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8 여성회의 <페미니즘 함께 달리기> 에 다녀와서
2018. 8. 31 ~ 9. 1 @한국여성수련원
9월 1일에 대해서 후기를 쓰는 10월 1일 새벽입니다. 2018년 여성회의 <페미니즘 이어달리기>, 짧지만 길었던 1박 2일을 보냈던 강릉 바닷가 앞 한국여성수련원에 다녀온 지 어느 덧 한달이군요. 그 날은 무더웠던 여름이 가는 날 같아 속이 후련했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춥기까지 하다니. 시간은 느린 것 같다가도 쏜살입니다. 여성회의에서도 시간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여성회의가 뭔가요?
여성회의는 한국여성재단에서 2년에 한번씩 여는 캠프입니다. 2012년에 1회를 시작했는데, 저 또한 첫 여성회의 준비회의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작은 여성계 시니어들이셨을 겁니다. 지금도 그 때도,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운동판에서 매의 눈으로, 신선한 집중력으로 사람들을 보아주고 있는 선배들, 언니들, 시니어들의 힘과 의지가 시동을 걸었지요. .
2012년 1회 대회. 한창 페미니즘이 죽었다, 대학내 여학생회, 페미니즘 동아리의 명맥이 끊겼다 했던 시기. 선배들과 20대 활동가들이 만나 서로를 잇고 대화를 하자는 의지로 기획된 첫 자리였는데. 회포를 풀기 시작하자, 열린 상자 사이로 솟구친 힘겨움과 고단함은 예전 운동의 전략과 성과에 대한 원망, 비판과 비난으로 이어진 듯도 했습니다. 소통과 연결은 현실의 어려운 지형을 뛰어 넘어 갑자기 낭만적으로, 당연하게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그 날이 남긴 무거운 느낌은 참여자들 각자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2년 후인 2014년 대회. 훗날 돌아보면 페미니즘 대폭발, 리부트라 불리는 2015년의 밑전인데요. 페미니즘의 기운이 한껏 솟구치기 분위기였다기 보다는 한국 사회에 여성혐오, 소수자 절멸, 끝간데 없는 공격과 낙인, 치열한 훼방과 조롱이 목에 차오르던 때였겠지요. 이 때에도 여성회의는 '연결'과 '소통'의 오롯한 즐거움에 쉽게 가닿기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페미니즘 리부트의 2015년,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혐오살인사건의 2016년에 열린 3회 대회. 모든 폭발한 것들의 파편 속에서, 찔리고 아픈 채, 그러나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고 한국사회를 흔들고 있는 이 새로운 세대들의 집단성을 선물처럼, 질문처럼, 계시처럼 맞닥뜨려 서로를 만났었겠지요.
그리고 4회 대회, 2018년 8월 31일-9월 1일 한국여성수련원, <페미니즘 함께 달리기>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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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의 대화. 대화의 조건들
1박 2일 간의 프로그램은 다채로웠습니다. 5-60대 시니어 페미니스트부터, 20대 OO페미니스트까지 참여했는데, 특별한 것은 이들이 같이 기획과 진행을 했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특성과 이야기가 갑자기 터져나와 퍼지고 흩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제안되어 기획에 녹아들고, 그 기획이 서로에게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에 담긴 비법은 [세대 간의 대화 ‘우리,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까?’] 에서 드러났습니다.
먼저 시니어 페미니스트로 여성학자 장필화 선생님이 페미니즘이란 무엇이고, 우리가 페미니스트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실천하고 지향한다는 것은 어떤 범위에서, 어떤 전략으로, 어떤 구상까지 나아가는 것인지 발제를 해주셨고요 (기억하고픈 키워드 : 여성학 - 지구, 경제, 공동체)
90년대 페미니스트로 여성학자 김보명 선생님이 왜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했고, 무슨 활동을 해냈고, 그러나 무엇에 갈등하거나 회의를 느꼈는지, 그럼에도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인지,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기억하고픈 키워드 : 성찰하는 사람) 발제를 하셨어요. 나의 페미니즘을 기술하고, 자신을 세대 속에서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대화를 위한 발제를 기꺼이 맡고 글쓰고 그 자리에 서서 이야기를 연 것이죠.
그리고 20대 페미니스트 불꽃페미액션 활동가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강남역 사건 이후로 페미니스트로서 활동에 본격 나서고 활동가로서 조직, 모임을 이루어왔던 사람들. 이것이 2018년 여성회의에서 연결과 소통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이유 중 하나였을 것 같아요. 액션을 하는 조직을 이룬 페미니스트는, 운동의 방식, 조직의 운영, 전략 등을 고민하게 되고 따라서 보다 본격적이고 절실한 이유로 예전의, 동시대의 페미니즘 운동, 단체와 만나고 연결될 테니까요.
그러나 발제에서는 이런 방식이 인터넷 세계에서는 전혀 다르게 이해되고 있다는 내용이 다뤄졌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어떤 20대 페미니즘 조직들은 '쓰까페미니즘'으로 분류되고, 이것은 비난받고 낙인찍히는 코드이며, 비난과 함께 오해, 오독, 억측, 가짜뉴스도 있으며, 해명이나 해소 등은 이미 불가능한 상태로 가 있다는 것. 불꽃페미액션이나, 오프라인 활동 단체 활동가들이 억울하다는 호소라기 보다 - 페미니즘의 새로운 전사들로만 비치는 1-20대 페미니즘 참여자들의 세계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발제였습니다. 이어 '남성이 참여하는 페미니즘 운동을 이야기하면 부역자라는 비난은 옳은가? 남성 참여를 독려하는 페미니즘은 필요 없는가? 남성 도태만으로 성평등은 가능한가?'라는 질문, 마지막으로 '어떻게 20대 페미니즘 운동 조직이 망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드러냄은 연결되고, 소통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 각각이 처해있는 현실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것, 필요한 일들을 더 같은 높이의 시선에서 (물론 서로 다른 지점을 보는 눈으로) 찾아나가는 것이 목표구나, 생각하게 했습니다. 다양한 세대의 페미니스트들이 만나는 이유는 다 같아지기 위해서, 다름이 줄어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 다른 이유와 지형, 조건의 더 많은 탐색을 촘촘히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역시나 자신의 세대에서 일어나는 현재의 문제를 정리하기란 너무 어렵고, 심지어 용기가 필요한 일인 상황에서 발제해준 가현 활동가님, 고마워요. 무엇을 서로 해나가야 할까요? 고민을 조금 나누어져야겠어요.
세상에 젊은 이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고, 고민하고, 돌봐야할 것이 20대 페미니즘, 1-20대 페미니스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플로우토론에서는 일단 영 페미니스트, 영영 페미니스트라는 명칭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난 2016년 여성회의 이후로 다시 언급되었는데요. 나이별로 나눈다면, 그 안에서도 다른 위치에서 다른 방식의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다 한데 묶여버리는 오류가 생긴다는 점, '영'이라는 개념은 상대적이거나 시간성을 만나 범주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데, '영' 이나 '영영'이라는 말을 특정 세대에 붙이면 시간성에 따른 실제 모습과 다른 인지의 오류가 생기는 점도 있겠고요. 그러나 강남역 사건 이후 활동가들은 분명히 공유하는 공통의 경험과 정동이 있고, 그 집단성을 호명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어떤 표현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녁 세션에서 '메갈 세대' 라는 명칭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자유로운 말하기의 시간에는 온라인, 그 중 트위터에서 생기는 온갖 음해, 소문 등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중 특정한 소문에 대해서 고발한 것인데요. 트위터의 세계에서 발화되고, 모종의 효과를 내고 증발하기도 하는 말들이, 오프라인에서 재현되거나 증언되는 순간, 그 자리에서 청자가 된 사람들은 어떤 적극적인, 혹은 정확한, 또는 물리적인 반응을 할 수 있을지 그 빈공간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사후에라도 어떤 청자가 되어야 할지 방도를 잘 찾지 못하던 시간이 째깍째깍 흐르기도 했습니다.
제가 손을 들고 마이크를 잡은 건 그 째깍째깍이 두바퀴를 향해가던 때였습니다. 저는 제 눈에 보이는 다양한 단체의 다양한 활동, 다양한 활동가들께 감사와 위로를 전했습니다. 저와 우리 상담소 동료들에게도요. 서로를 만나러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이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인지, 다들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고 있는지, 어떤 수고로움을 서로에게 내어왔는지 하나씩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성평등 개헌 활동가들, 생리대 소송을 네개나 하고 있는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 여성학의 터전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그러다가 예상치도 못하게 초반부터 눈물이 났어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고 이불킥을 합니다. 더 의연하고 더 세게 눈을 부릅뜨고 말할 걸 하면서.
그 때 여성운동의 시끄러움, 조용함, 꾸준함과 다급함, 멀리감과 이제 감, 가까움과 먼 걸음 그 모든 것이 필요하고 소중하다는 마음이 차올랐던 것 같아요. 또 한켠에서는 세상엔 젊은 이만 있는 게 아니다! 몇 명만 힘든 것 아니다! 우리 오늘만 사는 거 아니다! 라는 외침도 있었던 것 같고요. 참 식상한 생각 같기도 한데요, 어려움도 한 가지 이유에서만 오는 게 아니 듯, 여성운동(가)의 성장도, 지속가능성도 한 가지에서 좌우되는 게 아니라는 걸, 렌즈를 360도로 천천히 돌려보고 싶었어요.
선배들의 사는 모습이 궁금하다? 우리는 서로의 시간이다.
마지막 소감 나누기 순서에서 어떤 20대 활동가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들이 정작 궁금한 건, 미래의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냐고 관심 갖는 만큼,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의 모습인 선배들이 사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달라. 많이 보여달라.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 아, 무릎을 탁 쳤습니다. 시간성이 우리에게 힘이 되려면, 구체적인 모습들이 풍성히 등장해야 하는 거겠죠, 정말.
위 이야기를 듣고 어느 선배격 참여자가 "선배들이 반성하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선배들이 결정해서 했던 많은 활동들, 지금 결과가 어떠한가? 스리슬쩍 넘어가지 말고, 냉철하게 평가하고 자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엄근진한 말씀을 했습니다.
그러자 처음 이야기를 꺼냈던 20대 활동가는 "자책 말고 자랑을 해달라는 말씀이어요, 저는" 이라고 응수했어요.
또 한번 무릎을 쳤습니다. 자책은 정말 많이 했는데, 자랑을 얼마나 했을까. 왜, 많이, 못해 온, 것일까.
구체적으로 보여달라. 이야기해달라. 더 많이 이야기해달라. 자책 말고 자랑을 해달라. 살아가달라. 우리가 살아갈 삶이므로.
오는 길에 펼쳐 읽기 시작했던 오드리 로드의 <시스터 아웃사이더> 책이 떠올랐습니다.
"피곤에 지쳐 녹초가 된 상황에서도 할 일을 하고 말하는 법을 배웠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더라도 각자가 할 일을 하고 할 말을 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언어과 그것의 의미를 중시하기보다 두려움을 더 중시하도록 사회화되어 왔지만,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사치스러운 최종적 순간만을 기다리며 침묵한다면,
그 침묵의 무게는 우리를 질식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우리의 손발을 묶고 있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침묵입니다.
그리고 깨져야 할 침묵은 너무나 많습니다."
쓰고 말하고 외치고 보임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 사람들. 나 자신에게도 그렇지요. 페미니즘도 그렇습니다.
주제별 토론방, 사이버성폭력은 어떻게 새로운 운동이 되었나?
세대간 이야기를 너무 길게 썼네요. 흠흠. 주제별 토론방도 열렸었는데요,
1 불법촬영 문제를 통해 바라보는 여성운동의 새로운 과제 - 서승희(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2 동네에서 말하고 설치고 생각하는 페미니스트의 이야기 - 김민지(초록상상)
3 여성정치세력화 적극적 조치에서 국민주권으로- 김은주(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이렇게 세 가지는 미리 준비된 발제였고요. 현장에서 아래 두가지도 제안되었습니다.
4 메갈세대 알기 A부터 Z까지
5 페미니즘 교육, 페미니즘 스터디 하기
저는 사이버성폭력 주제토론방의 진행을 맡았는데요, 발제자인 서랑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와
사전에 협의한 주제토론방의 질문 흐름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모둠에는 성교육 강사 활동을 하는 분, YWCA 활동가, 모 지역 성폭력가정폭력통합상담소 활동가, 가정폭력 쉼터 거주자, 여성인권운동가, 그리고 사이버성폭력 의제 활동을 하고 있는 한사성과 DSO의 활동가들이 있었습니다.
질문은 이러했는데요
1) "불법 촬영문제는 / 왜, 어떻게 / 여성운동의 새로운 흐름이 되었나?"
2) "불법촬영문제에 대해 나는 어떤 포지션에 있는 사람인가?"
1) 에서는 불법촬영의 해악성, 문제점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새롭게 등장한 강력한 여성운동으로서의 모습에 대해서도 가감없는 분석과 토론이 있기를 바랬고요, 2) 는 혜화역시위나 불법유출영상에 대해서 논의 없이 수긍하거나, 타자화하면서 평가하는 건너뜀 없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나의 위치를 돌아보는 것을 각각 써보고, 공유하며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포스트잇 쓰기작업을 하고 쓴 사람들이 설명을 붙여 이야기를 하다 보니 1) 불법촬영문제가 이렇게 분출된 것은
기존부터 있어온 남성중심적 강간문화, 가부장적 여성인권침해 문제로 보는 시각과
새롭고 다른 특성을 짚은 이야기들로 분류해볼 수 있었습니다.
-기존 남성문화에서 평범한 문화였는데 '불법성'으로 규정하게 되어
-강간문화가 최고점을 찍은 현상
-여성을 사물화, 대상화, 소유하는 문제
-친밀한 관계에서의 문제,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로 여긴 것을 성폭력으로 일컫게 된 것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어서, 내 딸이 겪을 수 있어서
-구조적으로 시장화, 산업화된 문제
-기존 성폭력과는 조금 다르게 성폭력이 반복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상태인 점
-여성들 일반이 포르노로 재현되고 있다는 인식, 조심한다해도 해법 안됨, 빠져나갈 구멍이 없음
-불법촬영 유포는 오래된 문제이나, 기성세대 중 성별에 따라 정보 불균형이 심각했음 (남성 소비자가 독점해옴)
-정보 시스템에 의해 생산, 유통, 실려 나가는 정보의 문제
2) 나의 포지션은 무엇인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불법촬영에 대해서 감각이 발생하는 것은 나이에 따라 나뉘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 (10-20대에겐 중요하고, 50대에겐 안 중요한 문제로 느껴지는 게 아니다!), 그리고 과거부터 남성들은 내 몸을, 나를 어떤 포르노로 재현해서 보아왔을까 지난 시간이 되돌아 생각된다는 것, 이성애 세계로부터 떨어져 사는 것이 불법촬영 문제를 덜 감각하게 되는 이유일지 생각해 보게 되는 경우 등이 있었어요.
한가지 작은 논쟁이 있었던 것은 아무리 화장실, 탈의실, 모텔 등에서 설치형 몰카가 나를 찍고 있는다고 해도
내가 당당하게 내 몸은 포르노가 아니다, 내 몸은 부끄럽지 않다, 찍든 말든 나는 나대로 살거다!
라고 대응하는 것에 대해서였습니다.
- 이런 구조와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대응을 강요하는 것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의견과
- 그것이 가해가 되고, 그것을 받아 피해와 두려움 속에 사는 구조를 내면화하지 않기 위해 저항하고 있다는 의견이
다양하게 나왔어요. 대립된 의견이라기 보다, 어떤 감각을 키워가고 더 제대로 싸워갈 것인가.
저항의 언어가 풍부해지는 과정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자기방어훈련 활동을 하는 저로서는
반성폭력운동 논의에서 중요하고, 의미가 깊은 지점이라고 항상 생각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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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읽고 보니 참 뜨거웠던 1박 2일이었습니다. 아! 참- 시작할 때의 노래부르기 (동구밖 과수원길.....!), 춤명상의 화려하고 깊은 시간, 새벽과 아침 해변가에서의 집단 댄스, 소감 마무리하고 나서 공간을 떠나는 동서남북 합장 세레모니. 이런 영성 그득한 프로그램은 또 얼마만인지요. (페미니스트 코미디를 만든다면, 시니어 페미니스트는 여신 요가를 하고, 90년대 페미니스트들은 반삭을 하고 피어싱을 하고, 2010년대 페미니스트들은 미친 속도로 트위터 타이핑을 하면 될까요. 몹쓸 세대론. 그런데 더 끝까지 해보고 크게 웃고 싶어지네요)
2020년 여성회의가 혹시 기대되시나요? 2년 후에는 또 다른 이야기들로, 다른 표정과 몸과 얼굴로 만나게 되겠죠. 함께, 달리고 난 다음에는 또 어떤 2년 후를 살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잘 달려보고 싶습니다.
글쓴이 :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 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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