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후기] <동의×동의, 적극적 합의 : 2부 주체편> 릴레이 토크쇼 후기 본문

상담소는 지금

[후기] <동의×동의, 적극적 합의 : 2부 주체편> 릴레이 토크쇼 후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2021. 7. 29. 18:15

 

제 1부 : 은하선 – 누가 나만 빼고 합의했지?
평소에 은하선씨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거의 ‘이름만 아는’ 상태였는데 이번 기회로 조금 더 은하선씨를 ‘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은하선씨가 이야기 해주신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는퀴어 여성’으로서 살며 그간 수차례 겪어왔을 대상화 그리고 타자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고 나도 이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섹스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 그것이 남성일 때와 다르게 여성일 경우 사람들은 쉽게 그저 섹스할 준비가 되어있고 쉽게 섹스를 승낙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한다. 남성의 경우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에게 플러스 되는 요인이라면 여성에게는 늘 마이너스이다. 그럼에도 은하선씨가 계속해서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마이너스로만 작용하지 않게 먼저 길을 나서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합의되지 않은 합의’라는 암묵적 사회의 룰을 깨부수기 위해 노력하시는 은하선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또한 내 안의 이러한 사회가 주입해온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닐지 점검해볼 수 있었다.


제 2부 : 진은선 – 장애여성의 성적 권리, 관계와 욕망, 망한 섹스를 말하기
장애 여성에 대해서는 장애 남성에 비해 훨씬 더 비가시화 되어있고 사회에서 더욱 더 많이 보이지 않는 존재, 너무도 타자화 된 존재로 자리 잡혀 있다는 생각을 하던 중, 장애 여성에 대해, 그리고 장애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비장애 이성애자로 살아오며 이 자체가 너무나 크게 나의 내면화 된 권력으로 자리잡혀 있었는데 그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해서 너무 좋았다. 진은선씨는 장애 여성으로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나가는 어려움 뿐 아니라 장애 여성으로서 지닌 성적 욕망, 그리고 섹스를 해나가는 어려움 등 본인의 파트너와의 일화들을 들려주시면서 이야기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이 사회에서 너무도 무성적 존재로 분류되어버린 장애 여성의 성적 욕망과 그 욕망을 수행해나가는 과정들, 그리고 그 과정에 따라오는 다양한 실패들까지.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와 타인, 그리고 장애인 혹은 비장애인과의 어떤 관계 맺음 속에서 꼭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도 실패를 통한 적극적 시도 그 자체를 존중할 수 있는 기회들을 좀 더 만들어 나가고 싶다.

 

제 3부 : 얼룩 – 청소년에게 유해한 결과는 누가 정했을까?
성폭력전문상담원 기본교육에서도 위티에서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좋았는데 이번에 위티의 활동가로 계시는 얼룩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참 좋았다. 사실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는 늘 어려운 이야기이다. 나의 청소년 시절, 즉 10대 시절은 늘 억압 된 섹슈얼리티를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만 배워왔고 또 10대 시절의 성적 욕망은 마치 위법적인 위험한 행동 혹은 상상으로, 숨겨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누군가 내게 “10대에게 섹슈얼리티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한다면 100% 찬성은 못할 것 같
다. 이는 얼룩님 또한 이 토크쇼에서 말씀해주셨듯이 청소년의, 특히 여성 청소년이 사회적으로 너무나 심각하게 대상화가 되어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청소년에게 성적 자율권 보장보다 우선적으로 이 대상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청소년이 주장하는 “자율”이라는 것은 나의 예상으로는 “합의”라는 거짓 가면을 쓴 “폭력”으로 변질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청소년의 섹슈얼리티를 이야기 해야한다고 보는 것은 청소년도 충분히 성적 욕망을 가질 수 있는 존재
임을 이제 우리는 인정하고 그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보장해주는 것이 맞다고 믿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너무도 쉽게 성인의 통제하에 권리를 침해 받는다. 성적 욕망을 표출할 권리, 성적 욕망을 말할 권리, 성적 욕망을 쟁취할 권리 등 “성”이라는 단어 앞에서 이들은 너무 쉽게 다른 이미지로 변질되고 만다. 그러니 이제라도 우리는 청소년에게 ‘보호 받아 마땅한 나약한 존재’라는 서사 이외에 다양한 서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위 후기는 31기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수강생 윤희진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