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가 함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제1164차 정기 수요집회
* 이 글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인턴 임소정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2월 4일, 제1164차 정기 수요시위에 함께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사회를 보게 된 저는 준비가 미흡했던 것 같아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수요시위가 열리는 일본대사관 앞으로 향하였습니다. 일본대사관으로 가면서, 학교가 개학을 한 탓에 평소보다 모인 인원이 적을까 걱정하였지만, 걱정이 무색할 만큼 많은 분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가지각색의 피켓을 들고 서 계셨습니다.
추모의 시간
지난 26일 별세하신 황선순 할머니와 지난 31일 별세하신 또 한 분의 할머니를 추모하는 짧은 묵념으로 수요시위를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1월 26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황선순 할머니께서 향년 89세로 별세하셨고 (이 날은 또 다른 피해자 고(故) 황금자 할머니의 1주기이기도 했습니다.) 1월 31일에는 또 한 분의 피해자 할머니께서 별세하셨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해야 했지요.
두 분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이제 53명입니다.
여는 노래와 공연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차차, 잇을, 정운, 현미가 율동을 하였습니다.
경과보고를 해주시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님의 힘찬 목소리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바라는 열의가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준비한 공연은 차차의 기타 연주에 맞추어 모두가 함께 부르는 노래, ‘이 길의 전부’였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저이지만 수요시위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힘차게 따라 불렀습니다.
‘언제나 당신에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커지고 맑아져
그대 좋은 벗 될 수 있도록
아무리 내 앞길이 험해도
그대로 인해 내가 힘을 얻고
슬픔도 그대와 겪으니
나도 따라 깊어지는데’
이 길의 전부 가사 中
가사처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향해 걸어가는 이 길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평화로를 지키는 많은 분들과 함께라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되새깁니다.
연대발언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연구소의 정운도 발언하였습니다. 우리 안에 있었던 무관심, 그리고 양국정부의 무관심한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정운의 발언이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지요.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의무가 지켜지도록,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행복을 위해, 꾸준히 연대할 것을 다짐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님과 활동가 잇을이 힘차게 성명서를 낭독하며 제1164차 수요시위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 일본정부는 일본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으로 배상하라!
- 일본정부는 진실한 역사를 교육하라!
- 일본과 한국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외교에 적극적으로 임하라!
저는 고등학교 때 역사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수요시위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수요시위를 준비하고 참여하며, 고등학교 재학 당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모여 함께 서명운동을 진행했던 때의 열정과 두근거림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고등학생이었던 제가 어느덧 대학교 졸업의 문턱 앞에 와있을 만큼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았다는 현실에 답답하고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멀어졌던 나 자신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오늘 처음 수요시위 사회자로 서서 집회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을 마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을 보면서 수요집회가 1164차나 진행되었는데도 아직까지 해결된 것이 없다는 절망이 아닌, 수요시위가 한 회도 빠짐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평화로를 지켜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과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요시위가 끝난 후 올려다본 일본대사관의 창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 문이 열릴 때까지 지치지 않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곁에 서있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다짐도 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은 서툰 점이 많은 저와 함께 수요시위를 준비하고 진행해주시고, 수요시위 주관의 뜻 깊은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해주신 모든 상담소 활동가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인턴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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