕한다며 ‘국민의 뜻’이 무시되어서는 안된다고 핏대를 세웠다.

  그러나 아나운서에 대한 집단모욕죄와 해당 기자에 대한 무고죄가 유죄로 인정된 강용석에 대해서 제 식구 싸고돌기를 하는 국회를 보면, 과연 국회가 검찰을 꾸짖을 자격이 있는가 궁금해진다. 강용석은 끝까지 자신의 성희롱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변호사’출신인 자신의 풍부한 법적 지식을 내세워서 책임을 면피하기에 급급하였다. 사건을 보도한 기자에게 ‘신입기자가 처음 쓴 거짓기사’라고 오히려 무고로 고발하거나, 아나운서협회가 제출한 고소장에 대해서 아나운서 전체가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아나운서들은 일일이 자신의 ‘위임의사’를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증거로 제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강용석 의원의 도에 달한 뻔뻔함도 단지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출처: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



  국회는 6월에 처리한다, 8월에 처리한다 이런 식의 기사를 흘리면서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빨리 강용석 의원의 제명안을 처리해야 한다. 여론이 비판이 뜨거울 때는 금방이라도 강용석 의원을 제명처리할 것처럼 굴다가 이미 1년이 넘도록 지지부진 사건 해결을 미루고 있다. 이제 그만 나의 안구 정화와 정신 건강을 위해서 그 이름을 그만 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강용석 의원의 이름은 참으로 끈질기게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다.

 


  ‘의원님, 더 이상 망신당하지 말고 이제 그만 이쯤에서 물러나시죠!’ 하고 점잖게 권해드리고 싶은데, 과연 어떨지? 




- 참여기획팀 보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