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를 말하다

당신의 자녀를 공격하는 괴물은 누가 만들어내는가? 아동 성폭력, 더 이상 소녀들의 용기에만 기댈 수 없다 지난 14일 김수철 사건의 피해 어린이가 원스톱지원센터에서 ‘용감한 어린이상’을 받고 환하게 웃었다. 김수철 사건의 피해 어린이는 감당하기 힘든 끔찍한 일을 겪었음에도 경찰에게 당시 정황을 차분하게 설명했고, 이로 인해서 김수철을 검거할 수 있었다. ‘나영이’라는 가명으로 잘 알려진 조두순 사건의 피해 어린이도 참혹한 일을 경험하고도 경찰 조사과정에서 일관되게 진술을 했기 때문에, 그나마 조두순을 처벌할 수 있었다. 성인이라도 하더라도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경찰에게 진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고도 차분하게 끈질기게 자신의 피해를 진술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 더보기
동성애 처벌 위해 악용되는 구 군형법 제92조는 위헌이다! 최근 한 지상파 TV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드라마가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 드라마에서 남장여자, 여장남자라는 설정으로 동성애코드를 일부 도입한 것과 달리, 드라마 사상 최초로 동성애를 주제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동성애자인 남성주인공이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논란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측은 모 일간지 광고를 통해 “며느리가 남자라니, 동성애가 웬 말이냐”같은 격한 구호를 내세우며, 동성애는 가정과 사회, 국가를 무너뜨린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동성애를 둘러싼 찬반논란에도 동성애자들은 현실에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동성애 찬성/반대라는 입장의 문제라기보다는, 일상을 살아가는 그들의 삶과 인생에 대한 실존적 .. 더보기
한나라당, 여자는 아는 게 쥐뿔도 없다고? 지난 18일 한나라당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일명 ‘아오모리 노래방 성희롱’ 사실이 인정된 송명호 현 평택시장을 2010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한나라당 평택시장 후보로 공천했다. 4월 8일 서울고등법원이 송명호 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이 판결을 가뿐하게 무시하고 그 열흘 뒤엔 성추행범을 공직후보로서 공천한 것이다. 최연희 의원부터 정몽준 의원까지 끊임없이 성폭력 소식을 달고 다니는 한나라당이니 이 공천 소식을 듣고도 사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 싶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제작한 2010 지방선거 홍보동영상을 보고는 한동안 충격과 의문에 휩싸였다. 처음에는 한나라당의 공식 홍보동영상이 아니라 한나라당을 비꼬기 위해 네티즌이 만든 패러디영상인 줄 알았다. 정말 이.. 더보기
여자 아기는 까만 바지가 없다? 보짱 대학 후배인 부부가 아기를 출산한 지 100일쯤 됐다. 언제 한 번 놀러가마 놀러가마 하다가 지난주에 가게 됐다. 빈 손으로 갈 수는 없고 아기 옷이나 몇 벌 사서 갔다. 딸이라고 하니 내딴에는 예쁜 프릴이 달린 옷으로 가서 가져갔다. 사온 아기 옷을 보더니 애기 아빠가 풋~하고 웃으며 하는 말이 "이제, 우리 OO이 까만 바지 생겼네. 까만 바지도 생겨서 좋겠다~"하는 것이었다. 까만 바지라면 누구나 한벌쯤은 가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서 의아해진 내가 "어? 까만 바지가 없어?"하고 물어봤더니 "다들 분홍색옷만 사와서 가지고 있는 바지들이 다 분홍색이예요. 심지어는 흰 바지도 별로 없다니까요. 암튼 선배는 역시 좀 다르네요."라며 웃었다. 옆에서 애기 엄마도 웃으면서 거들었다. "그러게요. 너무 .. 더보기
우근민씨와 제주도를 생각하며 전 제주도지사 우근민씨는 결국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공천부적격 결정에 대해서 3월 17일 재심신청을 했다고 하는데 안되었고, 결국 3월 19일 제주도에서 우근민씨는 민주당 탈당선언을 하고 무소속 출마선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제주도에서는 우근민이 여론조사 결과 1순위라고 언론보도가 많이 있네요. 2002년에 있었던 우근민 전 지사의 성희롱 사건은 서울에 있었던 저에게도 꽤 시끌시끌한 뉴스였습니다. 기억하건데 그 성희롱 가해자가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이었을지도) 소속 지사였던 게 주목이 많이 되었던 듯 합니다. 여성운동가들은 (극)우파를 싫어하기 마련이어서 특정당(한나라당?)의 안티냐는 도식적인 오해도 많이 샀었는데, 제주에서 여성운동가들이 성희롱 가해자인 나름.. 더보기
11년 동안 수감된 김OO, 그동안 국가는 뭐했나? 조△△ 사건 이후, 그 많은 20개의 입법안은 어디로 사라졌나? 지난 해 9월, 전 국민을 분노케 만들었던 일명 조△△ 사건이 발생하였다. 범죄수법의 잔혹성이나 어이없는 감형판결 등으로 연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던 이 사건 이후, 정부와 국회는 아동성폭력 예방대책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거듭하였다. 그러나 지난 해 9월부터 12월까지 여야 의원들에 의해 20개의 입법안이 쏟아졌지만, 모두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을 뿐 통과된 것은 한 건도 없다. 사실 이 입법안들 대부분이 여론에 편승하여 구체적인 검토 없이 생생내기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입법제안 이후 법안 통과까지 성실하게 책임지는 국회의원조차 별로 없는 상황에서, 단지 통과되었다고 해서 성폭력이 예방될 수 있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렇듯 정부와 국회가 뒷.. 더보기
모두 가해자 껌을 질겅질겅 씹어 봅시다 !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피부색 · 외모 · 성격 · 생각들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도 다같이 동일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성폭력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성폭력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남녀에 대한 차이도 있고, 심지어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또한 자신들이 겪는 성폭력에 대해서도 그것이 성폭력인지 아닌지 헷갈려 하는 경우도 있다.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성폭력에 대한 방송을 접할 때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분노가 있었지만, 때로는 성폭력 생존자를 낙인을 찍거나 피해자화 시키기도 했었다. 생각해 보면, 나도 모르게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남성적인-가부장적인-이중적인 성규범에 대한 .. 더보기
성(性)에 관한 단상(斷想) 상담소에는 매년 한 권의 책이 배달되어 옵니다. 바로 우리 상담소의 이사장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홍순기 님이 동인으로 소속되어 있는 의사동인 '박달회'의 수필집입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의사들이 모여 1973년 발족된 '박달회'의 동인지는 올해로 제36집을 펴냈고, 이사장 홍순기 님도 이 동인지에 총 다섯 편의 수필을 실었습니다. 그 중,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좋은 글 한 편을 나눕니다. 성(性)에 관한 단상(斷想) 청담마리 산부인과 원장 / 본 상담소 이사장 홍순기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 우주의 기원을 단 한 번의 대사건, 약 135억만년 전 엄청나게 뜨겁고 무한정의 밀도를 가진 어느 한 점에서 시작된 대폭발(Big Bang)로 모든 것이 생겨났다고 지적한다. 대폭발로 생겨난 무거운 원소들의 일부는 생물체.. 더보기
정부보조금 취소의 취소소송, 한국여성의전화가 이겼다! 어제 10일, 서울행정법원에서는 너무 중요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여성부의 일방적인 보조금 취소 결정에 대해 행정법원이 일침을 놓은 것입니다. 당연한 판단이라도 뛸 듯이 기쁘고 신나요! 요새 최고통치권자의 뜻대로 눈치보기가 너무 횡행하고 있으니 그럴법도 합니다. 이 긴 여정 또한 '눈치보기 행정'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러프하게나마 한번 떠올려볼까요. step1~ 08년 행안부, '지침' 발표! 행안부에서는 '불법시위 참가단체에게 정부 보조금 지급 금지' 라는 지침을 2008년 말 발표했습니다. 촛불시위는 곧 불법시위? 누구의 판단인지 모르겠지만 '광우병국민대책위원회' 에 참여했던 단체들은 고로 불법시위 단체가 되었습니다. 또한 국가보조금은 목적에 따라 내용에 따라 정말 세부적인 용도가 있는데 이것을 일.. 더보기
낙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낙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여러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2월 3일 "낙태, 불편한 진술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주제로 홍일표 의원실에서 주최하는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했습니다. 저는 ‘생명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원고를 발표했는데, 내용은 진정 생명보호를 위해서는 사회 인프라가 마련되어야지, 불법낙태 단속이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낙태 단속은 결국 낙태를 음성화하여 여성들의 건강을 해치고 심하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결과를 야기할 뿐 결코 대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낙태할 권리는 출산할 권리, 피임할 권리와 함께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기본권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였습니다. ">"생명보호,.. 더보기