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바꾸는 섹슈얼리티 강의] 4강 '섹스의 조건 구성하기' 후기
지난 7월 26일에는 한국 성적소수자 문화인권센터의 한채윤 선생님과 함께 ‘섹스의 조건 구성하기’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자신의 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간단한 퀴즈를 풀어보았습니다. 성기의 명칭에 대한 것이었는데도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답이 서로 엇갈려, 평소 우리가 얼마나 성 지식에 관해 접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뒤 남성과 여성의 성기의 구조적인 유사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여성 성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페니스 삽입 중심의 관점에서 여성 성기가 이해될 때의 방식 또는 생식과 관련되어서 성기를 설명할 때의 방식되는 다른 정보들이었습니다. 에를 들어 여성에게도 성적으로 흥분하면 발기하는 조직이 있다는 것과 같은 지식들 말이지요. 쾌감을 느끼는 방법과 방식이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의 몸과 자신에 몸에 대해 평소에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거운 섹스를 위한 조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합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선생님은 '대화'를 많이 강조하였는데요. 합의는 평등한 관계에서 어떠한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는가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페니스 중심, 삽입 중심의 섹스에서 벗어나면 좀 더 자유롭게 섹스를 정의해볼 수 있게 됩니다. 삽입을 하지 않아도, 이성 간이 아니라도 섹스는 구성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섹스할 때 꼭 필요한 두 가지로 안전과 위생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질 내에는 통증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감염과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섹스 전에 손을 씻고, 콘돔을 사용하고, 깨끗한 장소에서 하는 것이 기본적이지만 지켜야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브 콘돔에서 콘돔 50개를 협찬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의가 끝난 뒤 <내가 원하는 섹스>라는 주제로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섹스를 위해 필요한 공간과 물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파트너와 주고받을 합의의 신호(실제 워크숍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구체적인 대화내용이었지만요!)를 정해보았습니다. 중고 잡지를 갖고 콜라주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섹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콜라주 작업을 하면서 잡지에서 적당한 그림이나 사진을 찾고 오리고 붙이는 등의 작업을 하다보니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몰래카메라와 사람들의 시선에서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충분한 체력과 수면과 같은 신체 컨디션을 섹스에 필요한 것으로 얘기하기도 하였습니다. 합의의 신호로는 대화를 통하거나 둘 만의 신호를 정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위의 콜라주 작업을 보면 "대화, 합의, 느낌, 공유, 소통, 교류, 관계, 신뢰, 주체성" 이라는 단어들이 적혀있는데요. 이런 키워드들을 통해 합의의 상황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쾌락과 불편함을 존중할 수 있도록, 파트너와 안전하고 즐거운 섹스를 할 수 있도록 '내가 원하는 섹스'에 대해 집중해서 이야기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은 워크숍 기획단(페미니스트 퍼실리테이터) '소휘'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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