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를 말하다

"다시 살아나 현장에 돌아가는 날까지"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을 위한 1인 시위에 다녀왔습니다!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 한진중공업에 다녀온 한 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
직장을 잃으면 다른 직장을 구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냥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직장을 잃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고 싸울 정도의 일이라는 걸 난생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고.

그랜저와 소나타를 만드는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14년 동안 일 해온 한 여성노동자에게도 직장을 잃는 것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일이었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품질 검사를 하며 14년 동안 일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조장과 소장의 반복되는 성희롱을 참다못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는 이유로 작년 10월, 회사에서는 보복성 징계 해고를 했다. 피해자는 현대차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7개월 동안 선전전과 1인 시위를 진행했지만 거대자본 현대차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사진출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자 지원대책위 홍보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것은 부당해고이며 피해자에게 보상을 하라는 권고를 했음에도 현대차와 하청업체 사장, 가해자들은 이마저 무시했다.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은 결국 서울로 올라와서 지금은 청계광장 여성가족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계신다. 이 상경투쟁이 지난 7월 21일 어느덧 50일을 맞았고, 이제 60일을 넘어 가고 있다.

   

                            <50일 문화제에 상담소 소설읽기모임 회원들도 함께 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지난 7월 25일, 작은 힘을 보태고자 양재동에 있는 현대차 본사 앞에 가서 1인 시위를 하고 왔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바쁜 걸음을 멈추고 피켓 내용을 읽으며 관심을 보여주셨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할머니 한 분이 아까 피켓 들고 서 있던 아가씨 아니냐고 물으시길래 순간적으로 쫄았는데, 아직도 이런 일이 있냐고 분개하셔서 너무 감사했다.






지난 7월 22일에는 성희롱으로 인한  '불안우울장애'와 '적응장애'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냈다.
뼈가 부러지고 손가락 잘리는 것만이 산업재해가 아니다. 작업장에서 일어난 성희롱으로 여성노동자가 겪는 정신적 피해 또한 마땅히 산재로 인정되어야 한다.  

                                             <사진 출처: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

'직장 내 성희롱'이 법제화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거대자본 현대자동차는 법과 상식, 그리고 국가인권위의 결정마저 무시하며 끄덕도 않고 있다.
저들이 저렇게 버티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두렵기 때문인 것도 같다. 이것을 인정해 버리면 공장에서 직장에서 은폐된 채로 수없이 일어나고 있는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성희롱과 성차별이 여성노동자들을 다루기에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것을 영악한 현대자본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단 한 명의 여성노동자가 감히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단 한 명의 여성노동자가 관리자에게 성희롱 당하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모든 여성노동자들이 관리자에게 성희롱 당하며 라인 타는 공장이 되고 만다.”

피해자 대리인의 말씀이다.
폭우에 농성장이 둥둥 떠다니고
철거반이 수시로 다녀가는 침탈의 위협 속에서도 이 투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사진 출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자 지원대책위>

 


85호 크레인  철탑 위에서는 김진숙 언니가 
청계광장 천막 길바닥에서는 성희롱 피해자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싸우고 있다.
이제는 더 올라갈 곳도, 더 내려갈 곳도 없는  그 기막힌 공간에서 두 언니는 이미 투쟁으로 하나가 되고 있나보다.


"다시 살아나 여성. 노동자로 현장에 돌아가는 날까지"
투쟁.

By 나랑

                             <사진 출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자 지원대책위>



 
<7월 26일자 경향신문>
“직장내 성희롱으로 정신질환…” 피해여성 산재 신청

회사 관리자에게 성희롱을 당한 여성 근로자가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26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사내 하청 업체에 일했던 비정규직 여성 A씨가 22일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해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요양 신청을 했다.

국내에서는 성희롱에 따른 피해를 산업재해로 공식 인정한 전례가 없어 이번 신청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 직장 상사의 성희롱으로 정신질환에 걸린 여성 파견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A씨의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진단서에서 “직장에서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추행 장면이 회상되고 쉽게 놀라며 불면, 우울, 불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A씨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검토하는 등 업무와 재해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산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산재가 인정되려면 질병이 성희롱에 따른 것이라는 직접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된다”며 “피해 당시의 상황, 개인 질병 여부 등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를 한 뒤 산재 판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하청 업체에서 품질검사 직원으로 14년 동안 일했으며 2009년 4월부터 회사 간부 2명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자 지난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A씨의 성희롱 피해 여부에 대한 조사를 거쳐 해당 간부 2명에게 각 300만원과 6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또 해당 업체 사장에게는 ‘인권위에 진정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피해자를 해고했다는 이유로 900만원을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씨는 “나 ○○ 좋아 사랑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또 늦은 밤에 “나야 자기 생각하고 있지. 거기 가서 잘 테니까 그런 줄 알아” 등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